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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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영화? 펀한 영화!] '어스', '겟아웃'보다 무섭다…'샤이닝'급 서스펜스

김지혜 기자 작성 2019.03.22 17:30 수정 2019.03.24 08:48 조회 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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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겟 아웃'으로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 팬들을 매료시킨 조던 필 감독이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 첫 번째 결과물에 비해 두 번째 결과물이 흥행이나 완성도에 있어 부진한 것을 뜻하는 말)를 날리는 신선하고 강력한 신작으로 돌아왔다. '어스'(US)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어스'의 시사회가 열렸다. 앞서 포스터와 예고편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 영화는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흥미로운 결과물을 내놓았다.

'어스'는 어린 시절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해변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애들레이드(루피트 뇽)이 결혼해 가족과 함께 다시 그곳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어스

데뷔작 '겟 아웃'(2017)이 공포보다는 스릴러 장르에 가까웠다면 '어스'는 공포 영화의 서스펜스와 긴장감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1980~90년대 할리우드 공포 영화의 향기가 물씬 난다. 집이나 지하실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촬영과 사운드를 절묘하게 사용돼 인간의 말초신경을 한껏 자극한다.

'우리'(us)와 '미국'(United States)이라는 중의적 해석이 가능한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1986년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는 현재로 이어지며 미국 사회의 명과 암을 한 가족의 이야기에 투영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조던 필 감독은 스탠리 큐브릭, 브라이언 드 팔마, M. 나이트 샤말란을 잇는 할리우드 공포 거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탠리 큐브릭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몇몇 설정과 장면은 공포 영화의 고전이자 큐브릭 감독의 대표작인 '샤이닝'(1980)의 오마주처럼 보인다.

'겟 아웃'이 그러했던 것처럼 영화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면에 이야기의 복선과 단서가 담겼다. 영화에 인용된 구약성경 예레미야 11장 11절("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말한다. 보라, 내가 재앙을 그들에게 내릴 것이니 그들이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나에게 부르짖어도 내가 듣지 않을 것이다.") 팻말을 필두로 거울, 가위, 토끼 등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의 중요한 상징으로 기능한다.

어스

배우들의 연기 역시 강렬하다. '노예 12년'(2014)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바 있는 루피타 뇽의 1인 2역 캐릭터는 완전히 다른 컬러로 설계돼 경이롭기까지 하다. 앞서 열린 북미 시사회에서도 "영리한 연출을 돋보이게 만드는 뛰어난 연기"(Observer)라는 극찬을 받았다.

애들레이드의 남편 '게이브 윌슨'으로 분한 윈스턴 듀크 역시 조던 필 감독 특유의 블랙 유머를 재기 발랄한 연기로 소화해내 눈길을 끈다.

여기에 비치 보이의 'Good Vibrations', N.W.A의 'Fuck Tha Police', 루니즈(LUNIZ)의 'I Got 5 On It' 등의 노래는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 이야기와 직접적으로 결부되는 OST로 절묘하게 사용됐다.

'어스'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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