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Y] 웅앵웅·쿵쾅쿵쾅·정신병…산이, 정당화 될 수 없는 혐오의 미러링

최종편집 : 2018-12-04 10: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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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래퍼 산이가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무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페미니스트'라는 곡을 통해 남성 혐오를 하는 여성들을 겨냥했던 산이는 이후 '6.9cm', '웅앵웅'을 연이어 발표했다.

산이는 지난 3일 신곡 '웅앵웅'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 '허튼소리'를 뜻하는 인터넷 은어 '웅앵웅'을 통해 산이는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무리들의 말은 한마디로 '들을 필요 없는 소리'로 규정했다.

이 곡에서 산이는 "메갈은 사회악. 진짜 여성은 알지. 얘네는 정신병이야', '남혐 안하면 적이고 욕하지 자기 아빠두', '좌표 찍고 몰려오는 소리 쿵쾅쿵' '범죄 혐오충 신은 문젤 잘못 냈어. 얘네는 답이 없어'라고 비판했다.

산이는 '웅앵웅'을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 2일 소속사 브랜뉴뮤직의 연말 단체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가 안티 팬들과 마찰을 겪었다. 산이가 '페미니스트'를 발표해 여성 혐오 의혹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 온라인상에서 설전을 벌였던 산이와 안티팬 무리는 결국 오프라인에서도 충돌했다.

'웅앵웅'은 산이가 전날 이른바 '가짜 페미니스트'들을 향해서 무대 위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말들을 노래를 통해 쏟아냈던 것이었다.

'웅앵웅' 도입부에 산이는 "나 절대 여성 혐오 안 해"라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가사와 그의 발언을 놓고 보면, 산이는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아닌 '정상적인 여성들'은 혐오하지 않으며, 남성 혐오로 맞서는 페미니즘 세태는 '정신병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산이가 연이어 발표하는 곡들은 '남성 혐오'를 페미니즘인 냥 착각하는 여성들을 향한 비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과거 남녀의 사회적 불평등을 인정하고 페미니즘 운동도 지지하지만, 온라인에서 성횡하는 극단적인 페미니즘은 철저히 무시하고 비판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혐오도 용납될 수 없다'는 대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산이가 하는 음악은 아이러니하게도 혐오를 비판하기 위한 혐오의 정서가 강하게 깔려있다. 산이는 '웅앵웅'을 비롯해 페미니즘을 질병으로 본 '정신병', 페미니즘을 하는 여성들은 살이 쪘다고 공격하는 '쿵쾅쿵쾅' 등 혐오의 단어를 그대로 가사에서 차용했다.

조롱과 혐오는, 또 다른 조롱과 혐오를 낳을 뿐이다. 메갈리아와 워마드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이 얼마나 비난받을만한가의 문제를 언급하기 위해서는 사회 통념적인 상식과 음악적 은유를 통해 비판해야 한다.

산이는 지난 2일 단체 콘서트에서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예의를 차릴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적어도 그가 음악을 통해 사회문제에 대해서 상식적이고 통념적인 수준의 비판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아티스트라면, 이는 맞지 않는 얘기다.

혐오를 비판하기 위해서라도 '혐오'라는 방식은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그토록 '혐오'하고 정신병이라고 생각하는 메갈리아, 워마드 등 사이트 이용자들도 초기에는 남성 중심의 왜곡된 정치관과 여성관을 가진 일간 베스트를 향한 이른바 '미러링' 방식으로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산이가 연이어 발표한 세 곡은 워마드, 메갈리아가 선택했던 '미러링' 방식을 그대로 '미러링' 한 내용, 그 이상이 아니었다. 혐오와 조롱으로 가득한 곡을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