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기생충', 칸서 최초 공개…봉준호 스포일러 자제 편지 '왜?'

김지혜 기자 작성 2019.05.21 10:56 수정 2019.05.21 11:13 조회 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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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21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칸영화제 메인 극장인 뤼미에르 극장에서의 첫 상영을 앞두고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봉준호 감독이 스포일러 자제를 부탁하는 편지를 현지 취재진들에게 전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기생충' 프레스킷에 담긴 편지 형식의 글로 봉준호 감독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어, 영어, 불어 등의 언어로 기재돼있다.

이 편지는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시작된다. 봉준호 감독은 "요즘의 관객들은 기대작 개봉을 기다릴 때 평소 즐겨 찾던 영화 사이트도 멀리하고 사람 많은 극장 로비에서는 일부러 헤드셋을 쓰고 음악 볼륨을 높인다고 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물론 '기생충'이 오로지 반전에 매달리는 그런 영화는 아닙니다. 어느 고교생이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극장 로비의 관객들이 좌절과 분노로(?) 치를 떨었던 오래전 어느 할리우드 영화('식스센스')와는 분명히 다르죠"라고 위트를 더했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크고 작은 고비들마다 관객들이 때론 숨죽이고, 때론 놀라며, 매 순간의 생생한 감정들과 함께 영화 속으로 빠져들기를, 만든 이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실 때, 그간 예고편 등을 통해 노출된 두 남매의 과외 알바 진입 이후의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최대한 감춰주신다면 저희 제작진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간곡하게 스포일러 자제를 당부했다.

이 편지는 최근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스포일러 방지 캠페인을 떠올리게 한다. 루소 감독은 개봉 전 SNS에 편지 형식의 글을 남겨 스포일러 금지를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 오로지 반전에 매달리는 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영화의 재미를 위해 스포일러는 삼가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했다. 확실한 것은 '기생충'에는 겉보기와는 다른 반전이 있고, 이는 영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기생충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 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 분) 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조여정,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이 출연했다.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라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화제는 중반부에 접어들었다. 현재까지 경쟁작 21편 중 10편이 공개됐다.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Pain and Glory),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쏘리 위 미드스 유'(Sorry We Missed You)가 호평을 받으며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그간 영화제에서 후반부 공개된 영화들이 수상에서 강세를 보여온 만큼 봉준호 감독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기생충'은 칸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며 국내 개봉은 오는 28일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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