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Y] '어쩌다 결혼', 미투 최일화 통편집 불가능했던 속사정

최종편집 : 2019-02-19 09:43:22

조회수 : 1135

[시네마Y] '어쩌다 결혼', 미투 최일화 통편집 불가능했던 속사정  기본이미지
이미지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2018년 미투 논란의 중심에 섰던 최일화가 영화에 등장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어쩌다 결혼'(감독 박호찬, 박수진)을 통해서다. 미투 논란의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가 활동을 재개한 것은 처음이다. 관객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질 여지가 다분하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속사정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엄연히 따지면 활동 재개가 아니다. 배우로 인해 뜻하지 않게 피해를 입은 영화가 뒤늦게 개봉하는 경우다.

'어쩌다 결혼'은 제작비 4억 원으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다. 저예산 및 다양성 영화 육성을 목적으로 기획되었으며, 충무로의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기도 하다.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는 2017년 9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어쩌다 결혼'을 촬영했고, 2018년 봄 개봉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 무렵 최일화의 미투 논란이 불거졌다. 개봉을 연기했다. 그리고 지난 발렌타인 데이(2월 14일)에도 개봉을 준비했으나 또 한차례 연기했다.

이미지

최일화 이슈에 대한 심사숙고였다.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는 재촬영에 대한 고민을 했다. 스태프와 배우를 모으고 재촬영하는데 제작비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이 필요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왜 배우의 출연 분량을 통편집을 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BA엔터테인먼트는 "최일화가 맡은 역할은 주인공의 아버지였다. 최대한 덜어낸다고 했지만 이야기 전개에 지장을 주는 장면까지는 편집할 수는 없었다."라고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장원석 대표는 "이 영화가 최일화 씨의 복귀나 활동 재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미투 사건 이전에 촬영해둔 영화를 1년이 지나 개봉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신인 감독과 배우 발굴을 위해 시작된 영화의 취지를 살리고 영화에 뜻을 함께하며 동참해 주신 분들을 위해서 제작사는 더 이상 개봉을 연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영화의 모든 제작진과 관계자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 미투 운동은 계속되어야 하고, 변함없이 지지할 것이다"라고 개봉 과정을 둘러싼 송구스러운 마음을 거듭 밝혔다.

최일화는 지난해 2월 문화계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당시 스스로 자신의 성추행 이력을 밝히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BA엔터테인먼트 입장 전문-

'어쩌다, 결혼'은 2017년 9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촬영된 저예산 영화입니다. 당시에는 최일화씨의 미투 문제가 전혀 대두되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초에 최일화씨가 미투 당사자로 배우 활동을 중단하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제작진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배우의 출연 분량을 완전히 편집하거나 재촬영 하지 못한 채 개봉하게 된 점 진심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제작진은 할 수 있는 선까지 최일화씨 분량을 최대한 편집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인물이 맡은 역할이 주인공의 아버지인 만큼 이야기 전개에 지장을 주는 장면까지는 편집하지 못했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사의 결정으로 상처 받았을 모든 분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는 상업 영화 제작과 함께 영화 산업의 다양성 있는 발전을 위해 다양성 영화 또한 꾸준히 제작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결혼' 역시 저예산 및 다양성 영화 육성을 목적으로 기획되었으며, 충무로의 신인 감독과 신인 배우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함께 뜻을 모은 상업영화 스태프들과 중견 배우분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영화에 참여해주셨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다, 결혼' 개봉으로 인한 최일화씨 미투 피해자 분들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여러 차례 모색해 보았지만, 재촬영 이외에 뚜렷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재촬영을 위해 스탭, 출연진을 다시 모이게 만드는 것은 제작 여건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일단, 다같이 모여서 재촬영을 하기에는 스탭, 배우분들의 스케줄이 여의치 않았고, 순제작비 4억 원으로 제작된 저예산 영화의 특성상 제작비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하여 다시 촬영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본 영화는 애초 2018년 봄 개봉을 목표로 제작되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개봉을 두 차례 연기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수진, 박호찬 감독을 비롯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신인 배우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소개할 기회를 잃었습니다. 신인 감독과 배우 발굴을 위해 시작된 영화의 취지를 살리고 영화에 뜻을 함께하며 동참해 주신 분들을 위해서 제작사는 더 이상 개봉을 연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최일화씨의 복귀나 활동 재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이미 미투 사건 이전에 촬영해둔 영화를 1년이 지나 개봉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어쩌다, 결혼'을 개봉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다시 한 번 거듭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영화의 모든 제작진과 관계자는 미투 운동을 지지합니다. 미투 운동은 계속되어야 하고, 변함없이 지지하겠습니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