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랩]이종석X신혜선 '사의찬미', 단막극 그 이상의 의미

최종편집 : 2018-12-05 10: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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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사의찬미'가 단 3일간의 방송만으로 장편드라마 못지않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SBS TV시네마 (극본 조수진, 연출 박수진)가 지난 4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총 3회(유사광고 포함 6부), 단 3일의 시간 동안 안방극장을 찾아온 는 암울한 시대를 산 청춘들의 비극적인 사랑을 배우들의 호연으로 그리며 깊고 묵직한 여운을 전했다.

는 조선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신혜선 분)과 그의 애인이자 천재극작가인 김우진(이종석 분)의 일화를 그린 작품. 실존 인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그동안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로 수차례 제작됐을 만큼 특별한 매력을 품고 있다. 이것이 SBS TV시네마 라는 이름의 특집 드라마로 재탄생, 안방극장 시청자를 찾아왔다.

일제강점기, 동경 유학생이었던 극 중 김우진과 윤심덕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끌렸다. 그러나 이들은 둘만의 사랑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김우진에게는 대쪽 같은 아버지와 사랑 없이 결혼한 아내가 있었고, 윤심덕에게는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었다. 이에 두 사람은 일부러 멀어지려 했으나, 사랑은 결코 끊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을 향한 압박은 더 커져만 갔다. 김우진은 조국 독립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나약함이 한스러워 글로나마 뜻을 표현하려 했다. 윤심덕 역시 우리말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라면 가리지 않고 올랐다. 그러나 그들에겐 암울한 시대로 인한 아픔, 아픈 손가락처럼 결코 베어낼 수 없는 가족의 존재만 무겁게 다가올 뿐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삶'을 위해 '죽음'을 택했다. 김우진은 온 힘을 기울여 쓴 희곡 한 편을 남긴 채, 윤심덕은 라는 노래 한 곡의 녹음을 끝낸 후 함께 관부연락선 덕수환에 올랐다. 그리고 마지막일지도 모를 춤을 추고 서로에게 입을 맞췄다. "이제 쉬고 싶다"던 두 사람은 어두운 밤, 그렇게 배 위에서 함께 사라졌다.

100년 전 이 땅은, 나라 잃은 슬픔으로 그 어떤 곳보다 암울했다. 그 시대를 살던 청춘들은 아팠다. 그럼에도 예술과 사랑은 피어났다. 2018년을 사는 우리에게 100여 년 전 시대의 슬픔, 청춘의 아픔, 진흙 위 연꽃처럼 피어난 예술,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의 의미를 모두 보여준 '사의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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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찬미'는 제작 당시부터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이종석의 노개런티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는 전작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함께하며 신뢰를 쌓은 박수진 감독과 공통 관심사로 의기투합한 이종석이 단막극 활성화를 위해 몸소 나서며 성사된 일이었다. 일제강점기 배경의 소재인 만큼 한류스타로서 부담감이 작용했을 법 하지만, 이종석은 '사의찬미'의 긍정적 의도에 출연을 감행하며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종석은 극 중 김우진 역을 맡아 순식간에 시청자를 몰입시키는 집중도, 안정적인 연기력, 뛰어난 완급조절을 통해 시대극에서도 완벽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동명 작품에서 다소 유약하게 그려졌던 김우진의 캐릭터를 탈피, 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작가 김우진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실존 인물을 재조명하게 했다.

이종석은 신혜선과의 멜로신에서는 우수에 젖은 눈빛만으로 죽음도 불사한 사랑의 깊이를 시청자에 고스란히 전달했다. 단 3회 만에 첫 만남부터 죽음까지 이어지는 빠른 전개였지만 이종석이 그려낸 김우진의 세밀한 감정 변화는 보는 이들을 극으로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또 꿈을 억압당하며 자신을 드러내기에 인색했던 우진이 심덕을 만나 다시 펜을 잡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표출하게 되는 극적인 캐릭터 변화는 이종석의 유려한 연기력으로 설득력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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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은 당대 신여성의 아이콘이자,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타이틀을 가진 윤심덕으로 분해 호연을 펼쳤다. 데뷔 후 첫 시대극 도전임에도 그간 탄탄히 쌓아 왔던 연기 내공을 십분 발휘해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캐릭터의 눈빛, 감정, 모습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스토리에 맞춰 고조되는 윤심덕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고도 깊이 있게 담아내며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신혜선은 극 초반 사랑을 해본 적이 없어 감정의 깊이를 알지 못했던 심덕이 운명처럼 만난 우진을 통해 서서히 변해가는 감정들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당당하고 자존심이 강했던 심덕이 사랑을 알아가며 성숙해져 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강인함 속에 감춰져 있던 여린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눈물샘을 자극했고, 애써 밝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쓸쓸함을 느끼는 등 풍부한 연기 스펙트럼을 소화했다.

는 100여 년 전 이 땅의 가장 암울했던 시대, 그로 인해 누구보다 아팠던 청춘들, 그 안에서 피어난 붉은 꽃처럼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을 서정적인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 영상미를 통해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윤심덕과 김우진의 일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기존의 콘텐츠들과 달리, 김우진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이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탄탄하게 뒷받침한 배우들의 호연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는 3부작, 그 이상의 드라마였다.

한편 후속으로 오는 10일부터는 유승호, 조보아, 곽동연 주연의 SBS 새 월화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가 방영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