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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故 이미란 씨 마지막 음성 공개

강경윤 기자 작성 2019.03.06 07:31 수정 2019.03.06 08:22 조회 21,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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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수첩 방용훈 조선일보 이미란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2016년 9월 1일 새벽 스스로 한강에서 생을 마감한 故 이미란 씨의 마지막 음성이 공개됐다. 고인은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동생이자 코리아나 호텔 방용훈 사장의 아내로, 사망 전 유서와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PD 수첩'은 방용훈 사장의 아내 이미란 씨의 사망사건을 추적했다. 이미란 씨는 사망 당일 뭔가를 결심한 듯 무거운 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을 나선 뒤 한강으로 향했다. 고인은 사망 전 친정오빠인 이승철 씨에게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썼는데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겁은 나는데 억울함을 알리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어요."라는 음성메시지를 남겼다.

고인은 유서를 쓴 뒤 이를 사진으로 찍어서 여러 사람에게 파일로 전송했다. 남편인 방용훈 사장이 유서를 없앨까 봐 우려됐던 것으로 짐작된다. 유서에서 고인은 "제 시도가 실패해 살아남을 경우 방용훈이란 남편이 어떤 가혹행위를 뒤에서 할지 죽기로 결심한 두려움보다 그게 더 무섭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故 이미란 씨가 사망하기 전 4개월 간 자택 지하실에서 지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유서에 담겨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에서 고인은 "4개월 간 지하실에서 투명인간처럼 지냈으며 강제로 끌려서 내쫓긴 그날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사망 불과 열흘 전 고인의 자택으로 사설 구급차가 왔고, 자녀들이 강제로 고인을 차에 태우려다가 한차례 경찰까지 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전직 가사도우미는 "사모님이 안 나가려고 소파를 붙잡자 (자녀들이) '손 찍어버려, 손 잘라버려'라고 외쳤다."고 증언하면서 "자기네(나머지 가족들)는 1층에서 친구들하고 파티처럼 밥을 먹고 음식을 먹어도 깔깔댔지만 사모님은 지하실에서 아침에 고구마 2개, 달걀 2개 먹고 나중에는 입에서 썩은 내가 올라올 정도로 속이 비어 있었다."고 충격적인 진술을 했다.

故 이미란 씨의 죽음을 통해 충격적인 결혼생활이 드러났지만, 수사기관의 사건 처리는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럿 발견됐다. 경찰이 이미란 씨 큰 딸과 큰 아들을 공동존속상해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공동존속상해 혐의보다 형량이 가벼운 강요죄로 죄명을 변경해 기소했다.

또 이미란 씨 사망 이후 2016년 11월 1일, 방용훈 회장과 그의 아들이 고인의 친언니 집으로 찾아가 각각 얼음도끼와 돌을 들고 행패를 부린 것에 대해서도 용산경찰서는 방용훈 사장에게 불기소(혐의 없음)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사건 처리 과정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경찰 출신 변호사는 CCTV 화면을 보고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부친이 흥분해서 배달통을 발로 차고 아들이 말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출신 변호사는 "방용훈이 누군지 다 아는데 사건을 아무한테나 주지 않는다. 과장 팀장들이 누가 관련된 어떤 사건이니까 네가 조사하라고 지정해준다"며 외압 가능성을 제기했다.

'PD수첩'에서 방용훈 사장은 "남들이 가정사를 어떻게 다 알겠나. 내가 왜 이런 걸 당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부인이 죽고, 이모가 고소를 하고, 이게 상식이냐. 할머니가 애들을 고소하고, 그 이유는 왜 안 따져보냐."면서 고인과의 가정불화 원인이 친정이었다는 점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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