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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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Y] '그린 북', 가까워진 오스카…안팎의 논란 암초 될까

김지혜 기자 작성 2019.01.21 12:33 수정 2019.01.21 14:18 조회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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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북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그린 북(감독 피터 패럴리)이 각종 시상식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수상 전망을 밝히고 있다.

'그린 북'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프로듀서 조합상(PGA)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할리우드 프로듀서 조합이 선정하는 이 상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높은 일치율을 보이며 '오스카 바로 미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미국 프로듀서 조합상(PGA) 수상작인 '셰이프 오브 워터'를 비롯해 '허트 로커', '킹스 스피치', '아티스트', '아르고', '노예 12년' 등 지난 10년간 총 8개의 수상작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일치했다. 그런 만큼 '그린 북'의 이번 수상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게다가 '그린 북'은 지난 1월 6일 열린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린 북'은 하늘이 내린 천재 뮤지션이라는 극찬을 받은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와 백인 운전사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가 남부 투어를 함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

현재까지의 분위기를 보면 아카데미 작품상은 '그린 북'과 '스타 이즈 본', '로마'의 3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작품성 측면에서는 '로마'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멕시코 영화라는 것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린 북

'그린 북'의 경우 영화 안팎의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돈 셜리의 유가족은 각본을 쓴 닉 발레롱가가 실존 인물의 동의 없이 영화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닉 발레롱가는 1980년대에 이미 돈 셜리의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닉 발레롱가는 지난 2015년 무슬람 혐오 트윗을 올린 사실이 밝혀져 곤혹을 치렀다. 당시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가 뉴저지에 살고 있는 수많은 이슬람교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9.11 테러에 환호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한 것에 닉 발레롱가가 "이같은 말에 100% 동의한다"라는 의견을 SNS에 올린 것이 문제가 됐다.

발레롱가는 이 트윗이 최근 논란이 되자 SNS 계정을 삭제하고 사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린 북'에서 돈 셜리를 연기한 마허샬라 알리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이슬람교도다.

피터 패럴리 감독의 과거 행적도 논란이 되고 있다. 영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998) 촬영 당시 배우들 앞에서 성기를 꺼내 보인 사실이 알려진 것. 이에 대해 피터 패럴리 감독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물론 이같은 논란이 수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과거에도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배우나 감독이 후보에 올랐지만 아카데미 위원들은 작품성과 연기력만을 평가해 트로피를 안겼다. 성범죄에 연루돼 지탄을 받았으나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 케이시 애플렉이 대표적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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