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스윙키즈', 유료 시사로 변칙 개봉?...꼼수 '눈살'

김지혜 기자 작성 2018.12.17 09:03 수정 2018.12.17 09:17 조회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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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키즈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스윙키즈'(감독 강형철, 투자배급 NEW)가 개봉 전 대규모 유료 시사를 진행해 업계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오는 19일 개봉을 앞둔 '스윙키즈'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주말 3일간 전국 규모의 유료 시사를 진행했다. 시사라고 하기에는 그 규모가 웬만한 개봉 영화의 스크린 수, 상영 횟수보다 많았다.

지난 14일 353개의 스크린에서 354회 상영, 15일 418개 스크린에서 705회, 16일에는 407개의 스크린에서 703회 상영됐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스윙키즈'는 3일간 전국 10만 989명을 동원해 주말 박스오피스 6위에 올랐다.

정식 개봉도 하기 전에 유료 시사로만 10만 명(이 중 주말 관객은 약 7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로써 지난 12일 개봉한 신작 '부탁 하나만 들어줘'의 누적 관객 수(8만 7,503명)를 뛰어넘었다. 꼼수 개봉에 불공정 경쟁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겨울대작

'스윙키즈'의 유료 시사 규모가 웬만한 다양성 영화를 능가하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500만 이상의 흥행을 노리는 이 영화의 목표에 비하면 모은 관객 수는 미비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업계의 욕을 먹어가며 유료 시사를 연 이유는 선점 효과와 입소문 때문이다.

유료 시사를 통해 관객의 관심을 얻는 데 성공한 영화는 17일 오전 현재 23.7%의 예매율로 예매율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같은 날 개봉하는 경쟁작 '아쿠아맨'(16.1%)과 '마약왕'(13.9%)을 제친 결과다.

올 겨울 극장가는 어느 해보다 치열하다. '스윙키즈', 'PMC: 더 벙커', '마약왕' 등 150억대 한국 영화 대작과 '아쿠아맨', '범블비'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동시기에 개봉한다.

가장 먼저 12월 19일 개봉을 확정하며 자신감을 드러낸 '스윙키즈'는 지난 4일 일찌감치 언론시사회를 열었다. 재미와 메시지가 어우러진 영화일 뿐만 아니라 관객 수용층이 넓은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 전망을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개봉하는 '아쿠아맨' 역시 지난 11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호평을 얻었다. 또 다른 경쟁작 '마약왕'은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의 핸디캡이 있지만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등 화려한 캐스팅, 파격적인 소재 덕분에 화제성이 높다.

아쿠아맨

'마약왕', '아쿠아맨'과 같은 날 개봉하는 '스윙키즈'는 반드시 개봉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야 하는 상황이다. 일주일 뒤 'PMC: 더 벙커'와 '범블비'가 경쟁에 가세하면 향후 판도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윙키즈'의 유료 시사회 배경에는 자신감과 초조감이 공존한다.

더욱이 올해 NEW는 '염력', '창궐' 등 제작비 100억대 영화들이 흥행에 참패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불공정 경쟁이 용인되는 건 아니다. 한 영화의 변칙 행동은 다른 영화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모든 영화가 1등을 하고 싶고, 출발선에서 5M 정도 앞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개봉일은 약속이다. 

NEW는 지난 2016년 '부산행' 개봉 당시에도 한 주 앞선 주말 유료 시사로 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아 빈축을 샀다. 천만 흥행에 성공하고도 흠집을 남긴 셈이다.

올 겨울 극장가는 어느 해보다 개봉 편수가 많다. 모든 영화가 스크린 하나라도 더 배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봉도 하기 전부터 꼼수가 난무한다면 업계의 물은 더럽혀질 수밖에 없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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