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0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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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Y] 산이 vs 제리케이, 6.9cm까지 치닫는 페미니즘 디스

강경윤 기자 작성 2018.11.18 11:08 수정 2018.11.18 14:58 조회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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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래퍼 산이와 제리케이가 각각 서로의 곡을 디스(Disrepecr) 하는 곡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시작은 래퍼 산이가 발표한 '페미니스트'(FEMINIST)라는 곡이었다. 산이는 전날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이수역 폭행 사건과 관련된 영상을 SNS에 올린 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곡을 발표하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페미니스트'에서 산이는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고/역차별을 하지만 남자들은 입을 닫고 사는데/ 여성부는 좀 허튼짓 그만하고/군대 안 가냐/왜 데이트 돈은 내가 내?/지하철, 버스, 주차장 다 내가 냈는데"라고 비판했다. 

이에 제리케이는 산이의 '페미니스트'를 비판하는 곡을 공개하며 맞붙었다.

그는 16일 '노 유 아 낫'(NO YOU ARE NOT)이라는 제목의 곡에서 "맞는 말 딱 한 개 가부장제의 피해자/26.7% 임금격차 토막 내/그럼 님이 원하는 대로 언제든 돈 반반 내/지하철 버스 주차장 나리로 내는 생색/없는 건 있다 있는 건 없다 우기는 무식/마치 면제자의 군 부심"이라며 산이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산이는 다시 '6.9cm'라는 곡을 발표하며 제리케이를 디스 했다. 6.9cm라는 뜻은 메갈리아 등 일부 사이트에서 남성들의 성기를 비하하는 용어. 특히 산이는 이 곡의 도입부에 혜화역 시위 현장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구호로 외쳤던 남성 비하 및 고인 모독 발언을 삽입해 작심하고 비판의 뜻을 밝혔다. 

제리케이

산이는 이 곡에서 "제리케이 참 고맙다/맞아도 되는 사람 당연 없지만 제리케이 넌 이 새벽부터 좀 맞아야겠다/기회주의자 X끼 일시적 인기 얻기 위해 열심히 트윗질/페미 코인"이라고 원색적으로 제리케이를 비난했다. 

또 그는 예정됐던 행사 출연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메갈 민국 어제 올린 곡 덕분에 행사 취소/워마든 독/feminist no 걔넨 정신병/제리케이 넌 워마드 보이/6.9cm 그건 너의 성기"라는 가사를 담았다. 

산이와 제리케이의 디스 곡 발표는 서로를 도발하며 음악을 발전해온 힙합 문화의 범주에서 풀이된다.

민감한 사회적 문제와 이슈를 외면하지 않고, 래퍼가 음악적으로 견해를 밝히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담아 시대정신을 표현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다만, 두 사람의 곡 대결이 지나친 인신공격이나 혐오적 표현의 방식으로 전락되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 산이는 '페미니스트'라는 곡에서 혐오를 혐오하는 걸 비난하고 싶었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가 '6.9cm'나 '재 X 해' 등 가사를 직접 언급한 건 메갈리아 등에서 쓰이는 혐오적 표현을 비판하고 싶었다는 뜻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디스를 위해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 혐오적 표현을 사용했다. 두 래퍼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방식으로 음악을 택했다. 혐오적 표현과 인신공격만 가득한 음악은 '배설'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래퍼들의 곡이 더 대중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지는 리스너들이 판단할 몫이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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