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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이크로닷-산체스, 정말 부모 일이라 몰랐을까?

강경윤 기자 작성 2018.11.26 10:57 수정 2018.11.26 12:44 조회 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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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 산체스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래퍼 마이크로닷(25)이 20년 전 부모의 20억 원 대 사기 혐의에 대해 "5살 때 이민을 가서 부모의 일에 대해 잘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그의 주장과 해명에도 여론은 악화됐다. 결국 마이크로닷은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마이크로닷과 그의 둘째 형 래퍼 산체스(32)는 정말 부모의 일이라서 충북 제천에 수십 명의 피해자를 낳은 그 사건을 몰랐던 걸까. 형제의 부모에게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복수의 피해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히 뉴질랜드 이민 당시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던 산체스는 부모의 사기 혐의에 대해 알았을 것이라고 피해자들은 입을 모았다.

마이크로닷

마이크로닷 부모가 운영하던 농장에 사료를 납품하다가 외상값 1억 8000만 원을 떼였다는 피해자 A 씨는 지인을 통해 "6~7년 전 그 아들들이 한국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소속사를 통해 한차례 만났었다."라고 밝혔다.

A 씨는 "만나자고 해서 약속 장소로 나온 그 아들(산체스)이 내 얘기를 듣더라. 그 사건을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 아들은 '부모 일인데 나한테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고 했다. 할 말이 없어서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왔다. 답답한 마음에 돌아오는 길에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서 하소연을 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이후 A 씨는 최근에도 마이크로닷 소속사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소속사로부터 "부모 일은 부모와 알아서 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는 것.

A 씨는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사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큰 축에 속한다. A 씨 모친은 마이크로닷 부모가 뉴질랜드로 떠난 뒤 약 7년 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동네 이웃들은 "A 씨 모친이 사료 대금 1억 8000만 원을 받지 못한 충격으로 화병을 앓다가 허무하게 떠났다."라고 입을 모았다.

마이크로닷 역시 이번 논란이 불거지기 전부터 부모의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닷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예능 프로그램 채널A '도시 어부'에 올초부터 피해자들의 항의가 이어졌기 때문.

마이크로닷
마이크로닷

<2018년 2월 24일 채널A 공식 SNS에 항의한 B씨>

마이크로닷의 부모에게 4000만 원 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B 씨는 마이크로닷이 방송에서 "19억 원 대 저택을 샀다." 등 발언을 하는 내용을 본 뒤 지난 2월 28일 채널A 측에 20년 전 사건을 언급하며 항의했다.

B 씨는 채널A 공식 SNS 제보란을 통해 "1998년 5월 31일~6월 1일 마이크로닷 가족이 뉴질랜드로 야반도주 해 수많은 피해를 입혔다."라고 주장하면서 "그런 논란이 있는 마이크로닷을 왜 출연시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의 항의를 했다.

이에 채널A 측은 "해당 내용을 확인해 전달했으며 답변을 주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도시 어부'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항의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도시 어부' 측은 B 씨 항의 10여 일 뒤 뉴질랜드 편을 통해 마이크로닷 부모를 방송에 내보냈다. '도시 어부' 출연자인 이덕화와 이경규가 마이크로닷의 부모 식당을 찾아가는 모습과 함께 만나서 즐겁게 대화를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마이크로닷

<2018년 3월 방송된 채널A '도시어부' 뉴질랜드 편>

'도시 어부' 제작진이 뉴질랜드 편 방영 전 마이크로닷에게 부모와 관련된 논란을 확인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마이크로닷이 늦어도 지난 2월 해당 의혹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 역시 매우 높아 보인다. 만약 제작진이 마이크로닷 부모의 의혹을 접했음에도 본인에게 적절한 확인 절차 없이, 뉴질랜드 편 방송을 강행했다면 제작진의 출연자 검증 시스템이 허술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피해자 C 씨 역시 마이크로닷이 '도시 어부'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고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C 씨는 "딸과 마이크로닷이 동갑내기로 어릴 때 동네에서 같이 놀던 절친한 사이었다. 마이크로닷의 SNS에 딸이 사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도 꺼내지 않고 '충북 제천에 살던 ○○인데 나를 기억하니?'라고 댓글을 달았다. 곧바로 마이크로닷이 삭제했다더라. 사기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았는데도, 우리가 누군지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마이크로닷이 부모의 일을 몰랐다고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마이크로닷은 소속사를 통해 최근 "모든 방송에서 자진 하차한다."는 한 줄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입장문에 부모의 경찰 조사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닷은 '도시 어부'를 비롯해, JTBC '날 보러 와요', 올리브 '국경 없는 포차' 등에서 물러나게 된다.

마이크로닷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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