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한 현장]"이 유쾌한 DJ가 PD라고?"…이재익의 '정치쇼', 이제 이게 정치쇼

최종편집 : 2019-01-02 18: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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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펀한 현장]"이 유쾌한 DJ가 PD라고?"…이재익의 '정치쇼', 이제 이게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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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이재익의 정치쇼, 이제 이게 정치쇼다"

평일 오전 10시 5분 방송되는 SBS 러브FM(103.5MHz) '정치쇼'는 좀 특이한 시사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보통 시사프로들이 정치인, 평론가, 기자 등이 DJ를 하곤 하는데, '정치쇼'는 현재 같은 채널에서 오후에 '김성준의 시사전망대'를 연출하고 있는 이재익PD가 DJ를 맡고 있다. 현역 PD가 자신이 연출하는 프로그램도 아닌 다른 프로그램의 DJ를 하는, 한국 라디오 역사상 전무후무한 경우다. 이재익PD는 SBS 라디오국에서 '하루 두 탕'을 뛰고 있는 셈이다.

분야가 같다고 해도 연출자와 DJ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고, 게다가 한 울타리가 아닌 별개의 두 프로그램라 일이 두 배다.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SBS가 이재익PD에게 이런 '막중한' 임무를 맡긴 이유는 확실하다. 정치시사는 물론이거니와 그 밖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를 재미있게 풀어낼 줄 아는 이PD의 입담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재익PD는 여러 권의 책을 낸 소설가이자, 영화 '목포는 항구다', '원더풀 라디오' 등을 쓴 시나리오 작가다. 현재는 '정치쇼' DJ이자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PD로서 정치시사 프로그램을 맡고 있지만, 그에 앞서 , '투맨쇼' 등을 연출했던 만큼 유머를 아는 사람이다. 여기에 인기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를 오랫동안 만들어 오며 영화에 관련한 지식도 상당하고, 학창시절에는 밴드에서 활동했던 만큼 음악에도 일가견이 있다. 이재익PD에게는 그야말로 '다재다능'이란 말이 어울린다.

그래서 SBS 라디오국에서는 이재익PD에게 두 개의 프로그램을 믿고 맡겼다. 결과는 '대박'이다. 이재익PD 특유의 '흥'이 유쾌한 '정치쇼'를 만들었다. 웃을 일 없는 정치 이야기를 하는데, 듣고 있자니 웃음이 터져 나온다. 내용이 가벼워서가 아닌, 심각한 내용도 유쾌하게 전달하는 이재익PD만의 능력 때문이다. 그러니 청취자 반응은 당연히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

라디오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지만, 정식 DJ로서는 보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이재익PD를 만나러 '정치쇼' 라디오부스를 찾아갔다. 그 자리에는 "이재익의 정치쇼, 이제 이게 정치쇼"라고 래퍼처럼 라임을 살려 말하는 유쾌한 '잭PD'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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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치쇼'의 임시 DJ를 하다가 정식 DJ가 됐다. 이제 진행한 지 보름 정도 됐는데, 해보니 어떤가?

이재익PD: 처음 임시DJ로 갑자기 '정치쇼'를 하게 됐을 때, 제일 부담스러웠던 부분은 기존 게스트들과의 케미였다. 절반은 모르는 분들이었는데, 그분들과 갑자기 방송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 걱정됐다. 보름 정도 해보니, 이제 합이 잘 맞는 거 같다. 다행히 청취자의 반응도 좋다. 방송 재미있다고 말씀들 해주셔서 감사하다.

Q. 임시 DJ로 끝나지 않고 정식 DJ 자리를 꿰찼다. 타프로그램 연출을 하고 있는 PD한테 DJ자리를 제안하는 게 일반적인 일이 아니지 않나.
이재익PD: 나도 이렇게 될지 예상 못했다. 원래 라디오 PD는 생방송을 많이 해서, 휴가를 가거나 공백이 생기면 PD들끼리 대타로 일을 해주곤 한다. 처음 '정치쇼'에서 며칠 대타를 부탁하길래, 당연히 연출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DJ더라. 내가 하는 팟캐스트를 듣고 진행해 볼 생각 없냐고 제안했던 거다. 그렇게 '정치쇼' 임시 DJ를 했다. 하루 이틀 하다가 그만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일주일이 되고, 정식 DJ까지 됐다. 자기 프로그램이 있는 연출자가 다른 프로그램의 진행까지 하는 경우는 나도 처음 본다.

Q. 그만큼 회사에서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두 프로그램을 다 소화하기에 업무적으로 벅찰 거 같다.

이재익PD: 쉽지는 않다. 그래도 회사 차원에서 AD를 급하게 구해줬다. 또 '정치쇼' PD가 '시사전망대'를 도와주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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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라디오 연출과 DJ, 해보니 뭐가 다르던가?

이재익PD: 진행할 땐 지금만 생각한다. 10초 뒤, 30초 뒤, 상대방의 이야기가 끝난 다음, 내가 무슨 질문을 던져야 할까, 이 말이 맞는 건가, 그런 순간의 생각들을 이어간다. PD로서 밖에 나가 있으면 그림 전체를 파악한다. 대화의 리듬이나 방송의 흐름 같은 걸 크게 본다. 두 업무 다 매력 있는데, 진행이 연출보다 더 긴장되는 일인 거 같다. 영화로 치자면, 훨씬 무서운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진행은 '스릴만점'이다.

