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큰 슬픔 대면할 자신 없었다"던 전도연이 '생일' 출연한 이유

최종편집 : 2019-04-16 08: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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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큰 슬픔 대면할 자신 없었다"던 전도연이 '생일' 출연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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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전도연이 영화 '생일'에 임하며 느낀 감정들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전도연은 지난 15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문화초대석 코너에 출연해 앵커 손석희와 인터뷰를 나눴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도연은 세월호 참사로 아들 수호를 잃은 엄마 '순남' 역을 맡아 가슴 절절한 연기를 보여줬다.

인터뷰에서 전도연은 "너무 큰 슬픔을 제가 대면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제가 '밀양'이라는 작품으로 아이를 잃은 엄마 역을 했었기 때문에 고사를 했다"며 처음에는 '생일'에 출연하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본을 읽고서는 내 마음에서 이 작품을 놓지 못했기 때문에 두 번을 고사하고서도 다시 마음을 바꿔서 결정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이 작품을 하게 돼서 다행이고 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덧붙였다.

세월호에 대한 기억은 모두에게 큰 상처인 만큼, '생일'을 보고 싶기도, 보고 싶지 않기도 한 관객들이 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전도연은 "아무래도 세월호에 대한 기억이, 그 상처가 너무 크고 아팠기 때문에 다들 두려워하시지 않았나. 사실 나부터도 그랬다. 그래서 두려워하시는 것 같다. 그 상처를 또다시 아파질까 봐"라고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이 '생일'이라는 작품이 그 예전의 상처를 들춰내서 다시 아프자고 만드는 이야기였으면 사실 저도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생일'이라는 작품은 그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저는 선택을 했고 그리고 저희 '생일'이 말하는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을 해서 좀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생일' 속 순남은 다른 유가족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전도연은 이런 순남의 심리를 세세하게, 그러면서 공감되게 표현했다.

전도연은 이에 대해 "처음부터 순남의 감정이 동의가 다 된 것은 아니지만 촬영을 하면서 저도 순남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됐던 것 같다. 그리고 순남 입장에서는 아들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지 못하고 그러면서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하고 그리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이 쓴 글이 감정적으로든 그날의 기억이든 무언가를 강요하는 거였으면 아마 저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감독님이 그냥 되게 담담히 객관적으로 그 상황을 만들어내고 싶으셨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전도연은 또 "유가족분들을 바라보는 시선, 오해, 편견 그리고 피로도 이런 모든 것들이 담담하게 영화 속에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이 이웃들을 통해서 보여지고 있다"며 통곡하는 순남을 옆집 우찬 엄마가 안아주는 장면에서 "감독님은 누군가가 그래 주기를 바라는. 누가 손잡아주고 안아주기를 바라는 모습을 그리고 싶으셨던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전도연은 이번 영화를 촬영하기 전이 아닌 촬영이 끝난 후에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났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두려웠던 것 같다, 그분들을 직접 만나는 게. 그리고 시나리오를 읽고서도 느껴지는 감정이 너무 컸기 때문에 아픔, 슬픔이 너무 컸기 때문에 제가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리고 감독님이 그려내고 싶은 이야기대로 저도 순남을 되게 담담하게 연기하고 싶었기 때문에 뭔가 감정적으로 제가 너무 많이 빠질까 봐 사실은 조금 한 발자국 물러서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 발자국 물러서 있었다지만, 촬영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잘 때마다 끙끙 앓았다는 전도연. 이런 그에게 앵커 손석희는 "오늘 다른 작품이라든가 앞으로 하실 작품이라든가 배우로서의 계획이라든가 하는 것은 제가 일부러 여쭤보지 않겠다. 그냥 고스란히. 고스란히 수호 엄마로 돌려보내드리겠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JTBC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