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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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범인 몽타주 본 제보자 "그때 본 모습과 똑같다"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19.03.31 00:37 수정 2019.03.31 11:33 조회 7,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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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16년째 미제 사건, 제보로 범인 찾을까?

3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을 재추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2004년 발생한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에 대해 추적했다. 지난 2004년 2월, 경기도 포천시 도로변 인근의 배수로의 지름 60cm 좁은 배수관 안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 이는 석 달 전인 2003년 연말 실종된 여중생 엄 양이었다. 집에 거의 도착했다는 엄마와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사라진 엄 양. 엄 양은 실종 96일 만에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 엄 양의 시신은 심하게 부패했고 이에 사인과 사망 시각을 정확하게 밝혀낼 수 없었다. 또한 성폭행 피해가 추측되었으나 정액반응 또한 음성이었다. 현장에서 나온 단서는 오직 하나. 엄 양의 손톱과 발톱에 칠해진 빨간 매니큐어. 특히 이 빨간 매니큐어는 엄 양이 살해된 후 칠해진 것으로 분석되어 충격을 안겼다. 이후 엄 양의 실종 당시 흰색 차량에 대한 목격 제보가 있었고 이를 토대로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펼쳤지만 유력한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엄 양의 시신에 대해 전문가는 "인위적으로 이렇게 굽히기는 힘들다. 시신을 나체 상대로 일정 시간(시강이 굳을 때까지) 놓아두고 유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또 다른 전문가는 "약 50인치 정도의 피사체 안에 담겨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는 TV상자가 하나 발견됐다. 그리고 이 상자는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50인치 정도의 상자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상자 안에서는 피해자의 DNA나 혈흔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당시 상자를 버린 이는 "우연하게 배수로 앞에 버린 것이다"라며 사건과 무관함을 주장했다.

현장이나 사체에 어떤 것도 남기지 않은 범인. 하지만 피해자의 손톱과 발톱에 빨간 매니큐어만을 남겼다. 이에 전문가는 "처음부터 의도한 범행의 목적은 성폭행이 아니고 성적인 유린 행위. 성도착증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했다.

또한 피해자의 손톱과 발톱에 발려진 매니큐어는 당시 시중에 판매하는 것 중 어떤 것과도 동일한 상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빨간 매니큐어를 사 갔다는 한 남성에 대한 증언이 있었다.

이에 제작진은 그 남자에 대해 추적했다. 당시 매니큐어를 판매한 점원은 "당시 한 남자분이 들어와서 어떤 게 더 진하냐면서 빨간색 매니큐어를 사 갔다. 아내나 여자 친구의 심부름으로 사갔다면 그런 식으로는 말하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3년 정도 거기서 일을 했는데 그 이후로 빨간색 매니큐어를 사간 남자는 단 한 명도 없다"라고 증언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한 통의 제보 전화를 받았다. 한 여성은 "이야기를 해야 될 시점인 것 같다"라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제보자 한아름 씨는 "당시 느꼈던 기분이 소름 끼치고 속이 안 좋아서 토하고 그랬다"라며 "당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내 발걸음에 맞춰서 차 한 대가 쫓아왔다. 이상한 기분 때문에 돌아봤더니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보더라"라며 "거절을 하면 왠지 해코지를 할 거 같은 압박이 들어서 차를 탔다. 그런데 어디까지 가냐, 나이가 몇이냐 물어보는데 얼굴에 표정이 없고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릴 때가 돼서 내려달라고 하는데 안 내려주고 계속 차를 몰았다. 그래서 겁이 나서 차 문을 열고 몸을 반쯤 내밀어서 내리려고 했는데 남자는 동요하지 않고 차를 계속 몰았다"라며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내려줬다. 그러고는 그 길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차를 돌려서 가더라. 그쪽에 중학교가 있어서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번호표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번호를 외우려고 했는데 외워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아름 씨는 "당시 피해자에 대한 현수막을 보고 그 남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범인이 우리 집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두려워서 당시에 도저히 제보할 수 없었다. 지금이라도 그 학생의 가족이나 피해자를 위해서 늦었지만 제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락을 했다"라고 했다.

아름 씨가 납치를 당할 뻔했던 곳과 엄 양이 납치당한 곳은 불과 2km, 차로 5분 거리. 그리고 아름 씨의 사건과 엄 양의 납치는 1주일 사이에 발생했다. 이에 전문가도 두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름 씨를 놓아준 것에 대해 전문가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는 취약한 대상을 물색했고 그래서 엄 양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했다.

아름 씨는 범인에 대해 "얼굴이 창백할 정도로 하얗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을 했나 싶을 정도였다. 눈은 밝은 갈색이라 검은 색소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약간 갈색이었다. 그리고 손이 하얗고 반짝거렸다. 손이나 팔에 털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투명 매니큐어를 바르고 손질을 한 것처럼 손톱이 반짝거렸다"라고 설명했다. 아름 씨의 기억을 토대로 몽타주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름 씨는 최면술을 통해 당시 남자의 번호판을 떠올렸다. 그녀가 떠올린 번호판은 '경기 735*' 또 이때 아름 씨는 또 하나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아름 씨는 "공업사에서 나왔어. 찝찝했어. 내 얼굴을 본 것 같아"라며 남성의 차가 우연히 자신의 곁을 지난 것이 아니라 공업사에서 아름 씨를 확인하고 나왔다는 것.

이후 아름 씨의 최면술을 통해 남성의 몽타주를 보강했다. 이에 아름 씨는 "그 남자를 마주 보는 거 같다. 그때 본모습과 똑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름 씨는 남성에 대해 175cm 정도의 키에 마른 몸, 차 뒤쪽에는 서류가방과 유니폼으로 보이는 카키색 점퍼가 있던 것으로 떠올렸다.

아름 씨 기억을 토대로 아름 씨가 기억하는 공업사로 가서 몽타주의 주인공과 '경기 735*' 차량을 찾았다. 해당 공업사에서는 몽타주의 주인공에 대해 기억하는 바가 없다고 했다. 단 아름 씨가 기억하는 번호와 일치하는 차량을 찾아냈다. 차량의 소유주는 인근에 사는 정 씨. 정 씨는 차량에 대해 아내와 아들이 함께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정 씨의 아들과 연락이 닿아 그를 직접 만났다.

2003년 당시 포천에 거주했던 정 씨의 아들. 그리고 그는 엄 양이 사고당한 곳으로 출퇴근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일의 특성상 해당 시간에는 그곳을 지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몽타주 속 외모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이에 제작진은 또 다른 차량을 추적해 2003년 당시 해당 번호를 소유한 몇몇을 찾았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범인과 거리가 있어 보였다. 이후에도 제작진은 몽타주를 토대로 포천 인근 지역에서 범인을 찾았다. 또한 여러 루트로 제보를 받았다. 그 결과 꽤 구체적인 제보가 이어졌다.

현재 경찰은 몽타주와 차량 번호를 토대로 당시 용의 선상에 올랐던 이들의 비교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제보 하나하나가 우리에게는 단서이기 때문에 연관성을 정확하게 수사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16년 동안 미제사건으로 잠들어있던 사건이 아름 씨의 제보로 다시 수사에 활기를 찾은 것. 이에 아름 씨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입장에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더 많이 도와드리고 싶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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