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K-POP> K-POP 이슈

[뮤직Y] 방탄소년단과 그래미 어워즈, 우리는 희망을 봤다

최종편집 : 2018-12-12 08:25:18

조회수 : 1534

[뮤직Y] 방탄소년단과 그래미 어워즈, 우리는 희망을 봤다  기본이미지
이미지

[SBS 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우리의 다음 목표는 그래미 어워즈입니다."

올 한 해 그룹 방탄소년단은 세계를 무대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눈부신 앨범 판매량이나 월드 투어 성적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방탄소년단은 세계 주류 문화의 변방이었던 아시아의 한국에서, 한국어로 된 음악이 국경을 넘어 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줬다. 그랬기에 방탄소년단이 언급했던 그래미 어워즈를 향한 목표는 비단 그들만의 것이 아닌 방탄소년단을 응원하는 모두의 것이기도 했다.

미국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가 지난 7일(현지시간)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를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은 본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앨범상, 올해의 신인상 등 4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방탄소년단은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 디자인을 한 허스키 폭스먼사가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후보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의 '러브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 디자인이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후보에 노미네이트 된 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훌륭한 성과이기에 박수를 쳐주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의 팬들에게 다소 아쉬움이 남는 건, 방탄소년단이 올해 그래미 어워즈 본상 노미네이트 자격이 충분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지

방탄소년단이 지난 5월 발표한 정규 3집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며 한국 음악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주류 시장 정상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 앨범은 언어의 장벽을 딛고,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사로잡았다는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올해의 앨범상도 내다볼만하다고 평가됐다. 동시에 방탄소년단의 '러브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은 올해 방탄소년단이 본격적인 해외 활동을 하며 거둔 결과였기에 올해의 신인상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그래미 어워즈 본상은 방탄소년단을 비껴갔다. 그래미 어워즈가 내건 올해의 신인상 후보 선정 자격에 방탄소년단이 초과하는 성적을 냈기 때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렇다면 올해의 앨범상을 비롯한 다른 부문들은 어떨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래미 어워즈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959년 시작된 그래미 어워드는 유난히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 시상식으로 평가된다. 흑인 아티스트나 상업적인 색채의 가수들이나 앨범에 대해서는 유난히 박한 대접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설적인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조차 그래미 어워드에 한 번도 노미네이트 된 적이 없다. 케이티 페리 역시 상업성이 너무 짙다는 이유로 13차례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만 됐을 뿐 수상의 영광을 거머쥔 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미국 주류 음악들의 잔치'라고 불릴 정도로 비판받았던 그래미 어워즈지만, 올해 후보 선정을 앞두고 이전보다는 진보적이고 다양성을 추구하려고 했던 흔적이 발견된다. 후보들의 연령도 전체적으로 어려졌고, 아티스트들 가운데 여성과 흑인도 눈에 띈다. 한국의 팝페라 가수 임형주도 그래미 어워즈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심사위원들의 구성만 살펴봐도, 그래미 어워즈가 문화적 다양성에서 노력을 했던 점은 엿보인다.

이미지

그럼에도 여전히 방탄소년단에게 그래미 어워즈 본상의 문턱은 높았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인 멤버들로 이뤄졌을 뿐 아니라, 한국어로 노래를 하는 그룹이다. 60년 넘게 보수적인 성격을 이어왔던 그래미 어워즈에서 외국 가수와 다른 문화에 그리 개방적이거나 유연하지 않다. 게다가 역대 이 시상식의 수상자 가운데 유독 댄스 가수들이 적다. 음악성 외에도 화려한 퍼포먼스와 댄스를 강점으로 두는 방탄소년단에게 그래미 어워즈 선정 기준은 그리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민재 음악 전문 평론가는 "그래미 어워즈 후보 선정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방탄소년단에게 언어적 한계는 분명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또 상업성과 대중성보다는 예술성에 주안점을 두고 판단하는 그래미 어워즈의 보수적인 분위기도 방탄소년단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래미 어워즈가 지난 9월 방탄소년단을 초청해 'BTS와의 대화'라는 토크 세션을 진행할 정도로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무게감 있게 인지하고 있었고, 이 점은 방탄소년단이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후보에 방탄소년단이 오른 것에 대해서도 정민재 평론가는 "한국 음악 시상식은 주로 가수들이 하이라이트를 독점하지만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뿐 아니라, 프로듀서, 엔지니어, 패키지 디자이너 등 음악계 종사자들의 성과를 두루 치하하는 시상식이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디자인이 그래미 어워즈에서 노미네이트 된 점은 심사위원들이 충분히 방탄소년단의 앨범을 관심 있게 지켜봤고, 그들의 음악성을 인지했다는 의미"라며 호평했다.

그래미 어워즈는 노미네이트 되는 것만으로도 가수로서 평생에 한번 가질까 말까 한 영광이라고 한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 되며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 댄스 장르를 주로 발표한 방탄소년단이 한국어로 된 앨범으로 그래미 어워즈의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세계를 놀라게 한 셈이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서 그들의 이름이 호명되는 게, 더 이상 허황된 꿈이 아니라는 걸 세계에 보여줬다.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