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설인아 "특이한 목소리? 제 주무기로 삼을래요"

최종편집 : 2018-11-03 12: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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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SBS 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신인 배우에게 '주연' 자리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작은 단막극의 주인공자리 조차 따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지난 2015년 데뷔해 단역, 조연을 거쳐 조금씩 연기자로서 입지를 넓히던 배우 설인아는 6개월이란 긴 호흡이 요구되는 KBS 1TV 일일극 '내일도 맑음'에 당당히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데뷔 3년만의 일이다.

이제 막 '주연 배우'로 거듭난 설인아는 사실 연예계 '존재감'은 신인답지 않았다. 예쁘고 청순한 비주얼부터, 시상식에 참가할 때마다 의도하지 않아도 화제가 됐던 드레스 몸매, '런닝맨' 등 예능에서 보여준 솔직하고 활달한 모습, 주짓수와 컴퓨터게임을 즐기는 털털한 성격까지 알려지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실제 만나본 설인아는 한 단어로 설명이 되지 않는 여배우였다. 가식 없이 솔직했고, 주변에 감사할 줄 알았다. 무엇보다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려는 긍정적인 생각과, 건강한 자존감으로 자신의 삶을 즐기려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6개월동안 '내일도 맑음'의 강하늬로 살아온 게 "정말 재밌었다"라고 수차례 말하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낸 그녀. 인간적인 매력으로 똘똘 뭉친 설인아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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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 년이나 매달렸던 드라마가 종영했다. 소감이 어떤가.
설인아: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려는 욕심이 많아, 악플마저도 조언으로 받아들이려 했다. 정말 재밌게 촬영했고 행복했다. 마지막 컷이 가족사진으로 끝나는데, '이렇게 끝나면 안 되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스토리가 더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하늬가 고구마 캐릭터라, 그동안 괴롭힘을 당하기만 한 하늬가 반대로 그들을 괴롭힌다던지, 그런 복수스토리가 나오면 재밌을 거 같다.

Q. 하늬가 너무 착하고 당하기만 해서 시청자들 사이 '고구마 캐릭터'란 말이 있었는데, 스스로도 그렇게 느꼈나 보다.
설인아: 개인적으로는 하늬 캐릭터가 흑화되길 바랐다. 너무 주변의 도움만 받으니까. 실제 저와 하늬가 성격, 가치관 등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데, 딱 하나 다른 게 하늬는 할 말을 못한다는 부분이다. 하늬가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할 때, 시청자가 더 고구마 같은 답답함을 느낀 거 같다. 그런 답답함은 현장에서 배우들끼리 모여 "이런 대사를 쳤어야 했는데"라고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로 풀었다. 현장이 정말 재밌었다.

Q. 생애 첫 주연이었다. 부담이 컸을 거 같은데.
설인아: 주연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강하늬라는 캐릭터에 너무 욕심이 났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제작직과 미팅을 진행했고, 감독님이 생각하던 하늬와 제가 일치한다는 반응을 얻었다. 그렇게 이 역할을 맡게 됐는데, 당연히 처음 주연을 하는 거라 부담이 됐다. '선생님 연기자들에게 혼나진 않을까', '내가 괜히 작품에 피해를 끼치는 건 아닐까', '내가 못 따라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있었다. 다행히 현장은 제가 도태되는 걸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주변 모두가 제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고, 연기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분위기였다. 하늬를 만나 즐겁고 재밌게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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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늬라는 캐릭터에 강하게 끌렸던 이유가 뭔가.
설인아: 드라마에 캔디 같은 캐릭터가 흔하다지만, 저도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엄마가 소녀 같으신데, '들장미 소녀 캔디'를 DVD로 사서 보시는 걸 옆에서 같이 봤다. 지금 봐도 재밌더라. 그런 캔디 역할을 해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하게 됐다. 하늬에게서 배운 것도 많다. 충분히 나쁜 마음을 가질 수 있는데도 긍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하늬의 성격이, 촬영하는 데 도움이 됐다. 너무 착해서 공감되지 않는 대사들도 있었지만, '캐릭터를 어떻게든 해석해 시청자에게 공감시키는 게 너의 일'이라고 말해준 선생님들의 조언에 힘입어 그걸 이해하려 노력했다.

Q. 일일극이라 '선생님' 중견 배우들이 많아 배운 게 많나 보다. 가장 인상 깊은 조언을 해 준 분이 있다면?
설인아: 하늬 엄마 은애 역의 윤복인 선생님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총 121부작을 하며 슬럼프가 안 올 수가 없는데, 제가 겪는 이게 슬럼프인가 아닌가 스스로 애매하게 느껴졌던 때가 있다. 하늬가 힘든 건지, 제가 힘든 건지, 헷갈리는 감정이었다. 윤복인 선생님이 그걸 알아채시고 힘드냐고 물으시며 '그 상태로 즐겨라. 그런 걸 느낀다는 거 자체가 네가 캐릭터를 잘 끌고 왔기 때문이다. 잘하고 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에 큰 힘을 얻었다.

