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기생충', 칸 현지 평점 1위…수상 관건은 '심사위원 성향'

김지혜 기자 작성 2019.05.24 10:56 수정 2019.05.24 11:12 조회 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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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의 칸영화제 수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기생충'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밤 프랑스 칸에서 열리고 있는 제72회 칸영화제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공식 상영 이후 영화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봉준호 감독이 최고의 경지로 돌아왔다"라고 호평했으며, 할리우드 리포터는 "전반적으로 몰입도와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2003년 '살인의 추억' 이후 가장 성숙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라고 극찬했다.

기생충

북미와 유럽의 영화 매체들은 고평점을 매기며 봉준호의 신작을 환영했다. 영국의 스크린 데일리는 4점 만점에 3.4점으로 전체 1위, 다국적의 영화 전문가로 구성된 미국의 아이온 시네마도 5점 만점에 4.1점으로 전체 1위다. 프랑스 영화 매체 르 필름 프랑세즈는 15명의 평론가 중 9명이 황금종려 마크를 선사해 전체 2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수상 분위기는 조성됐다. 다만 영화 매체의 평점은 작품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을지언정 수상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관건은 9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의 성향이다. 트로피를 선사하는 건 심사위원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간 칸영화제 수상 결과는 현지 매체의 평가와 달랐던 경우가 태반이었다. 제71회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었던 '어느 가족', 제70회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었던 '더 스퀘어', 제69회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었던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매체 평가는 전체 상영작 중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수상을 예견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황금종려상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기생충

지난해를 떠올려보면 이창동 감독의 '버닝'도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공식 상영 이후 전체 1~2위에 해당하는 고평점을 현지 언론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무관이었다.

이를 두고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케이트 블란쳇의 영향이 컸을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특히 지난해는 여성 영화인들의 여권 신장 목소리가 높았다. '버닝'의 몇몇 묘사를 여성 심사위원들이 불편해 했을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올해는 심사위원들의 성향은 어떨까. 심사위원장은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다. 국내엔 '버드맨'과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유명하다. 그는 두 작품 전에 '아모레스 페로스', '21그램', '바벨'로 이어진 비극 3부작을 통해 인간의 사랑과 죽음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펼쳤다. 예술성 높은 영화를 만들어온 거장이다.

칸

이밖에 미국 배우 엘르 패닝과 부르키나파소 감독 겸 배우 마우모나 느다예, 미국의 감독 겸 각본가 켈리 라이차트, 이탈리아 감독 앨리스 로르와허, 프랑스 그래픽 노블 작가 겸 감독 엔키 빌라이, 프랑스의 감독 겸 각본가 로빈 캄필로, 그리스의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폴란드 감독 파웰 파월코우스키가 심사에 참여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배우 출신 심사위원의 수가 줄고 감독의 비중이 늘었다. 이 점이 봉준호 감독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황금종려상 수상작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이었다. 칸이 또 한 번 아시아 영화, 그것도 한 가족을 통해 경제 양극화와 사회 문제를 꼬집은 '기생충'에 트로피를 안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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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생충'은 너무나 한국적인 이야기라 해외 관객들이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출국 전 봉준호 감독의 우려와 달리 영화를 본 관계자들은 "경제 양극화는 세계 공통의 문제고, '기생충'은 그 주제를 봉준호 감독만의 색깔과 매력적인 서사로 잘 풀어냈다"라고 호평하고 있다.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각본상을 비롯한 심사위원상 등 본상 수상을 조심스레 기대해볼 만하다.

대망의 수상 결과는 오는 25일(현지시간) 오후 제72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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