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빅픽처] 프레디 머큐리가 다 했다…이변과 감동의 '골든글로브'

김지혜 기자 작성 2019.01.07 14:21 수정 2019.01.07 15:22 조회 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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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디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프레디 머큐리 열풍이 미국의 대표적인 시상식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무난한 수상 결과를 내며 오스카 트로피를 향방을 점치게 만들었다.

6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그린 북'은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보헤미안 랩소디'는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그린 북'(감독 피터 패럴리)는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과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까지 3관왕에 올랐다. 영화를 연출한 피터 패럴리 감독은 동생인 바비 패럴리와 함께 1990년대 '덤 앤 더머',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등을 만들며 '화장실 유머'의 1인자로 각광받았다.

'그린 북'은 그가 만든 유일무이한 휴먼 드라마 영화다. 피터 패럴리 감독은 무대에 올라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드림웍스와 포커스 그리고 프로듀서 옥타비아 스펜서에게 감사를 전한다. 비고 모텐슨과 마허샬라 알리 두 사람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린다 카델리니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린 북

주최 측이 시간제한을 알리는 음악을 띄우자 피터 패럴리는 "잠시만요!"을 외치며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돈 셜리와 토니 발레롱가에 대한 진심 어린 헌사를 남겼다.

'그린 북'은 하늘이 내린 천재 뮤지션이라는 극찬을 받은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와 백인 운전사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가 남부 투어를 함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

두 남자의 우정을 통해 1960년대 미국을 지배하고 있던 인종차별에 일침을 가하고 따뜻한 감동의 메시지까지 전하는 수작이다.

그러나 개봉 직후 돈 셜리 박사 유족이 언론을 통해 "'그린북'은 전부 거짓말이다. 제작진이 고인의 뜻을 무시하며 발레롱가 아들(닉 발레롱가)의 말만 믿고 함부로 영화를 만들었다"라고 항의하고 나서 논란이 일었다. 이날 피터 패럴리는 실존 인물 두 사람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영화 외적인 논란을 잠재우는 모습이었다.

보랩

드라마 부문 작품상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몫이었다. 강력한 경쟁작이었던 '스타 이즈 본'을 제친 결과였다. 전 세계적인 흥행에 비해 작품성 면에서 혹평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던 만큼 이번 수상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다. 무대에는 프로듀서, 배우를 비롯해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한 퀸의 멤버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도 올랐다. 그야말로 잔칫집이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국내에서 전국 960만 관객을 돌파하며 두 달 넘게 장기 상영 중이다. 골든글로브 효과에 힘입어 천만 돌파도 확실시된다.

앞서 라미 말렉은 이 영화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으며 프레디 머큐리에게 영광을 돌렸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은 딕 체니 부통령을 연기한 '바이스'의 크리스찬 베일에게 돌아갔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은 '더 페이버릿'의 올리비아 콜맨, 드라마 부분 여우주연상은 '더 와이프'의 글렌 클로즈에게 돌아갔다.

올해로 73살이 된 글렌 클로즈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감격에 겨운 듯 한동안 자리를 일어나지 못했다. 무대에 올라 눈시울을 붉힌 글렌 클로즈는 40년이 넘는 자신의 배우 여정을 회고하며 후배 여배우들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특히 어린 시절 무하마드 알리를 보며 꿈을 키웠다는 그녀의 수상 소감은 배우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다.

로마

외국어영화상 부문도 이변 없는 결과가 나왔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넷플릭스 제작의 '로마'는 내달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를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 역시 이 부문을 겨냥하고 있어 흥미로운 경쟁이 예상된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뮤지컬코미디 부문과 드라마 부문으로 나뉘어 시상되는 것을 고려하면 아카데미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보헤미안 랩소디', '블랙팬서' 등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작품을 오락 영화로 치부할 수 있어 주요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분야를 나누지 않고 최종 10편 내외의 작품상 후보를 선정한다. 남녀연기상 역시 분야 구분 없이 각 부문 5명의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4일 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수상자(작)-

■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 '보헤미안 랩소디'(감독 브라이언 싱어)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 글렌 클로즈('더 와이프')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라미 말렉('보헤미안 랩소디')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그린 북'(피터 패럴리 감독)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올리비아 콜맨('더 페이버릿')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 크리스찬 베일('바이스')
여우조연상: 레지나 킹('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남우조연상: 마허샬라 알리('그린 북')
장편애니메이션상: '스파이더맨 : 인투 더 스파이더-벌스'
외국어영화상: '로마'(감독 알폰소 쿠아론)
감독상: 알폰소 쿠어런 감독('로마')
각본상: 닉 발레롱가, 브라이언 커리, 피터 패럴리('그린 북')
음악상: '쉘로우(Shallow)'('스타 이즈 본')
주제가상: 저스틴 허위츠('퍼스트 맨')

■ TV 시리즈

드라마 작품상: 디 아메리칸즈
드라마 여우주연상: 산드라 오('킬링이브')
드라마 남우주연상: 리차드 매든('보디가드')
뮤지컬코미디 작품상: '더 코민스키 메소드'
뮤지컬코미디 여우주연상: 레이첼 브로스나한('마블러브 미스 메이슬')
뮤지컬코미디 남우주연상: 마이클 더글라스('더 코민스키 메소드')
미니시리즈 작품상: '더 어쌔시네이션 오브 지아니 베르사체:더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미니시리즈 여우주연상: 패트리샤 아퀘트('이스케이프 앳 댄모라')
미니시리즈 남우주연상: 대런 크리스('더 어쌔시네이션 오브 지아니 베르사체:더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남우조연상: 벤 위쇼('베리 잉글리시 스캔들')
여우조연상: 패트리시아 클락슨('샤프 오브젝트')
세실 B.드밀 상: 배우 제프 브리지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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