Q. '정치쇼'가 이재익PD를 만나 훨씬 유쾌하고 재미있어졌다는 호평이 많다. 방송을 들어보니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흥이 넘치더라.

이재익PD: 원래 성격이 흥과 애교가 많다. 일할 때도 그런 면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처음에 '정치쇼' 임시 DJ를 할 때, 제작진이 편하게 하라 길래 정말 부담 없이 내 마음대로 했다. 그게 한 주 더 이어졌고, 급기야 정식 DJ 자리까지 앉았다. 아무래도 이게 시사 프로그램이라 회사 내 많은 분들이 지켜본다. 그러다 보니 내 방식대로 계속 밀고 갈 수 없어 정식 DJ가 된 후 초반에는 조용하고 얌전하게 진행했다. 그러니 이번엔 제작진이 재미없다며 원래대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게 지금의 '정치쇼'다. 지금이 딱, 일부러 더 흥을 내지도, 일부러 자중하지도 않은, 내가 편하게 할 수 있는 색깔의 방송이다. 앞으로도 이 정도의 톤으로 '정치쇼'를 이끌어갈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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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런 '정치쇼'만의 유쾌한 색깔을 말해주는 게 "이제 이게 정치쇼"란 말인 거 같다. '이재익의 정치쇼'의 라임을 따라 만든 말이라 재밌기도 하고 랩처럼 귀에 쏙쏙 박히더라.

이재익PD: 내가 힙합을 좋아한다. 요즘 래퍼들이 이렇게 리듬을 바꿔 말장난을 많이 친다. 그걸 따라 해 봤다.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아 다행이다.

Q.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마냥 재미만 추구할 수 없는 게 시사프로그램 아닌가. 예민한 정치 사회 분야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하니, 아무래도 DJ로서 발언에 신경이 많이 쓰일 거 같다.

이재익PD: 신경 안 쓴다면 거짓말이다. 걱정되는 부분은 '균형'이다. 보수와 진보 사이의 균형, 정당 사이의 균형 등에 굉장히 신경이 쓰인다. 예전에는 이런 정치적인 이슈만 생각하면 됐는데, 요즘엔 그 범위가 커졌다. 세대, 성별, 계층 등 속해있는 집단마다 대립하는 성향이 강해져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심각하게 표현하면 혐오가 되고, 느슨하게 표현하면 대립이 된다. 자칫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편향적이라고 욕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더 신경 쓰고 조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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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PD, DJ,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여러 방면에서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데, 그런 다재다능함의 비결은 뭔가.

이재익PD: 여러 일을 계획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그동안 관심 갖고 해오던 일들이 쌓인 거다. 중학생 때부터 습작해서 20대 초반에 처음 책을 냈다. 그게 내 경제활동의 첫 시작이었다. 책을 쓰고,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게 내가 돈을 번 첫 일이었다. 그러다 회사생활을 하게 됐고, 음반회사, 광고회사를 거쳐 지금의 SBS에 입사했다. 회사에서 라디오PD로 일하고, 퇴근 후에 소설을 썼다. 그 책이 영화화 되다 보니 시나리오 작업도 하게 됐다. 7년 전 회사에서 뉴미디어 대응 차원으로 팟캐스트를 만들어보라 해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던 경험을 살려 '씨네타운 나인틴'이란 팟캐스트 제작을 시작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최장수 팟캐스트가 됐다. 그러다 보니 또 영화 관련 일들이 들어왔다. 모든 일을 갑자기 해낸 게 아니다. 하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쌓인, 연결 선상의 일들이다.

Q. 그 모든 것들의 공통점은 '이야기' 인 거 같다. 라디오는 말로, 책은 글로, 영화는 영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 아닌가.

이재익PD: 내가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소설을 썼던 게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해서다. 말로서의 이야기도, 글로 쓰여진 것도, 영화로 만들어진 장면도, 모든 종류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 가운데 라디오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가장 오래된 매체다. 그리고 가장 끝까지 살아남을 매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라디오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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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또 도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분야인가.

이재익PD: 난 망설이지도 않고, 계획도 없다. 하고 싶으면 그냥 한다. 최근에 다시 흥미를 느끼고 시작한 분야는 작곡이다. 장비도 구입해 곡을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전문적으로 해서 커리어를 쌓으려는 건 아니고, 그저 취미일 뿐이다. '정치쇼' 로고송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Q. '정치쇼'의 DJ로서, '시사전망대'의 PD로서, SBS를 대표하는 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 책임이 막중할 거 같다.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하는 목표가 있는가.
이재익PD: '시사전망대'는 오랜 전통이 있는 SBS의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이다. 이슈 당사자와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던 방식에서, 요즘의 트렌드에 맞춰 이슈에 대해 사람들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쪽으로 프로그램 색깔이 바뀌었다. '정치쇼'는 거기에 좀 더 엔터테인먼트적인 재미를 주려 한다. 누구나 들으면 신나고 재미있는 시사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청취자가 웃으면서 들을 수 있는 시사프로그램을 만들자는 게 내 목표다.

[사진=백승철 기자]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