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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전남 영광 성폭행 피해자 울린 괴소문에 경악…"걔가 원래 행실이"

강경윤 기자 작성 2019.06.09 11:31 수정 2019.06.09 15:52 조회 1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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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전남 영광의 한 모텔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한 여고생 故 한수정(가명) 양을 둘러싼 괴소문이 피해자와 유족에게 2차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남고생 2명이 한수정 양에게 짧은 시간에 많은 술을 마시게 해 의식을 잃게 한 뒤 집단 강간을 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을 추적했다. 사망 당시 수정 양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무려 0.405%였다.

사건 당일 모텔로 수정 양을 불러낸 김 군과 박 군은 술 게임을 해 수정 양에게 많은 술을 마시게 했다고 경찰 수사에서 인정했지만 1심 법원은 집단 강간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고, 과실 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해 국민적 분노를 낳았다.

더욱 충격적인 사건은 수정 양이 사망하기 며칠 전에도 유사한 집단 강간이 병원 화장실에서 발생했다는 것. 가해자의 한 지인은 "형이 재밌는 거 보여줄까"라고 해서 영상을 봐보니 화장실에서 수정이가 만취된 상태로 강제 추행을 당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수정 양은 고등학교 선후배들로부터 두 번의 충격적인 집단 강간을 당한 뒤 결국 모텔에서 홀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한 심리학자는 "섬뜩한 사건이며, 과연 가해학생들이 화장실 바닥에 누워있는 피해학생을 사람으로 봤을까 싶은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해자들의 부모는 피해자에 대한 사과보다 자녀들에 대한 걱정만 앞세우고 있었다. 집단 성폭행의 주동자 김 군의 아버지는 "우리 애 심성은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착한 아이다. 아이가 잘못은 했지만 아버지로서 안타깝다. 애들이 (피해자를) 죽이려고 한 건 아니지 않나."고 반문했다.

동네 주민들은 가해자들에 대한 비난보다 피해자의 행실에 대한 괴소문을 퍼뜨리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2차 가해를 서슴지 않고 있었다.

가해자에 대한 탄원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는 한 이웃은 "여자애에 대해서 잘 알진 못하지만 행실에 문제가 있었단 얘긴 들었다. (가해자의 엄마) 부탁을 받고 탄원서를 써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 역시 "여자애가 성관계를 하지 않은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괴소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사건이 발생한 모텔의 주인 역시 "남자 애들만 나쁘고 여자애는 착한 거냐."고 반문해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수정 양 측 변호사는 "이미 집단 강간을 한 뒤 강제 추행을 했다고 가해자들이 진술을 했다. 고통스러운 추행을 하는데도 피해자가 전혀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건 만취가 아닌 의식 불명에 빠졌다는 것"이라며 1심에서 과실치사가 인정되지 않은 점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가해자들은 성폭행 혐의가 인정되어 선고된 형량이 크다며 항소한 상태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사법부가 가해자의 일방적인 진술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사건의 전후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이와 함께 경찰들의 미온적 수사로 강제 성추행 동영상 유포에 대한 위험성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를 철저히 재조사해서 추가 피해자가 없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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