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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퀸과 레이디 가가의 연결고리?…스타의 스타 '프레디 머큐리'

김지혜 기자 작성 2018.11.03 13:43 수정 2018.11.05 09:43 조회 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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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종종 '스타들의 스타'이라는 표현을 쓸 때가 있다. 누구나 우러러보는 최고의 스타지만 그들에게도 자신만의 스타가 있다는 의미다. 아마 이 표현을 음악계에 대입해보자면 록밴드 퀸(Queen)과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는 스타들의 스타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퀸의 일대기를 다룬 음악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에 따른 반응만은 아니다. 이 열기의 8할은 퀸이 남긴 음악의 힘이다.

영화를 본 관객 대부분 퀸의 명곡이 흐를 때마다 내적 떼창을 외쳤을 것이고, 손가락 연주를 멈추지 못했을 것이다. 음악의 여운을 만끽하기 위해 유튜브를 검색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실제 퀸의 라이브 공연을 감상하기 위해 말이다.

'여왕 앓이'는 비단 관객만이 아니다. 동시대를 살았거나, 후시대에 등장했던 수많은 뮤지션들이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영향 아래 있었다. 장르를 넘나들었던 음악적 스펙트럼은 물론이고, 관객을 휘어잡는 폭발적인 무대 매너까지 말이다.

보헤미안

◆ 퀸의 '라디오 가가'에서 이름을 가져온 레이디 가가

미국 팝 음악계 최고의 퍼포먼스형 가수인 레이디 가가는 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름부터가 그렇다. 레이디 가가의 본명은 스테파니 조앤 안젤리나 저머노타(Stefani Joanne Angelina Germanotta)이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그녀는 퀸의 히트곡 '라디오 가가'(Radio Gaga)에서 이름을 따와 '레이디 가가'(Lady Gaga)라는 가명을 지었다.

'라디오 가가'는 퀸의 '더 웍스'(The Works)' 앨범에 수록된 싱글 곡이다. 이 노래는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아닌 드러머인 로저 테일러가 작곡했다. 당시는 MTV의 등장과 함께 라디오 시대의 종말에 대한 위기감이 상당했다. 이 노래는 라디오에 대한 추억과 애정을 담은 사랑스러운 가사와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 라인이 돋보인다.

후렴구인 "라디오 가가~라디오 구구~"(Radio gaga~Radio gugu~)에 등장하는 '가가', '구구'라는 표현은 로저 테일러가 어린 아들의 옹알이를 보고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래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백미인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의 두 번째로 등장한다.

퀸

레이디 가가는 존경해마지 않았던 퀸과 협업을 하기도 했다. 2011년 발표한 싱글 '유 앤 아이'(You and I)는 퀸의 기타리스트인 브라이언 메이가 피처링했다. 그해 열린 MTV 비디오 뮤직어워드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라이브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브라이언 메이는 근사한 기타 솔로로 자리한 수많은 뮤지션들을 열광시켰다. 이 무대에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는 함께 하지 못했지만, 레이디 가가에게 이날은 인생의 특별한 페이지로 장식됐다.

퀸

◆ 마이클 잭슨과 프레디 머큐리의 듀엣곡

'보헤미안 랩소디'에는 마이클 잭슨에 대한 언급이 짧게 나온다. 매니저 존 리드가 프레디 머큐리에게 솔로 활동을 권유하면서 당시 마이클 잭슨의 활약과 인기를 언급한다. 1946년생인 프레디 머큐리와 1958년생인 마이클 잭슨은 실제로 친분이 있다.

두 사람은 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1980년 발매한 퀸의 8집 앨범 '더 게임'(The Game)'에 수록된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Another One Bites the Dust)는 퀸의 두 번째 미국 빌보드 차트 1위 곡이다. 베이시스트 존 디콘이 작사, 작곡한 디스코풍의 노래다.

퀸은 이 노래를 싱글로 발매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마이클 잭슨은 이 노래의 대중성을 높게 평가하며 "이 곡을 발매하지 않는 것은 미친 짓이에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퀸은 이 노래를 싱글로 발매했고 빌보드 차트를 3주간 지배한 끝에 전 세계적으로 3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퀸

프레디 머큐리와 마이클 잭슨은 공동 작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1983년 마이클 잭슨의 캘리포니아 엔키노에 있던 홈 스튜디오에서 녹음했으나 두 사람의 생전에 완성되지는 못했다. 프레디 머큐리는 1984년 인터뷰 중 마이클 잭슨과의 미발표곡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머큐리는 "우리는 3곡 정도를 작업했다. 그중 한 곡이 '빅토리'(Victory)다. 마이클은 그 노래를 '잭슨즈'(The Jacksons)앨범에 싣고 싶어했다. 둘이 다시 뭉쳐서 완성해야 한다. 각자 콘서트 투어를 다니고 있다보니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또 다른 곡은 '스테이트 오브 쇼크'(State of Shock)다. 이 노래 완성을 위해 잭슨이 와달라고 했지만 뮌헨에 있어서 가지 못했다. 결국 믹 재거가 참여하게 됐다. 그러나 괜찮다. 우리의 우정이 계속되는 한 어떤 노래든지 말들 수 있으니까요"고 말한 바 있다.

이 중 '빅토리'는 퀸의 멤버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참여해 2013년 공개됐다. 프레디 머큐리가 1985년 발매한 솔로 앨범 수록곡 '더 머스트 비 모어 투 라이프 댄 디스'(There Must Be More To Life Than This) 역시 마이클 잭슨과 듀엣한 버전이 남아있다. 두 전설의 듀엣곡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큰 감동이었을까.

퀸

◆ 웸블리의 두 번째 전설…프레디 머큐리 헌정 공연

프레디 머큐리가 에이즈로 사망한 이듬해인 1992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대규모의 헌정 공연이 열렸다. 웸블리는 퀸이 1985년 '라이브 에이드'의 역사를 쓴 장소다. 이날 공연에는 약 10만 명에 가까운 팬들이 참석했다. 

퀸의 멤버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존 디콘은 물론이고 엘튼 존, 데이빗 보위, 애니 레녹스, 메탈리카, 건즈 앤 로지스, 익스트림, 밥 겔도프, 애니 레녹스, 조지 마이크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프레디 머큐리가 남긴 명곡을 불렀다. 

퀸과 동시대에 활동한 데이빗 보위는 프레디 머큐리와 음악적 영감을 주고받은 절친 중 한 명이었다. 두 사람은 '핫 스페이스'(Hot Space) 앨범에 수록된 싱글 '언더 프레셔'(Under Pressure)를 공동 작업하기도 했다. 데이빗 보위가 작곡, 프로듀서, 보컬로 참여한 이 노래는 영국과 캐나다 차트 1위에 올랐다. 

퀸

헌정 공연에서 데이빗 보위는 애니 레녹스와 함께 이 노래를 불렀다. 이 자체로도 의미 있는 공연이지만 프레디 머큐리의 빈자리가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날 공연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스타는 조지 마이클이었다. 왬 출신의 조지 마이클은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프리디 머큐리가 생전 가장 애착을 가졌다는 노래 '썸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했다. 이 무대는 두고두고 회자됐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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