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화)

영화 스크린 현장

'국가부도의 날' 김혜수, 모두가 보고 싶었던 캐릭터와 연기

김지혜 기자 작성 2018.11.19 17:41 수정 2018.11.19 18:06 조회 1,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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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갓혜수'라는 말은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다. 김혜수가 신작 영화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연기력과 내공, 매력까지 발산하며 영화의 완성도마저 한 단계 끌어올렸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국가부도의 날'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16년 '스플릿'으로 데뷔했던 최국희 감독이 연출하고 김혜수, 조우진, 유아인, 허준호, 뱅상 카셀이 출연해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비극 중 하나인 IMF 참사의 뒷이야기를 다룬 최초의 상업 영화다. 김혜수는 이 작품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한시현(김혜수)으로 분했다. 가장 먼저 국가부도의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가상의 인물이다.

국가부도

한시현은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위기를 예측하고 비공개 대책팀에 투입, 굳건한 신뢰로 다져진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 대응책을 고심한다.

하지만 현 위기상황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번번이 윗선의 반대에 부딪히고, 그사이 연이은 기업의 부도 사태로 경제는 속절없이 무너진다. 결국 IMF와의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고, 한시현은 최악의 사태만은 막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한다.

그야말로 김혜수의 장점이 집약된 캐릭터고 연기였다. 전문직 여성의 프로페셔널함,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인물을 완벽에 가깝게 연기해냈다. 김혜수는 냉정과 열정을 오가는 캐릭터를 탁월한 완급 조절로 소화해냈다.

다소 낯설 수 있는 경제 용어를 완벽하게 숙지한 것은 물론이고 원어민에 가까운 영어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앞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김혜수는 "시나리오를 읽은 뒤 한시현이라는 인물을 떠올렸을 때, 원칙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면서 "파란이 몰아쳤을 때 초지일관 원칙으로 움직이는 인물이 꼭 경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좀 더 많았더라면 그 시절을 살았던 우리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싶었다. 신념과 소신이 일치하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국가 부도

전작 '미옥'에서 소비적인 캐릭터로 많은 관객의 실망감을 자아낸 김혜수였다. 배우의 문제라기보다는 기획과 연출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배우를 제대로 써먹는 영화를 만나는 것이 배우에게 더 없는 축복이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는 결과였다.

이번 작품에서 김혜수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만나 본인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무엇보다 김혜수가 아닌 한시현이 영화 내내 살아 움직였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성취다. 여성 영화가 부재한 가운데 돋보이는 활약이다.

'국가부도의 날'은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다소 늘어지는 연출과 극적인 한방의 부재가 못 아쉽다. 하지만 그 빈틈을 김혜수, 조우진, 유아인, 허준호의 열연이 채운다. 그 시절에 있었을 법한 인물로 분해 각자의 사연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영화는 오는 11월 22일 개봉한다.

ebada@sbs.co.kr

<사진=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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