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공명, 첫 영화에 천만이라니..이러면 반칙이지

강선애 기자 작성 2019.02.07 17:07 수정 2019.02.07 17:13 조회 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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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천만 배우'.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명예로운 타이틀이다. 천만 명의 관객을 여러 번 끌어모으는 배우들도 있지만 그건 극히 일부일 뿐, 천만 관객은 우주의 기운까지 끌어모아야 가능하다고 할 만큼 달성하기 힘든 수치다.

배우 공명은 그 어려운 일을 첫 상업영화 주연작에서 해냈다. 자신의 얼굴이 박힌 영화 포스터가 대형 영화관에 걸린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다던 '영화 초짜'가, '극한직업'을 통해 단번에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공명은 마약반 5인방의 요절복통 잠복 수사기를 그린 영화 '극한직업'에서 막내 형사 재훈 역을 연기했다. 5인방의 코믹 케미가 영화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했던 이 영화에서 공명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큰 키와 멀끔한 얼굴의 순둥이 막내 같은 이미지와 달리, 눈치 없이 열정만 넘치고, 마지막에는 통제불능의 엉뚱한 모습까지 드러내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소화하며 천만 영화의 기폭제가 됐다.

공명은 2013년도에 데뷔해 지난 수년간 크고 작은 드라마에 주역으로 얼굴을 비쳐왔다. 하지만 작품 복이 없었던 것인지 출연작들이 인기를 끌지 못했고, 자연히 공명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영화 쪽에서도 저예산 위주로 소소하게 출연해 왔던 탓에 대중에게 자신을 제대로 어필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극한직업'으로 제대로 한 방 터뜨렸다. 천만 배우 등극과 함께, '공명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 새삼 느낄 정도로 배우로서 확실한 이정표를 세웠다.

충무로의 새로운 천만 배우, 드디어 '작품 복'까지 얻은 신예 공명을 만났다.

(참고로 이 인터뷰는 영화 개봉 전에 진행됐음을 알린다. 고로, 공명은 '극한직업'이 천만 영화가 될 줄 감히 상상도 못 하던 시절이었다.)

공명

Q. '극한직업'이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다. 감회가 남다를 거 같은데.
공명: 제가 카메라 앞에서 처음 연기를 한 게 영화였다. 인권영화,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들을 찍었고, 상업영화도 참여한 적은 있다. 그런데 '극한직업'처럼 이렇게 큰 상업영화는 처음이다. 포스터에 제 얼굴이 있다는 게 기분이 남다르다. 길거리 버스에도, 영화관에도 붙어있더라. 이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이런 걸 기대하고 들어간 건 아니지만, 제가 큰 영화에 출연했다는 걸 요즘 새삼 느낀다.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자랑스러워 하신다.

Q. 영화가 시사회 때부터 계속 반응이 좋았다. 흥행에 욕심나지 않나?
공명: 이런 상업영화는 처음이라, 흥행의 기준에 대해서 잘 모른다. 다만 한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극한직업' 형, 누나들과 무대인사를 오래오래 하고 싶다. 그러려면 장기 흥행이 되어야 하는 건데..(웃음) 작년 8월에 크랭크업을 하고, 영화 개봉 홍보 일정까지 공백이 길었다. 그래서 빨리 형, 누나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5인방의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 작년에 촬영을 할 때도, 지금 영화 개봉으로 함께 하면서도, 형 누나들과 함께 하는 순간순간이 그냥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

Q. 막내라 예쁨을 많이 받았나 보다.

공명: 막내여서 저만 더 챙겨줬다기보단, 서로가 서로를 계속 챙겼다. 촬영하며 같이 붙어 있는 시간이 많아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내가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가 계속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공명

Q. 그토록 좋았던 네 명의 형 누나들.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자랑 좀 해달라.
공명: 류승룡 선배님에게 정말 감사한 건, 선배님이 현장에서 주도한 다도(茶道)로 인해 저희가 더 끈끈해졌다. 촬영장에 도착해 메이크업을 받은 후, 너도나도 선배님 주변에 둘러앉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렇게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눴고, 그러다 보니 저도 스스럼없이 선배들한테 다가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촬영하며 승룡 선배님을 '형님'이라 불렀는데, 그럴 정도로 정말 편하고 친했다. 선배님 집에도 자주 놀러 가 자녀들과도 같이 놀곤 했다.

하늬 누나를 만난 이후로 제 이상형이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하늬 누나는 정말 다재다능하고 지혜롭다. 엄마처럼 다른 사람을 잘 챙겨준다. 제가 딱히 '이상형'이라 할 만한 여성상이 없었는데, 하늬 누나처럼 운동 좋아하고 같이 레저를 즐길 수 있고 말이 잘 통하는 여성이라면, 그런 게 제가 바라는 '이상형'이 아닐까 싶다.

선규 형은 정말 착해서 제가 '천사'라고 할 때도 있다. 착한 매력이 넘치는 형인데, 그 선한 영향력으로 저희를 이끌어가는 게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선규 형은 저희를 더 끈끈하게 했던 거 같다.

동휘 형은 (서)강준 형과 '안투라지'를 함께 해서 전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츤데레' 매력이 있다. 저와 가장 가까운 나이라 교감할 게 많았다. 센스와 감각이 남다른 형인데, 또 진중한 매력도 넘친다. 저와 다른 선배님들과의 나이, 경험의 차이를 동휘 형이 중간에서 잘 잡아줬다.

