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Y]"계속 같이 걷자"…god의 20년, 그리고 하늘색풍선

최종편집 : 2018-12-01 11: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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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국민 그룹' god가 그 명성에 걸맞은 20주년 콘서트를 펼쳤다. 세월이 흘러도 god 다섯 멤버는 무대 위에서 여전히 뜨거웠고, 익숙한 멜로디의 god의 히트곡들은 귀를 편안하게 했으며, 팬들은 환호와 떼창으로 무대 위 god에 열광했다. 20년이 지나도 god나 '하늘색풍선'의 팬들이나, 달라진 게 없었다.

god는 11월 30일 밤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20주년 콘서트, god 20th Anniversary Concert 'GREATEST'를 개최했다. god는 20곡이 넘는 노래로 세 시간 가까이 공연을 펼쳤고,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약 1만여 명의 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풍봉'(하늘색 풍선 야광봉)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다.

1999년 1월 13일 데뷔한 god는 올해가 데뷔 20년 차이고, 내년에 20주년을 맞는다. god의 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콘서트인 만큼, 이번 공연은 멤버 손호영이 총연출을 맡았다. 그래서 무대 동선과 높이, 객석의 위치까지 god와 팬들의 입장에서 섬세하게 준비했다. 또 세트리스트와 공연 영상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곳에 god 20년의 역사를 녹여내 가장 'god스러운' 공연을 만들었다.

오프닝 곡은 4집 타이틀곡이자 메가 히트곡 '길'이었다. 다섯 멤버는 러닝머신 위에서 천천히 걸으며 '길'을 부르는 독특한 무대 연출을 선보였다. 이어 '보통날', '다시', '편지', '애수'까지 쉼 없이 공연을 이어갔다. 다섯 곡이나 연속으로 선보인 후 god 멤버들은 비로소 마이크를 잡고 관객에 첫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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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의 "하나, 둘, 셋"이라는 구호에 맞춰 모두가 "안녕하세요, god입니다"라고 우렁차게 소리쳤다. 이어 김태우는 "god에서 메인보컬을 맡고 있는 막내 김태우"라고 20년 전부터 고수해 온 인사법으로 자신을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느덧 세 아이의 아빠가 됐지만, 여전히 god 내에서는 '막내'인 그였다. 김태우의 인사방식으로 인해, 다른 멤버들 모두가 'god에서 OO을 맡고 있는 누구'라는 인사를 이어갔다.

총연출을 맡은 손호영은 'GREATEST'라는 공연 타이틀에 대해 "여러분들과 가장 소중했던 추억을 함께 나눠볼까 해서,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GREATEST'가 아닌가 싶어 이런 타이틀을 정해봤다"라고 설명했다.

오프닝곡 '길'을 부를 때 러닝머신 위에서 노래를 부르자고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윤계상이었다. 그는 "각자의 길을 걷다가 함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아이디어의 배경을 설명했다. 1999년 god로 데뷔한 후 가요계를 휩쓸었던 영광의 시간들, 윤계상의 탈퇴, 다시 2014년 재결합을 겪으며 가수, 연기, 예능 등 다방면에서 '따로 또 같이' 활약하고 있는 지금의 god를 생각한 의미 있는 연출이었다.

god는 '국민 그룹'이란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그룹이다. 'god의 육아일기'로 남녀노소 불문한 인지도를 쌓았고, 특유의 감성적인 노래들도 각종 가요시상식의 대상을 휩쓸며 다수의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이번 콘서트에서 god가 선보인 모든 곡이 히트곡이었다. 팬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익숙한 곡들로 세트리스트가 채워졌다. 공연 레퍼토리 하나를 다 짤 수 있을 만큼 히트곡이 많다는 의미다. 괜히 '국민 그룹'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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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금요일 밤의 공연이라 더 신나게 다가왔던 'Friday night', '관찰', '웃픈하루',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의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god의 3집 타이틀곡이자 메가 히트곡 '거짓말'의 무대에서는 이 곡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팬들의 "g.o.d. 짱!" 떼창 응원이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god도 이런 팬들 속으로 더 가까이 들어가기 위해 특별한 무대 연출을 선보였다. 크레인 무대에 타고 공중에 올라, 본무대와 멀리 떨어진 팬들의 앞까지 날아간 것. 팬들과 조금 더 소통하려는 god의 세심한 연출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거짓말' 공연 이후 윤계상 홀로 무대에 남았다. 윤계상은 자신이 얼마나 멤버들을 아끼는지, god의 노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덤덤하게 털어놨다. 그리고 "저 때문에 god가 무대에서 못하는 노래가 생겼다. 그게 너무 미안하고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god에서 탈퇴한 후 발매됐던 god 7집 앨범에 관한 이야기였다. 다시 다섯이 됐기에, 넷이 부르는 노래를 무대 위에서 선보이기 어려워졌다는 뜻이었다. 윤계상은 "그 소중한 무대를 오늘 이 무대에서 특별히 볼 수 있을 거 같다"며 "god가 부릅니다. '투러브(2♡)'"라고 소개했다.

