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왜 쿠엔틴 타란티노를 욕해?

김지혜 기자 작성 2018.11.12 16:30 수정 2018.11.12 17:11 조회 1,192
기사 인쇄하기
쿠엔틴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음악의 거장이 뿔났다.

'시네마 천국' OST로 유명한 엔니오 모리꼬네가 쿠엔틴 타란티노를 디스했다는 보도를 해명하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엔니오 모리꼬네는 공식 입장을 내고 "독일판 플레보이지가 내가 타란티노와 그의 영화, 그리고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했다는 기사를 봤다. 나는 아카데미와 쿠엔틴 타란티노, 그리고 그의 영화에 대해 어떤 부정적인 표현을 한 적이 없고 그 작품에 대해 쓰레기라고 한 적도 없다"며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을 밝혔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나는 쿠엔틴 타란티노를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그와의 협업을 좋아하며, 함께하는 동안 관계도 좋았다. 그는 용기 있고 강한 개성을 지녔다. 그와의 작업을 통해서 나는 첫 오스카를 수상했으며, 그것이 내 경력에서 가장 대단한 성취 중 하나라는 것을 안다. 그의 작품을 위해 음악을 작곡할 기회를 얻은 것을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외신은 엔니오 모리꼬네와 독일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모리꼬네가 '헤이트풀8'에서 함께 작업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대해 '바보'라고 표현한 것은 물론 "그는 그저 남의 물건을 훔쳐서 다시 조립할 뿐이다. 독창적인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전해 논란이 됐다.

쿠엔틴

해당 매체는 "쿠엔틴 타란티노는 영화 감독도 아니다. 존 허스턴, 알프레드 히치콕, 빌리 와일더와 같은 실제 할리우드 거장들과는 비교될 수도 없다. 타란티노는 그저 오래된 것들을 요리하고 있다"며 "나는 타란티노의 영화팬이 아니다. 그것은 쓰레기(trash)다"라는 모리꼬네의 말을 보도했다.

하지만 모리꼬네가 해당 인터뷰를 전면 부인하고 나서 진실 게임에 빠졌다. 그는 해당 매체와 인터뷰한 적도 없으며, 내용 또한 날조됐다고 주장했다.

상식적으로 영화 음악의 거장이 자신에게 첫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준 감독에 대해 독설을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해당 보도를 한 독일 플레이보이는 아직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1992년 영화 '저수지의 개들'로 데뷔해 30살의 나이에 '펄프픽션'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천재감독이다. 이후 '재키 브라운', '킬빌' 시리즈,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장고:분노의 추적자', '헤이트풀8' 등을 연출하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거듭났다.

이탈리아 출신의 엔니오 모리꼬네는 '시네마 천국', '미션' 등으로 영화 음악의 거장으로 칭송받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과는 지독하게도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가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헤이트풀8'(2015)의 음악 감독을 맡아 제88회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 그의 나이 아흔 살에 받은 첫 번째 오스카 트로피였다.

ebada@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