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SBS스페셜' 유령처럼 사라진 비트코인 "실제로 돈 벌었다는 사람 없다"…그 실체는?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18.12.31 00:13 수정 2018.12.31 08:26 조회 8,973
기사 인쇄하기
스페셜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비트코인의 실체는 정말 없을까?

30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2018 고스트 머니'라는 주제로 우리 사회를 강타했던 암호화폐 열풍의 전말을 조명했다.

올해 1월 우리나라 비트코인 가격은 2천만 원을 상회했다. 그리고 암호화폐 투자는 노다지로 불렸다.

하룻밤에 일확천금의 수익을 얻었다는 인증부터 기존 금융시스템과 화폐 질서가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올해 초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문주용 씨는 "주식을 모르는 사람도 비트코인을 했다. 한창 장이 좋을 때는 3천만 원을 투자해서 단 2분 만에 4천만 원의 수익을 얻었다"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그는 "수백억 벌었다, 누가 수익을 내서 퇴사를 했다더라 라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런데 실제로 수익을 얻었다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극히 일부만이 수익을 냈다"라며 한순간 유령처럼 사라진 비트코인에 대해 말했다.

비트코인 광풍은 부작용을 만들어냈다. 실제 투자자들은 "학교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들여다보고 있었다. 24시간 내내 보고 있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다른 주식 시장과 달리 24시간 장이 열려있고 쉽게 접할 수 있다는 특성상 젊은 층들이 많은 투자를 했다.

한 투자자는 "비트코인으로 8천7백만 원을 투자하고 2주 만에 4억이 됐다. 2주간 꿈을 꾼 거다. 로또가 되면 이런 기분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보면 쭉 떨어져서 현재는 14원 정도가 된다. 지금 1억이 759만 원 정도가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돈에 대한 감각이 없어졌다. 1억이라는 돈이 없다고 생각하고 기다려보자 했는데 진짜 1억이 없어지더라"라며 "서울의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 같았다.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우스웠다. 거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 우스웠는데 지금은 나 자신이 우습게 느껴진다"라고 한탄했다.

그가 활동했던 비트코인 관련 단체 대화방은 이제 썰렁하기만 하다. 텅 빈 전자지갑을 공유하며 서로를 위로할 뿐.

암호화폐 투자로 번 수익금으로 슈퍼카를 구입한 사람도 있었다. 나민영(33) 씨는 그전까지는 돈을 열심히 저축해서 모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소액으로 경험해본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했다. 그리고 나름의 소확행도 누렸다.

수익금이 생기면서 그는 이전에는 엄두도 못 냈던 애장품도 구매했다. 하지만 무언가 늘 불안했다.

나민영 씨는 "잠자는 시간이 아까웠다. 내가 자는 동안 가격이 더 올라있으면 어쩌지 초조함, 돈을 번다는 기쁨보다는 스트레스가 컸다"라며 "결과적으로 오늘까지 투자한 금액을 비교해보면 수익금은 마이너스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비트코인 광풍이 불던 올해 초 비트코인 투자를 종용하던 사람들을 만났다.

신의 두뇌로 불리는 암호화폐 인플루언서는 당시 비트코인이 1억까지 오른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강의 내용은 틀린 게 맞다. 전망을 잘못해드린 거다. 비트코인이 계속 오르다 보니 브레이크가 없었다. 그때부터는 나도 속고 종 교화된 느낌이다. 냉정하게 돌아보면 거품이었다는 게 맞는 거 같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틀린 게 맞지만 시간이 지나 미래에는 맞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다"라며 애매하게 말했다.

또 다른 인플루언서 황규훈 씨. 그는 "피범벅이다. 피바다다 이 바닥이. 나도 거품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었다. 이제는 거품이 증명됐기 때문에 현실을 받아들이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비트코인의 기반인 블록체인의 장기적인 기술 가능성은 믿고 있다라며 어느 누구를 설득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 로저 버는 암호화폐가 화폐의 기본 단위가 될 것이라 예상하며 비트코인의 투자를 부추겼다.

하지만 그는 "1년 미만으로 지켜본 사람들만 비관적인 전망을 한다. 올해 초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상용화된다면 비트코인은 분명 더 많은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국내 블록체인 전문가 박창기 대표,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 "그런 현상은 모든 경제계에 다 나타난다. 2008년 부동산 버블 때도 사람들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꺾였다. 이것은 비트코인에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신기술을 맞이하는 통과의례이다. 과도하게 투자를 했다가 거품이 꺼지는 과정이고 자정 작용이 일어나고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금융 질서로 자리 잡는 과정이다"라고 그럴싸하게 포장했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은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 한 전문가는 "비트코인은 고위험 고수익의 전자 자산이다. 고변동성의 자산이기 때문에 도박성을 띨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돈을 밝힌다는 것은 돈에 휘둘리는 삶이 아닌 돈을 다루는 역량을 키우는 삶을 말한다.

한국 재무심리센터 대표 신성진 씨는 "돈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살아가면서 우리 영향을 미치는 돈에 대한 공부는 안 한다. 남들이 그렇게 벌었다고 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힘과 지혜가 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기르는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