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윤세아 "결혼? 아직도 뜨거운 사랑 꿈 꿔요"

강선애 기자 작성 2019.02.18 13:37 수정 2019.02.18 13:43 조회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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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아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저보고 '빛승혜'래요. 빛승혜가 웬 말인가요. 하하하. 깜짝 놀랐어요. 아이돌도 아닌데 말이에요. 절 그렇게 예쁘게 봐주셨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하죠. 이 행복, 그냥 누리고 즐길래요."

윤세아는 JTBC 드라마 'SKY캐슬'로 얻은 애칭에 기분 좋은 부끄러움을 드러냈다. 걸그룹 멤버 이름에나 붙을 '별빛', '빛'이란 단어가 자신이 연기한 노승혜 캐릭터를 수식한다는 것에 소녀처럼 신기해했다.

배우는 자신이 가진 흰색의 도화지 위에 계속 새로운 캐릭터의 색깔을 덧입히는 직업이다. 윤세아는 'SKY캐슬'에서 노승혜 역을 맡아 평소 자신의 모습을 말끔히 지웠다. 각종 예능에서 춤추기 좋아하고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시선을 모았던 그녀가, 우아한 성격에 똑 부러진 모성애를 가진 노승혜로 완벽히 변신했다. 단정한 머리와 품격 있는 스타일링으로 상류층의 외형을 드러냈고, 한껏 낮춘 목소리 톤과 완급을 조절한 연기 호흡으로 노승혜를 완성했다.

노승혜의 가장 큰 매력은 가정을 위해 자신을 헌신, 그러면서도 진심으로 자녀들의 마음을 먼저 돌볼 줄 아는 '워너비 엄마'라는 점이었다. 계급사회 피라미드의 정점에 서기 위해 자식들을 닦달하는 남편 차민혁(김병철 분)으로부터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 아이들을 지켰다. 아직 결혼도, 출산도 해보지 않은 윤세아는 가상의 인물인 노승혜를 매력적인 엄마로 현실 속에 구현해냈다.

윤세아

Q. 실제 세아 씨는 싱글이잖아요. 남편도 아이도 없는. 왜 노승혜란 역할에 끌렸나요?
윤세아: 배우라는 직업이 재밌는 게, 제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아 볼 수 있다는 거죠. 사람 사는 게 다 같을 수 없잖아요? 새로운 사람을 공부하고, 그가 되어보는 게 정말 재밌어요. 특히 'SKY캐슬'은 작품이 너무 재밌어서 대본을 손에서 떨어뜨리지 못했어요. 노승혜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겉보기엔 다복해 보이잖아요? 예쁜 아이들이 셋이나 있고.

Q. 겉보기에만 그랬지, 노승혜네 가정은 가부장적이고 욕망이 큰 차민혁 때문에 불화가 심했잖아요. "왜 저런 남편과 굳이 살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요.
윤세아: 남편이든 아이들이든, 모든 건 사랑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노승혜가 왜 이런 남편과 사는지에 대해 고민하며, 이 남자의 좋은 면을 보려고 애를 많이 썼어요. 어떻게 보면, 차민혁은 굉장히 가정적인 남자예요. 항상 칼퇴근하고, 꼬박꼬박 집에 들어와서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나름 아이들 공부도 봐주죠. 남편들이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물론 그릇된 방법이긴 했지만, 그런 차민혁의 마음을 노승혜는 알 거고, 고맙게 느낄 수도 있겠다 여겼어요. 그런 이해의 바탕에서 이들의 부부관계가 유지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죠.

Q. 그럼 노승혜의 남달랐던 모성애는 어떻게 공감했어요?

윤세아: 저희 엄마와 저의 관계를 많이 생각했어요. 제가 세리(박유나 분) 같은 딸이었고, 저희 엄마가 승혜 같은 엄마였거든요. 제가 자라온 시간들, 엄마를 속상하게 했던 기억들을 떠올렸고, 엄한 아버지와 재기발랄한 딸 사이에서 고민했을 엄마의 모습들을 생각해 봤어요. 제 뒷바라지해 준 엄마를 떠올리니 울컥한 적이 많아요. 특히 극 중 클럽에 간 세리를 찾아 노승혜가 이태원 거리를 헤맬 때, 세리가 전화를 뚝 끊어버리는 장면은 저의 과거를 보는 거 같아 엄마가 느꼈을 마음이 제게도 온전하게 전해졌어요. 엄마 생각이 정말 많이 났죠. 집에 가서 엄마를 꼭 끌어안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드렸어요.

윤세아

Q. 실제 성격은 노승혜와 많이 다르잖아요. 세아 씨가 얼마나 밝은 성격인지 그동안 여러 번 예능프로그램에서 공개된 바 있고, 이번 'SKY캐슬'을 함께 했던 배우들도 현실의 윤세아가 밝음을 많이 억누르고 노승혜를 연기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더라고요.
윤세아: 그래서 노승혜를 연기하는 게 답답하긴 했어요. 코르셋을 입고 연기하는 기분이었죠. 또 김병철 선배님 옆에서 연기하면, 자꾸 절 혼내는 신이 나오니까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모기처럼 나와요. 선배님의 연기와 텐션이 너무 좋아서, 그 옆에서 긴장한 노승혜의 연기가 절로 나왔어요.

