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과외선생과 사라진 네 모녀 "순교자와 박해자의 구도"…사망 사건과의 관계는?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19.03.10 00:36 수정 2019.03.10 16:57 조회 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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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세 자매의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함 씨였을까?

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한 남성과 함께 사라진 세 자매와 어머니의 사연을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세 자매와 사라진 과외교사-구원자인가 파괴자인가'라는 부제로 함명주라는 남자와 함께 사라진 이들의 사연을 조명했다.

함명주는 5년 전, 정욱 씨의 집을 찾았다. 그는 정욱 씨의 아내와 같은 교회에 다니다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그는 딸에게 과외를 해주며 가까워졌다. 하루는 정욱 씨의 아내가 함 씨가 자신의 채무를 대신 갚아줘서 지낼 곳이 없어져 자신들의 집에 들이자는 것이다.

정욱 씨는 하루만 머물게 하자는 제안해 제안을 수락했지만 함 씨는 나갈 생각을 안 핬고, 이에 아내도 함 씨를 그냥 집에 머물게 두자고 했다는 것. 이후 정욱 씨와 그의 아내는 함 씨로 인해 다툼이 일어났고, 정욱 씨는 아내에게 손지검까지 하게 됐다.

그런데 이날 정욱 씨 앞에서 세 딸과 아내, 그리고 함 씨까지 모두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이들은 한 펜션에 머물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펜션에 온 지 1달째 정욱 씨 아내의 동생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누나가 위독하다는 것.

정욱 씨 아내의 동생은 "아이들은 2층에서 엄마가 떨어졌다. 침대에서 떨어졌다는 말만 계속했다. 함명주랑 누나만이 그때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욱 씨 아내는 병원에 실려간지 10일 만에 뇌출혈로 숨지고 말았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와 딸들의 이름 앞으로 온 우편물들을 받았다.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수많은 독촉장이었다. 딸들은 각자 수천만 원의 대부업을 통해 돈을 빌렸던 것. 이후에 딸들은 아버지가 가정폭력을 일삼는다며 어머니의 죽음에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정욱 씨는 세 딸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큰 딸을 찾는 한 정수기 업체와 연락이 닿았고, 그곳에서 알려준 주소지로 딸을 찾아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정욱 씨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큰 딸의 이름으로 정수기가 신청되어있던 곳의 집주인인 20대 여성인 이지혜 씨의 자살 이야기였다. 그리고 정욱 씨는 그 여성의 자살 현장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이 함 씨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지혜 씨의 부모는 함 씨가 피아노 전공자인 딸에게 유명한 작곡가라고 접근을 했고, 돈을 받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지혜 씨가 돈을 돌려받기로 했던 날 자살을 했다는 것.

정욱 씨에게는 자신이 명문대 출신의 작가라고 밝혔던 함 씨는 다른 곳에서는 또 다른 이력으로 자신을 소개했던 것. 그리고 세 자매와 이지혜 씨는 모두 자신의 이름 앞으로 커다란 채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들의 비극에 함 씨가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경찰은 함 씨에 대해 "주민등록도 말소되어 있고 명의로 있는 휴대전화도 나오는 게 없다. 경찰에 입건된 내용도 없고 생활 반응이 전혀 안 나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함 씨 주변에는 또 다른 실종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함 씨와 함께 사라진 사람이 세 자매만이 아니라는 것. 또한 세 자매의 주변인들은 "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고 했더니 없던 일로 하자고 하더라"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어머니 장례 후 외삼촌 집에 머물던 세 자매는 자기들끼리 살겠다며 다시 집을 나갔다. 이에 가족들은 함 씨와 함께 세 자매가 다시 사라진 것이 아닐까 걱정했다. 하지만 큰 딸은 "그냥 우리끼리 숨어 사는 거다"라고 변명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세 자매의 소재를 찾는 중 둘째 딸이 전입신고가 되어 있는 집을 찾았다. 이에 집주인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다. 도대체 왜 우리 집에 모르는 사람이 전입신고가 되어 있는 거냐"라며 "돈도 몇 백이나 빌렸던데. 남자가 애들 앵벌이 시키다가 죽이거나 그런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리고 세 자매 중 둘째 딸의 계좌는 함 씨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축 할 수 있는 단서들이 나왔다. 또한 통장의 거래 내역을 본 전문가는 "이게 정상적인 거래냐 하는 생각이 든다. 돈이 들어올 때마다 빈번하게 돈이 나간다"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정욱 씨는 막내딸만이라도 구하고자 미성년 약취 유인죄로 함 씨를 신고했지만, 세 자매가 모두 함 씨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증언에 이 사건은 조사 한번 없이 각하됐다.

