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SBS스페셜' 바짓바람 시대 "SKY캐슬 속 차교수, 진짜 아버지들 대변"…자녀들이 원하는 '1등 아빠'는?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19.03.11 00:16 수정 2019.03.11 08:26 조회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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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자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1등 아빠는 어떤 아빠일까?

10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바짓바람 시대-1등 아빠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이 시대의 아빠들에 대해 조명했다.

입시지옥 대한민국에서 아빠의 역할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자녀의 입시를 위해서는 조부모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필수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빠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이에 많은 이들은 "아빠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하는 아이들이 잘 되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아빠의 역할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상한 씨는 두 아들의 아빠다. 그는 두 아들의 공부를 과목별로 체크하고 있다. 그는 "학원 선생님들의 프로필이라든지 선배들을 통해 조사를 해서 학원이나 과외를 알아봤다"라며 "거기서 부족한 게 있다면 생빚을 내서라도 과외를 시켜서 더 올려놓고 싶다"라고 말했다. 아빠가 자신의 목표에 대해 아이들의 SKY입성을 꼽았다. 그는 "S는 뺐다. 연고대 아니면 성대나 서강대, 한양대까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아들은 "실제 공부에서 아빠의 역할이 많이 도움은 안 된다. 지금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데 여기서 더 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큰 아들은 "아빠가 욕심이 많아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제 발전을 위해서 해주시는 거라 그대로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성한 씨는 교육에 관심이 있는 아빠들과 교류를 하며 많은 정보와 조언을 얻었다. 그는 "물질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이 아빠가 해줘야 할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고1 딸을 둔 김주식 씨는 입시 설명회를 찾았다. 그의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집에서 직접 딸을 가르쳤다. 문학, 논술, 영어 등 과목을 불문하고 딸의 학습을 관리했다. 김주식 씨는 "어느 날 우리 아이가 되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수학을 60점을 받았더라. 그때 정신이 번쩍 들고 불안해졌다"라며 "이대로 공부를 해서 우리 아이가 욕심대로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아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고 말했다.

고3 자녀를 둔 이태일 씨는 딸을 위해 직장까지 옮겼다. 그리고 명문 사립 고등학교 목표로 한 뒤부터 더욱 바빠졌다. 그리고 결국 딸은 명문 사립고에 합격했다. 이에 딸은 "아빠가 도와줘서 많이 도움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태일 씨는 "엄마가 다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아빠의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저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자녀 둘을 둔 성형외과 의사인 김준호 씨는 "스카이캐슬의 차 교수라는 인물이 가장 공감이 되었다. 가장 진짜 아버지의 마음을 대변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평등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려고 해도 좋은 역과 나쁜 역이 있다. 어찌 보면 계급 사회이다. 피라미드의 어떤 위치일 수도 있다"라고 했다.

바짓바람에 대해 전문가는 "학생부 종합전형이라고 하는 제도의 비울이 상당히 커가고 있다. 수능이나 내신 성적만으로 대학을 가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아버지가 할 수 있는 능력들이 생겼다. 그렇다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겠냐"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몇 해 전 스칸디 대디라는 표현이 유행했다. 아빠와 자녀가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것인데. 이것이 바짓바람을 휘두르는 아빠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문가는 "아빠가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데 현재 현실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방향의 대세를 더욱 강도 있게 추종하는 상황이 되면 자녀가 부모에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아빠가 교육에 관심을 안 갖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좋은 학벌을 얻기를 바라는 성형외과 의사 김준호 씨는 "네가 지금 하는 고생이 제일 적은 고생이다. 가장 적은 고생으로 쉽게 얻을 수 있는 거니까 힘들어하지 마라"라며 "아버지 입장에서 보면 벼랑 끝일 수 있다는 걸 아는 거다. 그러니까 간절한 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는 "한국 사회 학벌주의를 남자들이 사회생활을 하며 더 절감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 회사, 학교에서도 학벌은 보증수표처럼 통하는 거기 때문에 이 티켓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거다"라고 분석했다.

서울대와 포항공대에 자녀를 입학시킨 아빠 배운철 씨는 "자녀 교육할 때 학교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녀들에게 정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배운철 씨는 아이가 관심 있는 분야를 공략했다.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책을 사주고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어떤지 제안했다. 그리고 결국 아이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플래시 게임을 만드는 것들을 정리했고, 이는 영재고에 지원할 때 포트폴리오가 되었다.

2014학년도 수능 만점을 받은 원유석 군은 "아버지가 좋은 공부법을 알려줬다"라고 밝혔다. 이에 원유석 군의 아버지는 "사전을 주면서 한 단어를 10번씩 써봐라. 나도 함께 했다. 그래서 사전을 총 11번을 봤었다"라며 "암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습관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좋은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들은 그걸 잘한 거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아들을 위해 늘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줬다. 체득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아이들의 거울이 된 것이다.

이날 제작진은 160명의 서울대생들을 통해 설문조사를 했다. 다수의 학생들은 아버지로부터 심리적인 안정을 얻었다고 했다. 아버지와의 갈등은 거의 없었으며, 자신의 성적에 대해 너그럽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은 아빠에 대한 이미지는 "롤모델, 내 편, 울타리"라고 했다.

이들은 문제 하나 없이 자란 타고난 천재들이었을까? 심규덕 학생은 "특목고 입시를 한 번 실패하기도 했다. 그리고 난 가출도 많이 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너무 편하게 평소랑 똑같이 대해줘서 서운할 정도였다"라고 했다. 또한 몇몇 학생은 자신이 타고난 천재가 아님을 밝혔다. 반전 드라마를 쓴 학생들에 대해 전문가는 "대부분 자기 주도 학습을 했다"라고 분석했다.

부모교육전문가 박재원은 "내가 입시 코디 1세대다. 대치동에 들어갔는데 그 모습이 너무 참담했다. 거기서 들은 이야기가 가슴 아팠던 것들이 너무 많았다"라며 대치동을 떠나게 된 사연을 밝혔다.

박재원은 아들이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목수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박재원의 용석 씨는 "난 대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 대학교 밖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택을 하면 그 선택에 대해서 아버지가 항상 존중해주시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그래서 내가 선택할 때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박재원은 "사실 나도 내 아들을 떠올리면서 마음이 짠할 때가 있다. 그런데 그건 내 불만이다. 난 평생 아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점만 보려고 한다"라며 "아무리 자신에게 잘못이 있어도 아빠를 떠올릴 때 우리 아빠는 문제 삼지 않을 거야 라는 믿음을 줘야 아들이 힘들 때 날 찾아오지 않겠나"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부모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상당히 많이 한다. 그런데 이제는 부모가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지가 중요하다. 괜찮다. 더 잘할 수 있다.라고 했을 때 아이들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정신분석가 이성욱 씨는 "아이들이 원하는 아버지는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아버지다. 자녀를 닦달하는 게 아버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난 아이들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아버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하나도 괜찮지 않은 세상이기에 더 간절한 한마디, 괜찮다고 불안해하지 말라고 말해주기를 수많은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바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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