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한국 영화는 외화에 완패했다…최악의 성적표

김지혜 기자 작성 2019.01.02 12:14 수정 2019.01.02 14:26 조회 1,651
기사 인쇄하기
마약왕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겨울 극장의 한국 영화 필승 신화가 깨졌다.

2018년 12월부터 1월까지 이어진 겨울 시즌, 한국 영화의 부진 속에 외화가 신승을 거뒀다. 12월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47.2%로 역대 12월 가운데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영화 점유율이 78.2%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심한 침체다. 2011년 이후 한국 영화가 외화에 겨울 흥행 왕좌를 내준 것도 처음이다.

한국의 주요 투자배급사는 매년 성수기 시즌인 여름과 겨울 자본력과 역량을 총집결한 대작을 선보인다. 올겨울엔 '스윙키즈', '마약왕', 'PMC: 더 벙커'가 겨울 흥행을 노리고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했다.

1월 2일 현재 '마약왕'은 183만 명, '스윙키즈'는 132만 명, 'PMC'는 137만 명을 모으는 데 그치며 손익분기점 돌파가 어렵게 됐다.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들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350~400만 명 사이다.

12월 19일 개봉한 '마약왕'와 '스윙키즈'는 평일 관객 수가 10만 명 이하로 떨어지며 박스오피스 하위권으로 쳐졌고, 12월 26일 개봉한 'PMC'는 박스오피스 2위를 지키고 있지만, 관객 하락세가 시작돼 분위기가 좋지 않다.

신과함께

지난해 동시기 '강철비', '신과함께-죄와 벌', '1987' 세 편으로만 1,400만 관객을 극장에 불러모았던 것과 비교하면 올겨울 극장가의 한국 영화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반면 외화는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아쿠아맨'은 누적 관객 380만 명을 돌파하며 DC 원작 영화 중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배급사 워너브라더스코리아는 '신비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240만 명)의 부진까지 만회했다.

20세기 폭스사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연말 극장가의 최대 수혜주가 됐다. 10월 31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10주 차에 박스오피스 3위로 역주행하며 불사조급 흥행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12월 개봉한 한국 영화를 비롯한 신작 외화까지 제치고 좌석판매율 1위를 수성 중이다.

보랩

한국 영화의 겨울 흥행 실패는 대작의 과열 경쟁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기획의 실패와 재미의 부재가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톱스타를 내세운 대작 제작은 성수기 시즌 계속된 흐름이다. 올 겨울 한국 영화는 완성도와 재미면에서 관객을 만족시킬만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이들을 피해 개봉 시기를 조절한 영화도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관객의 외면을 받으며 극장의 관객 수마저 급감했다. 예산이 큰 영화일 수록 톱스타와 톱감독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꼼꼼하고 치밀한 기획과 제작이 요구된다."라고 전했다.

ebada@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