취재 중 정욱 씨는 경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세 자매의 소재가 파악되어 가출인 수배가 해지되었다는 것. 경찰은 "어디 있는지는 말할 수 없다. 세 자매는 안전하게 잘 있다. 아버지의 과거부터 지속적인 폭력 때문에 어느 누구와도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건강 상태에 대해 묻자 경찰은 "의사가 아니라 모르겠다. 잘 걷고 잘 말했다. 목발 안 짚고 휠체어를 안 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의심점에 대한 해소는 형사과에서 해줘야 될 부분이다. 대출이나 대포폰, 위장 전입에 대한 건은 본인에게 확인했다. 자세한 내용은 보안상 알려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제작진에게 첫째 딸 한솔 양이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방송에서 자신을 찾는 것을 알고 놀랐다는 것. 이에 제작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한솔 양은 "지금 나는 잘 지내고 있다. 날 왜 보고 싶어 하는지 궁금하다. 난 이 사건 때문에 너무 힘들다"라며 "우리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면 모르겠는데 판단을 하지 못하는 나이가 아닌데 아무 이유 없이 아빠를 안 만나는 게 아니다"라며 모든 것이 아빠의 폭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폭행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유독 격양된 모습으로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전문가는 다른 의견을 냈다. 전문가는 "딸과 아빠의 휴대폰 대화 내용은 평범하면서도 친밀감이 느껴졌다"라며 이들 부녀와 부부의 관계가 가정 폭력이 있는 가정과는 달라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돈을 요구하는 딸의 전화 내용에 대해서도 "집을 못 들어갈 정도의 무서운 아버지라면 그렇게 통화를 하지 않는다. 아빠에 대한 거부 반응이나 두려움이 별로 없어 보인다"라고 했다.

한솔 양은 현재 함 씨와 함께 살고 있지 않으며 어머니의 죽음과 함 씨는 무관함에 대해 여러 번 강조했다. 이에 전문가는 "한솔 양이 함 씨를 대하는 것은 순교자와 박해자의 구도이다"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은 함 씨 가족을 만나러 갔다. 이에 함 씨의 아버지는 함 씨와 함께 영생을 믿는 종교의 신도였고 이후 종교 문제로 서로 헤어졌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 때 네 모녀와 이지혜 씨, 그리고 함 씨가 소개한 또 다른 과외 선생까지 모두 이 종교의 신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현재는 그 종교에서 제명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세 자매가 썼던 일기장에는 특이점이 발견됐다. 주기수 목사는 "아이들을 종교적으로 지배를 못하면 그런 행동이 안 나온다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김태경 교수는 "신앙 일지를 보면 이들이 영적으로 엄청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매들에게 함 씨는 초월적인 존재였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 딸을 기다리는 정욱 씨는 "아이들이 잘 살고 있다면 나도 아이들을 더 이상 찾을 일이 없다. 그런데 그게 아니잖냐. 아이들이 지금 너무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지 않냐. 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의 앞날이 너무 뻔하다"라며 "나만 욕먹고 나만 희생해서 애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일반적인 실종 사건과 다른 세 자매의 실종 사건에 대해 경찰이 조금 더 세심하게 다뤄주기를 부탁했다. 또한 "실종된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들, 그리고 또 다른 가족에게 피해가 나오지 않기 위해 끝까지 함 씨를 지켜볼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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