윤계상의 설명에 이어 나머지 네 멤버가 '투러브' 무대를 소화했다. 노래가 끝날 무렵, 무대 위에 윤계상이 재등장했고, 이들은 god가 재결합한 이후 처음 발표했던 곡 '미운 오리 새끼'를 이어 불렀다. 탈퇴와 재결합, 그 아프기도 뭉클하기도 했던 과정을 두 곡의 연속 편성으로 한눈에 보여준 구성이었다.

god 멤버들은 공연 타이틀에 맞게, 지난 20년 동안 언제가 가장 자신에게 'GREATEST' 했는지 대화를 나눴다. 김태우는 god가 데뷔했던 SBS '한밤의 TV연예' 방송 당시를, 손호영은 데뷔 전 김태우가 마지막으로 팀에 합류했던 1998년 7월 21일을 꼽았다. 윤계상과 데니안은 god가 다시 재결합한 2014년 콘서트를 꼽으며 당시의 감동에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맏형 박준형은 데뷔 전 일산에서 힘들게 보내던 시절, 동생들과 강남역 레코드샵에 가서 공짜로 음악을 들으며 기쁨을 공유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god 멤버들의 이야기에 관객들도 같이 과거를 생각하며 잠시 시간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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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필요해', '니가 있어야 할 곳', '0%' 등 '무한 점프'를 유발하는 god의 대표 댄스곡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체조경기장이 들썩일 만큼 관객은 god와 함께 발을 구르며 신나게 공연을 즐겼다. 최근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다녀온 god의 이야기가 사진과 영상으로 소개됐고, 그런 god를 20년 동안 한결같이 지켜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내비치는 영상도 펼쳐졌다. 그리고 어느덧 '클로징 멘트'를 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데니안은 "제가 올해 41세다. 내년이면 god가 스무 살이 되는데, 제 인생에서 반을 우리 멤버들과 여러분과 함께 했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라며 "이렇게 저희가 20주년 공연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일산 숙소에서 고생할 땐 꿈도 못 꿨는데,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앞으로도 저희 god와 계속 이렇게 웃으면서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 이런 말 잘 못하는데, 정말 제 온몸을 다 바쳐 여러분을 사랑한다"라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손호영은 "처음에 오프닝곡을 '길'로 시작했다. 이제 20년인데, 저희 체력이 예전 같지 않지만, 앞으로도 숨이 닿는 한까지 여러분과 같은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며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저희를 아껴주시고 함께해주셔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맙다. 몸이 멀쩡한 이상, 계속 공연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윤계상은 "참 많이 모자라고 부족한데, 왜 이렇게 큰 사랑을 받나, 말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하고, 더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 앞으로 20년 더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박준형은 "저 30살 때도, 40살 때도 말했는데, 50살이 되어 또 말한다. 동생들이 내 나이가 될 때까지 뛸 수 있으면, (god) 더 할 거다. 별로 똑똑하지 않지만, 몸은 무식하게 건강하다"라며 더 나이가 먹더라도 god로서 활동할 뜻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김태우는 "오늘 인생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날들에 대해 얘기했는데, 앞으로 우리의 움직임이 과거가 아니라 계속 찬란한 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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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징 멘트를 하고 나서도 '촛불하나'와 '하늘색 풍선'으로 또 관객을 방방 뛰게 만들어 공연장 분위기를 더 후끈 달아오르게 한 god. 무대 뒤에 들어간 god는 "앙코르" 외침에 나와 데뷔곡 '어머님께'를 불렀다. 이어 이들은 3년 만에 발표한 신곡, '눈이 내린다'의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god의 시작 '어머님께'와 가장 최신곡 '눈이 내린다'를 나란히 선보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신곡 무대를 끝으로 마무리가 되는 줄 알았던 이번 콘서트는 '리(RE) 앙코르'로 쉽게 끝나지 않았다. 손호영의 추천으로 '난 좋아'와 '왜'까지, 히든트랙 같은 추가 앙코르 공연이 이어졌다. 오랜만의 콘서트에 신난 god, 그런 god를 계속 보고 싶은 팬들의 바람이 한데 어우러져 쉽게 여운이 가시질 않는 20주년 콘서트가 완성됐다.

이번 god의 20주년 기념 콘서트에는 god의 20년 역사가 총망라됐다. 이들의 20주년은 그냥 온 게 아니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수많은 히트곡이 뒷받침됐고, 멤버의 탈퇴와 재결합이라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 20년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켜켜이 쌓인 추억을 같이 꺼내보며 웃고 눈물지을 수 있는 god 다섯 멤버와 팬들이 여전히 한 공간에서 호흡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같이 걷자"는 god의 바람이 이루어져 20년을 넘어 30년, 40년, 50년 꾸준히 함꼐 하는 god와 '하늘색풍선'이 되길 기대한다.

한편 god는 같은 장소에서 2일까지 20주년 콘서트를 하고, 12월 22일 부산, 25일 대구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사진제공=싸이더스HQ]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