2024년 3월 29일(금)

뮤직

[뮤직Y] 인간적인, 그리고 낭만적인…김장훈 소극장 콘서트

강경윤 기자 작성 2018.11.01 13:23 수정 2018.11.01 14:50 조회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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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오늘 저,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아요” 

가수 김장훈이 1년여 만에 돌아왔다. '공연의 신'이라는 별명답게 김장훈은 자신이 제일 잘하는 방식인 공연으로 팬들 곁으로 왔다. 김장훈이 선택한 건 큰 무대가 아닌 작은 소극장이었다. 

김장훈의 100회 연속 콘서트 '고운말 콘서트'가 서울 대학로 청운예술극장에서 진행 중이다. 4층 공연장에 다다르려면, 바삐 계단을 올라야 한다. 2층을 넘어서니 레드카펫이 깔리고, 예쁜 꽃장식이 돼 있다. “올라오기 힘들지?”라는 김장훈의 말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곰살맞은 김장훈 특유의 재치에 가픈 숨도 기분 좋게 느껴진다.  

김장훈의 '고운말 콘서트'는 그가 초심으로 돌아가서 공연에 매진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일주일 중 금, 토, 일요일 3일 공연이 진행되는 8개월간의 대장정이다. 적극적인 홍보 활동도 없었고, 콘서트장은 밴드와 김장훈이 들어서면 가득 차는 작은 무대가 전부다.

하지만 콘서트 플레이리스트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래만 불렀지', '사노라면', '소나기' 등 김장훈의 히트곡들뿐 아니라, 그가 휴식기 때 하루종일 기타를 치며 흥얼거렸다는 밥 딜런의 '녹킹온헤븐스도어'(Knocking On Heaven's door)를 이용한 재기발랄한 액자식 구성의 편곡까지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들이 콘서트 내내 흘러나온다. 

김장훈

김장훈의 소극장 콘서트는 '낭만'이라는 테마에 충실하다. 김장훈이 말하는 낭만은 '사람냄새'다. 김장훈은 오랜 팬들이 데려온 자녀들을 공연 내내 살뜰히 챙기며 용돈을 쥐어주기도 한다. 또 그는 스스럼없이 팬들과 소통하며 노래로 얘기를 건넨다. 김장훈이 가수인지 이웃집 큰 오빠인지 헷갈릴 정도로 관객들에게 가깝게 다가온다. 

김장훈이 세월호 단식투쟁 등 첨예한 사회문제에 앞장서왔으나, 그만큼 대중과 김장훈의 거리는 멀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간 김장훈이 저지른 크고 작은 실수는, 그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시간이었던 듯하다. 김장훈은 관객들을 향해 “이제는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절대로 가수로서 실망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2시간여 노래가 흐르고, 김장훈과 팬들의 뜨거운 포옹도 끝이 날 때쯤, 김장훈이 객석을 향해 소리친다. “소극장 콘서트 하길 참 잘했다.”

노래로, 초심으로 돌아온 김장훈에게 관객들도 뜨겁게 반응했다.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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