Q. 하늬를 괴롭히는 악역 지은 역의 하승리와는 연기호흡이 어땠나.
설인아: 승리언니와는 '학교2017'에서 만난 적이 있다. 첫 주연작에 선생님도 많고 긴 작품이라 걱정이 됐을 때, 승리언니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 언니가 작품을 대하는 자세가 워낙 좋다. 나이대는 비슷하나 언니가 경험도 많고 집중력도 좋다, 제가 많이 배웠다. 언니 덕분에 제 연기도 더 끌어낼 수 있었던 거 같다.

Q. 주연도 주연이지만 일일극도 처음이었다. 해보니 어떻던가.
설인아: 확실히 어머님들이 많이 알아봐주신다. 예전엔 '런닝맨'이나 '정글의 법칙'에 출연했던 거 때문에 어린 분들이 알아봐 주셨는데, 지금은 어머님들이 "하늬네" 하며 화이팅을 외쳐주시고 가신다. 특히 대형마트에 가면 크게 실감한다. 일일드라마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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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6개월이나 달려왔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나.
설인아: 힘들었다. 아무래도 주 5회 방송이다보니, 일주일에 하루 쉴까 말까한 스케줄이었다. 개인적으로 체력에 자신있었는데, 역시 사람에게는 한계가 있더라.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하늬가 힘들면 저도 힘들어 정신적인 힘듦이 더 컸다. 하늬의 감정에 따라 제 일상이 많이 휘둘렸다. 그래도 하늬가 힘들어 제가 힘든 건 좋았다. 그것마저도 재밌었다.

Q. 이번 역할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설인아: 목소리 톤을 두 번 바꿨다. 초반에는 붕 떠있는 느낌으로 연기했고, 하늬의 사연이 풀리면서는 톤을 다운시키려 했다. 제 목소리가 특이한 편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 시청자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을지 고민 많이 했다. 목소리 톤에 대해 열심히 생각했고 가장 신경 썼다.

Q. 배우로서 평이한 목소리가 아니긴 하다. 목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건가.
설인아: 전 제 목소리를 사랑한다. 호불호가 갈리는 걸 알지만, 특이한대로 매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도연, 공효진 같은 선배님들을 보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갖고 계신데 음성만 들어도 딱 누군지 알 수 있는 배우가 되지 않았나. 저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특이한 목소리지만, 이걸 저만의 주무기로 만들고 싶다.

Q. 2015년 '프로듀사'로 데뷔한 이후 '힘쎈여자 도봉순', '학교2017'에 이번 '내일도 맑음'까지, 또 각종 예능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신인치고는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설인아: 전 복 받은 사람이다. 주위에서 절대 거만해지면 안 된다는 조언을 많이 듣는다. 그만큼 더 조심하려 한다. 이게 얼마나 빠르게 이뤄낸 건지, 얼마나 감사한 일이지 잘 알고 있다. 제가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다. 그에 대한 보답은 제가 열심히 하는 거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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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우지만 그동안 예능 출연이나 몸매 쪽으로 화제가 된 적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그래도 이번 작품으로 '배우 설인아'를 각인시켜준 거 같다.
설인아: "저 아이가 배우였구나" 하는 이야기는 이제 좀 듣는 거 같다. 연기자로서 인정을 받았다기 보단, 제가 전보다 배우로서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는 것에 만족한다.

Q. 배우인데 연기보다 다른 면들로 부각되면 속상한 마음이 클 거 같다.
설인아: 솔직히 속상한 마음도 있었다. 그래도 전 예능이 재밌다. 혼자 그런 고민을 했었다. 배우라면, (예능에 출연하지 않으며) 사람들이 저란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연기하는 캐릭터와 실제의 제 모습이 다르다는 걸 (예능에 나와서) 보여줘야 하는 걸까. 이런 걸 고민해서 얻은 결론은 연기든 예능이든 뭐든, 그냥 제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는 거였다. '배우인데', '배우라면' 이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뭐든 경험해 보는 게 좋다.

Q.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설인아: 하늬 같은 캔디 캐릭터를 또 해도 재밌을 거 같다. 다만 이번에 캔디 캐릭터의 가족이야기보다 연애이야기에 더 포커스를 맞춰서.(웃음) 로맨스 연기를 해보고 싶다. 형사물 같은 액션도 해보고 싶고.

Q. 로맨스 연기를 한다면 어떤 남배우와 해보고 싶나. 이상형이 있다면?
설인아: 제가 조진웅 선배님을 정말 좋아한다. '시그널'을 보고 반해버렸다. 나이차가 있어 로맨스 연기까지는 못하더라도, 같은 작품에서 연기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형사 선후배로 나와 제가 짝사랑하는 연기를 해도 재밌을 거 같다.(웃음)

Q. 이제 작품이 끝났는데, 뭘 하고 싶나.
설인아: 여행 계획을 짜고 있다. '혼자 미국에서 살아보기'를 해보려 한다. 오래는 못하고 한 20일 정도로. 여행 갈 미국 주를 알아보고 있다. '라라랜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같은 영화들을 보며 미국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다. 한번쯤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다. 혼자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다. 혼자 가야 느낄 수 있는 감정, 깨달음이 좋다.

Q. 연기자로서 목표는 뭔가.
설인아: "연기가 똑같지 않다"라는 말을 듣는 게 목표다.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연기가 똑같으면 그 배우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떨어질 거라 생각한다. 그 기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이다.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