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한국 영화, 추석 악몽 재현?...하정우 구원투수 될까

김지혜 기자 작성 2018.12.26 18:05 수정 2018.12.27 09:01 조회 415
기사 인쇄하기
한국 영화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여름, 추석에 이어 연중 최고 대목 중 하나로 꼽히는 겨울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 시즌 모두 전통적으로 한국 영화가 강세를 보였던 만큼 현 상황은 충격적이다. 지난 19일 '마약왕', '스윙키즈'가 '아쿠아맨'과 나란히 개봉해 1라운드를 치렀다.

초반에는 예상대로 '마약왕'이 1위를 달렸다. 그러나 3일 만에 '아쿠아맨'이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마약왕'와 '아쿠아맨'에 밀려 3위 자리에 머물러있던 '스윙키즈'는 개봉한 지 두 달이 넘은 '보헤미안 랩소디'에게도 쫓기기 시작했다.

지난 25일, 할리우드 대작 '범블비'가 경쟁에 가세해 박스오피스 판도가 또 한 번 흔들렸다. '아쿠아맨'이 50만 7,956명의 일일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한 가운데 '범블비'가 44만 1,902명을 동원해 2위로 데뷔한 것. 1년 중 가장 많은 일일 관객 수를 기록한다는 크리스마스에 한국 영화가 외국 영화에 박스오피스 1,2위를 내준 것은 최근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관객 수는 24일 96만 3,880명, 25일 188만 4,741명에 그쳤다. 지난해(24일 207만3,268명, 25일 203만 2,614명)와 비교하면 30% 이상 관객 수가 감소했다. 여기에 한국영화 관객은 82만 7,308명, 외화 관객은 202만 1,313명을 기록했다.

아쿠아

전체적으로 관객 수가 하락한 가운데 외화의 초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신작 '범블비'는 개봉일인 25일 전국 1,016개 스크린에서 4,650회 상영됐다. 최다 상영 횟수, 최다 좌석수(84만 석)을 차지하며 좌석점유율 1위(27.2%)에 올랐다. 그러나 확보한 좌석에 관객이 들어찬 지수를 가리키는 좌석 판매율 부문에서는 '아쿠아맨'이 67.5%로 1위를 지켰다.

개봉 첫 주 92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손익분기점(370만 명) 돌파에 빨간불이 켜졌던 '스윙키즈'는 주말과 성탄절을 기점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59.9%의 좌석 판매율을 기록했다. 한국 영화 중에서는 1위였다.

'마약왕'은 개봉 첫 주 160만 관객을 동원하기는 했지만, 현재 예매율이 6위(4.8%)까지 떨어져 손익분기점(400만 명) 돌파가 위태해졌다.

오늘(26일) 하정우, 이선균 주연의 'PMC:더 벙커'가 개봉하며 겨울 극장 3라운드가 막을 열었다. 개봉 전야부터 예매율 1위에 오르며 흥행 시동을 걸었다.

'PMC'의 등장에 '스윙키즈'와 '마약왕'은 스크린 다수를 뺏기게 생겼다. 개봉 2주 차에 예매율 4위(10.5%)와 6위(4.8%)에 그친 것이 문제다

피엠씨

그러나 'PMC' 역시 안심할 수는 없다. 현 추세로 봤을 때 개봉일 박스오피스 1위 등극은 확실해 보이지만, 이 흐름을 주말까지 이어 가야 한다. 체험 액션이라는 장르에 대한 10~20대 관객의 호응은 뜨겁지만, 이 열기가 40~50대 중장년층까지 확산될지가 의문이다. 뚜껑을 연 이상 믿을 것은 관객 입소문뿐이다.

제작비 150억 규모의 한국 영화 여러 편이 동시기에 개봉한 현 상황은 지난 9월 추석 대전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물괴', '명당', '협상', '안시성'이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했으나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안시성'이 유일했다. 할리우드 저예산 영화 '서치'의 뒷심에 발목이 잡힌 한국 영화는 동반 부진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굽혔다.

추석 영화의 실패는 '재미'가 갈랐다. 대작, 스타 캐스팅에 관객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 결과였다. 올겨울 한국 영화도 관객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한 결과물로 초반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PMC:더 벙커'가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bada@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