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한수현, 새 이름으로 다시 써 내려갈 필모그래피

김지혜 기자 작성 2019.05.27 16:26 수정 2019.05.27 17:30 조회 1,372
기사 인쇄하기
한수현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한수현. 낯선 이름이다. 한성천이라는 본명을 언급하면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올 수도 있다. 2005년 '용서받지 못한 자'의 '대석', 2013년 '롤러코스터'의 '기장' 역할을 언급하면 기억을 떠올릴 관객들도 있을 것이다.

최근 데뷔 16년 만에 이름을 바꾸고 새 옷을 입었다. 이제는 한성천이 아닌 한수현으로 인생 2막을 예고했다. 배우로 데뷔해 나름 성실하게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이제는 조금 더 큰 보폭으로 전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걸캅스'의 '곽 형사'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 한수현을 만났다.

한수현

◆ 연기에 시나리오까지 '팔방미인'

2019년의 시작과 함께 한성천은 한수현이라는 가명을 쓰기 시작했다. 이 이름은 작명에 남다른 재주와 센스가 있는 하정우가 지었다. 40년 넘게 써온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을 선택한 건 남다른 각오가 섰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보겠다는 다짐이 들어있다.

한수현은 2003년 데뷔해 지금까지 꾸준한 연기 활동을 해왔다. 수많은 오디션에 지원해 작지만 의미 있는 배역을 따내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출신인 한성천은 대학교 1학년 때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명작 '길'을 모티브로 만든 '토마토 여인'의 주인공을 할 정도로 또래에서 두드러지는 연기력의 소유자였다.

데뷔 14년 차지만 지금도 오디션의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도전이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소시민'에서는 타이틀롤을 맡아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덱스터 스튜디오 제작의 VR 영화 '핑키'의 주인공을 맡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한수현에겐 남다른 재주도 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마동석이 이끄는 창작 집단 '팀 고릴라' 소속으로 여러 편의 장,단편 시나리오를 썼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어쩌다 결혼'은 한수현이 원안을 쓴 작품이다.

"영화를 연출한 감독 두 분과 함께 각본에 이름을 올렸다. 작가로도 성공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건 너무 힘든 일이더라. 무엇보다 배우로서 일할 때는 힘들어도 행복한데 시나리오를 쓰면서 행복해본 적은 아직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뭐고, 사람들이 보고 싶은 이야기를 뭘까를 고민한다."

배우와 시나리오 작가 두 가지 부문에서 역량을 드러내고 있지만 한수현은 "내가 가장 사랑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은 연기"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수현

◆ '걸캅스'→'백두산'으로 이어질 2019년 필모그래피

한수현은 현재 '걸캅스'에서 곽 형사 역을 맡아 관객과 만나고 있다. 전석호, 조병규와 함께 강력반 형사 3인방을 꾸렸다. 세 배우의 연기 앙상블은 생각지 않은 웃음을 선사한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신경 썼던 것은 밸런스라고 밝혔다.

"상대가 세게 연기할 때 나까지 피치를 올릴 순 없다. 세 사람의 밸런스가 깨지지 않게 노력했다. 상대가 올리면 나는 내리는 식으로 중심을 잡아나갔던 것 같다."

이번 영화를 통해 라미란과도 첫 호흡을 맞췄다. 한수현은 선배 라미란에 대해 "자신의 연기를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잘 챙기고 현장의 분위기까지 만들어낸다. 좋은 배우는 연기만 잘하는 게 아니라 현장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선배를 보면서 새삼 느꼈다"라고 말했다.

하반기 최고 기대작인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의 촬영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백두산'은 백두산 화산 폭발이 임박하면서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하정우,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블록버스터다. 한수현은 이 영화에서 폭발물처리반의 '김상사' 역을 맡았다.

대학 동기인 하정우와 같은 군복을 입고 호흡을 맞춘다. 영화가 보여줄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큰 모습이었다. 한수현은 "자세한 이야기는 못 드리지만 기대해도 좋다. 종전의 한국 영화와는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가 나올 것 같다. 현장의 분위기도 아주 좋다"라고 밝혔다.

한수현은 이번 영화에서 남성미를 발산하며 종전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수현

◆ "연기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한수현의 궁극적 목표는 "연기를 최고로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는 것"이다. 그는 "아직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은 없다. 그래서 올라갈 데가 많다고 생각한다.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힘내 보자'라는 다짐을 자주 한다. 천천히 가고 있지만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 마인드를 보였다.

거듭된 도전과 실패의 반복 속에 지칠 때도 많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이른 새벽 한강을 걸으며 마음을 되잡는다고 했다.

모든 배우에겐 시작이라는 게 있고, 기회의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한수현에겐 아직 결정적 기회가 오지 않은 것뿐이다. 그는 그 순간을 위해 "준비된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bada@sbs.co.kr

<사진 제공 =워크하우스 컴퍼니>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