Q. 그렇다면, 그런 좋은 선배들 밑에서 공명은 어떤 후배였나?
공명: 전 솔직히 아무것도 안 했다.(웃음) 그랬는데도 선배들한테 그런 사랑을 받아 기분 좋고 행복했다. 제가 원래 좀 애교스럽고 형들한테 많이 안기는 스타일이라, 다가가는 데 있어 더 거리낌이 없었다. 선배님들이 저의 그런 부분들을 좋아해 주시지 않았나 싶다.

Q. 선배들이 연기에 대해서도 조언해줬나?

공명: 연기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주셨다. 가장 늦게 '극한직업'에 합류했는데, 제가 가니까 다들 "드디어 마약반 5형제가 뭉쳤다"면서 좋아해 주셨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먼저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스스럼없이 말해주셨고, 그러다 보니 저도 편하게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었다.

공명

Q. 영화 속 재훈은 허당스러운데 열정이 넘치는 막내 형사다. 그런 재훈과 실제 자신을 비교하면 어떤가?
공명: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재훈이 마약반 신입 형사이듯, 전 다른 선배들에 비해 나이도 어리고 연기경력도 한참 아래다. 그래서 제 모습을 재훈에게 많이 녹이려고 했다. 저희 다섯이 만났을 때의 제 모습이, 어떻게 보면 재훈과 많이 비슷하다. 얼마 전에 '런닝맨'에 다 같이 나갔었는데, 저희 5인방의 케미와 각자의 매력이 고스란히 나왔다. 영화처럼 실제도 다섯 명이 모여있으면 재밌다.

Q. 재훈 캐릭터의 가장 강렬했던 부분은, 영화 말미에 마약에 취해서 발생하는 상황들이었다. 소위 '약 빨았다'는 표현에 딱 어울리는 코믹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공명: 사실 그 장면이 재밌을 거 같으면서도 걱정이 많이 됐던 부분이다. 마약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들을 참고하면서 준비를 많이 했다. 걱정과 고민을 안고 갔던 현장에서 '정신을 놔버리자'는 생각을 하며 연기에 임했다. 결과물을 보면, 제 연기보다도, 이병헌 감독님의 디렉션과 동휘 형의 애드리브로 재밌는 장면이 탄생한 거 같다.

Q. '극한직업'을 통해, 배우로서 받고 싶은 평가가 있다면?
공명: '극한직업'으로 공명이란 배우를 많은 분들한테 알리게 된다면 너무 기분이 좋을 거 같다. 감독님과 승룡선배님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다섯 모두이고, 그 다섯을 같이 보다 보면 재훈도 보일 거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관객들이 저희 다섯 명을 다 봐주시고, 그 안에 제가 잘 녹아들었다는 생각을 해주시면 좋을 거 같다.

Q. 공명이란 배우가 알려지면 좋겠다는 마음은, 스스로 인지도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건가?

공명: 그런 건 없다. 드라마를 여러 개 하면서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거에 대한 불안함이나 조급함이 없냐고들 묻는데, 그런 마음은 전혀 없다. 성격이 무덤덤한 편이라 그런 생각을 잘 안 한다. 불안함과 조급함보다는, 지금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사는 성격이다. '극한직업'으로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다. 이런 좋은 작품으로 절 알릴 수 있다면 더 기쁠 뿐이다. 그냥 그런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공명

Q. 그렇게 긍정적이고 무덤덤한 성격이라면, 요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건 뭔가. 자신만의 소확행이 있다면?
공명: 운동과 레저를 정말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스쿠버 다이빙에 빠졌다. '극한직업' 촬영이 끝나고 바로 드라마 '죽어도 좋아'에 들어갔는데, 그게 12월에 촬영이 다 끝났다. 끝나자마자 짬을 내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러 다녀왔다. 작년에 하늬누나 때문에 처음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하게 됐는데, 그게 지금 내 삶에서 행복감을 주는 것 중 하나가 됐다. 정말 좋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Q. 공명에게 '극한직업'의 독수리 5형제가 있다면,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멤버로서도 5형제 아닌가.
공명: 서프라이즈라는 이름의 배우 그룹으로 데뷔한 지 6년 정도 됐다. 4년간 같이 숙소 생활을 하며 쌓은 우정에, 지금도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해준다. 서프라이즈 멤버들은 피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정말 친형제 같다. 다들 연기를 하다 보니, 누가 작품 들어가면 그걸 모니터하고 냉정하게 평가해 준다. 이번에 신년회를 했는데 '극한직업'이 재밌고 잘 될 거 같다고 응원해 줬다.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정말 좋은 거 같다.

Q. 친동생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룹 NCT 멤버 도영이 친동생이지 않나. 공명 관련 기사에 도영의 팬들이 남긴 응원 댓글이 많더라.
공명: 동생 팬분들이 저희를 '동형제'라 부르며 좋아해 주신다. 그거 또한 감사하다. 저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할 땐 꼭 동생의 음악을 선곡하곤 한다. 동생이 함께한다는 것도 든든하다.

Q. '극한직업'으로 이제 본격적인 충무로 첫발을 뗐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공명: 예전부터 작품을 선택하며 어떤 가이드라인을 잡지 않았다. 그저 한 작품 한 작품 그때 그때 제 자신에게 충실하고자 했다. 이번 '극한직업'이 많은 분들에게 "공명이란 배우가 있었어?"라고 느끼게 할 만한 첫 시작일 수 있는데, 거기에 의미를 두기보단 앞으로도 묵묵히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아직까진 신인이라 생각하고 많은 캐릭터를 맡고 싶을 뿐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열심히 해나가다가 10년쯤 지나 뒤돌아보고, 그때 앞으로의 제 방향성을 생각해보고 싶다. 지금은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묵묵히, 그저 진실되게 연기하고 싶다.

공명

[사진=백승철 기자]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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