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재희, 사형수 부친 다큐멘터리 직접출연…"아버지 자랑스럽습니다"

최종편집 : 2018-11-07 10: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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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SBS 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중견 배우 권재희가 부친인 故 권재혁 교수를 다룬 다큐멘터리에 직접 출연해 국가권력 피해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직접 증언했다.

권재희는 지난 6일 대구K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기억, 마주서다'의 '나는 사형수의 딸입니다'에 출연했다. 그의 부친인 故 권재혁 씨는 미국 유학파 출신의 촉망받는 진보 경제학자였지만 1960년대 이른바 남조선 해방혁명당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돼 1968년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을 당했다.

이후 남조선 해방혁명당 사건은 불법구금, 구타, 고문 등을 통한 조작사건임이 밝혀졌고, 고인은 사망 45년 만인 2014년 재심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권재희 씨는 이 방송에서 "검은 구둣발들이 집에 들어와서 아버지를 데려갔던 그 날이 기억난다. 나중에 아버지가 간첩 사건에 연루됐고, 신문에서는 아버지를 '수괴'라고 보도했던 그 충격도 생생하다. 성장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그런 슬픔과 과거가 없던 것처럼, 아버지를 잊고 살아야 하는 것처럼 지냈으나 그 아픈 기억들에서 빠져나올 순 없었다."고 고백했다.

'기억, 마주서다'에 따르면 故 권재혁 씨는 당시 대구 섬유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목격한 뒤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들이 위험하지 않은 직장에서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이러한 내용은 당시 현장에서 노동운동을 했던 이들에게 큰 이론적 가르침이 됐다.

권재희를 비롯한 故 권재혁 씨 유족은 아버지의 사형 사건 이후 큰 트라우마를 겪었다. 권재희 씨의 오빠는 아버지의 비보를 전해 듣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고 했으며, 홀로 남은 모친인 이정숙 여사는 생업 전선으로 내몰려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권재희는 아버지를 떠나보냈다는 자책과 사회를 향한 분노 때문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권재희는 이 다큐멘터리에서 "당대 지식인이었고, 오히려 남들보다 더 가졌던 아버지가 자신보다 덜 가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했고, 더 무거운 짐을 지려고 했던 마음을 이제는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기억, 마주서다' 10부작은 근ㆍ현대사에서 누락된 이면의 역사를 구술로 채워 가는 휴먼 다큐멘터리다. 9화 권재희가 출연한 '나는 사형수의 딸입니다'는 배우 한석규가 내레이션을 맡아 그 의미를 더했다.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