Q. 김병철 씨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요?
윤세아: 호흡이 정말 좋았죠. 서로 의지도 많이 하고 배려도 많이 했어요. 극 중 부부 사이가 제일 안 좋은 집안이었는데도, 연기합이 좋아 그게 블랙코미디로 재미있게 잘 표현된 거 같아요. 김병철 선배님이 연기를 정말 잘하세요. 연기할 때 제가 보지 못한 장면들, 예를 들어 차민혁이 집에서 쫓겨난 다음에 주차장 쪽으로 들어오려 했던 장면 같은 거요. 방송을 보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방식이 잘못됐지만 차민혁 나름대로는 노력한다고 한 걸 텐데, 얼마나 서러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김병철 선배님이 신을 잘 살리신 거 같아요. 실제 선배님의 성격은 온화하고 여려요. 진중하고요. 그런 분이 차민혁이란 전혀 다른 인물을 정말 잘 표현하셨죠.

Q. 딸 세리 역의 박유나, 쌍둥이 아들 기준 역의 조병규, 서준 역의 김동희까지, 아들딸들과의 호흡은 어땠어요?

윤세아: 어디서 많이 본 애들처럼 처음부터 느낌이 너무 편했어요. 아이들이 절 '엄마'라고 부르는 걸 미안해하더라고요. 서로 호칭을 '엄마', '아들', '딸'이라 부르며 잘 지냈어요. 이번 작품에 출연한 아이들이 다 연기를 편하게 잘 하더라고요. 캐릭터에 편하게 접근하고 가볍게 연기로 표현하는 게 새로웠어요. 물론 그만큼 많이 준비했기에 가능한 연기였겠죠. 애들이 너무 잘하고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윤세아

Q. 염정아 씨와는 같이 하는 두 번째 작품이었는데, 서로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윤세아: (염)정아 언니는 정말 털털한데 여린 성격이에요. 연기할 때 어떻게 그렇게 돌변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언니랑은 원래 친해서 서로 편하게 연기했어요. '같이 또 작품 하면 재밌겠다'라는 말만 나눴었는데, 실제로 같은 작품을 하게 돼 서로 기뻐했죠. 전 실제 정아 언니가 아이들을 훈육하는 모습에서 노승혜를 많이 봤어요. 언니한테 배운 게 많아요. 정아 언니를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서로 노력하고 응원하고 도와주는, 좋은 분위기의 촬영장이었어요.

Q. 노승혜의 명장면 중에서 딸을 때리려는 차민혁에게 "내 딸 건들지 마!"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여려 보이는 노승혜가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돌변한 눈빛과 목소리에서 깜짝 놀랐거든요.
윤세아: 그 장면이 대본에는 '야!!!!!!!' 라고 여러 개의 느낌표로 쓰여 있었어요. 어떻게 소리를 질러야 하나 고민 많이 했죠. 그러다 그런 소리침이 나왔는데, 감독님이 "짐승 같은 울부짖음이 나왔다"며 좋아하셨어요. 소리 한 번 질러서 분위기를 평정했다고. 칭찬받아 기뻤죠 뭐.(웃음)

Q. 노승혜의 스타일도 화제였죠. 화려한 의상도 의상이지만, 갈색빛 똑 자른 단발이 노승혜의 기품있고 소신 있는 성격을 말해주는 거 같았어요.

윤세아: 노승혜 하면 반듯한 느낌이 먼저 들었어요. 그래서 정돈된 헤어, 한결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스타일링이 좋겠다고 생각했죠. 노승혜는 제가 이제껏 맡았던 배역과 확연히 달랐어요. 그런 걸 이미지적으로 잘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시청자가 그렇게 받아들인 거 같아서 다행이죠.

윤세아

Q. 아역 배우들이 '엄마'라고 부르기 미안해했을 정도로, 동안 외모와 몸매의 소유자잖아요. 평소 자기관리는 어떻게 해요?
윤세아: 제가 많이 움직이는 편이에요. 집에서 강아지랑 잡기 놀이하는 걸 좋아하는데 거의 극기훈련 수준으로 움직여요. 춤도 배우고 필라테스도 꾸준히 하고요. 꼭 소화시키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고, 이번 작품 때는 금주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확실히 술을 안 먹으니 뱃살이 들어가더라고요.

Q. 특별히 'SKY캐슬' 때문에 금주를 한 건가요?
윤세아: 'SKY캐슬' 세트장이 춥고 건조해서, 유난히 피곤함을 많이 느꼈어요. 이게 나이 탓인가 싶어, 평소 패턴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에 금주를 했죠. 원래는 술자리를 좋아해요. 사람 만나고 맛있는 안주 먹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Q. 이번 작품으로 아내, 엄마의 역할을 제대로 해봤잖아요. 혹시 결혼관이나 미래의 배우자상, 육아방식 같은 거에 생각이 바뀐 부분은 없나요?
윤세아: 결혼관이나 이상형이 바뀐 건 없어요. 딱히 그런 기준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연기도 해보고,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이 많아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 그런지, 이미 제가 결혼을 해 본 느낌이에요.(웃음) 아직도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결혼을 해서 '내 편'이란 걸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요. 저도 언젠가 결혼이란 걸 경험하겠죠?

Q. 2019년의 시작을 좋게 열었는데, 올해 계획이 있다면요?
윤세아: 딱히 잡아둔 계획은 없어요. 그냥 또 일상으로 돌아가 재밌는 거 찾으면서 살다 보면, 또 좋은 작품이 들어올 거라 생각해요. 아직 안 해본 게 너무 많아요. 전 죽을 때까지 연기할 거니까, 계속 시켜만 주시면 재밌게 해 보일게요.

[사진제공=스타캠프202]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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