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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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Y' 위암 투병중인 대구 지하철 참사 유족…알고 보니 모든 것이 거짓말?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19.01.18 22:00 조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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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대구 지하철 참사 유족이라더니 모든 것이 거짓말? 

18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대구 지하철 참사 유족을 사칭한 한 남자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김경태(가명)씨는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로 가족을 모두 잃고 사고 이후 10년 식물인간으로 지내다가 기적적으로 눈을 떴다는 것. 또한 위암 투병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를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은 그를 향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런데 김경태 씨는 어느 날 연락을 끊어버리고 SNS 계정도 모두 없애버렸다는 것. 

그의 이러한 행동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특히 그는 교회를 옮겨 다니면 비슷한 일들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경태 씨는 한 교회에서는 교인의 금품을 훔치고 교회 헌금까지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제작진은 김경태 씨의 고향을 찾았다. 그리고 대구 지하철 참사가 있었던 중앙로에서 희생자들의 명단을 찾았다. 

하지만 희생자 명단 중 김경태 씨의 아버지 김준수라는 이름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제작진은 경태 씨의 지인들을 찾았다. 지인은 "머리가 좋았다. 동생하고 아버지하고 셋이 산다. 어머님은 안 계신 것 같고 아버지와 동생이 있다"라고 증언한 것. 

이에 제작진은 다시 경태 씨의 집을 찾았다. 그리고 제작진은 집 앞에서 한 눈에도 경태 씨와 꼭 닮은 한 중년의 남자를 만났다. 그리고 그 남자가 집으로 들어간 후 그 집에서 나오는 경태 씨를 목격했다. 

특히 사고 트라우마 때문에 지하철을 탈 수 없다던 경태 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은 김경태 씨를 만나 그가 말한 아버지 김준수 씨가 대구 지하철 참사의 희생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김경태 씨는 어떤 변명도 없이 급히 달아났다. 

이에 제작진은 끈질기게 김경태 씨를 쫓았다. 제작진은 "대체 왜 사칭을 한 거냐. 아픈 건 맞냐?"라고 물었다. 

결국 김경태는 걸음을 멈추며 "잘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뭐 신고할 거냐? 난 처벌받는 거냐"라고 물었다. 

또한 그는 "3중 교통사고를 당해 CRPS를 앓고 있다. 이것만은 사실이다"라며 "교회에서 아프면 성금을 준다고 해서 진단서를 내밀었는데 아무도 믿어주지를 않더라"라고 자신이 이런 거짓말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리고 그는 직접 배와 등의 상처를 보여주며 고통을 완화하는 기계를 몸속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가 아픈 걸 아무도 안 믿어줬다. 내가 더 큰 사고를 당했다고 해야 믿어줄 것 같아서 거짓말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구에서 산 적도 없고 서울에서만 살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주장했던 대구 지하철 참사의 유족이라는 것도 거짓, 친척이 보상금을 빼앗았다는 것도 거짓, 위암을 앓고 있다는 것도 모두 거짓이었다. 

전문가는 "허언증의 일종인 인위성 장애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현실에서 자기가 제한한 것을 공상하거나 거짓말을 섞어서 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의 이런 행동에 대해 전문가는 "누군가의 아픔을 도용해서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좋은 형태로 계속 사기를 쳐온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경태 씨를 믿고 그를 도왔던 제보자를 만났다. 제작진은 제보자에게 김경태 씨가 이야기했던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을 전했다. 이에 제보자는 충격에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도와줄 수 없었던 것에 대해 항상 마음의 빚이 남아있었는데, 그렇게 사람 뒤통수를 칠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후원자는 "글로 봤을 때는 진실해 보였다. 이번 일로 죽는다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정말 죽는다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믿기 힘들 것 같다"라며 이번 일로 상처를 크게 받았다고 전했다. 

김경태 씨는 "내내 가슴속이 답답했다. 목사님하고 다들 만나면 사과하겠다. 너무 죄송하고 얼굴 볼 면목이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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