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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차근차근 오래오래, '카멜레온 같은 배우' 김경남의 정공법

최종편집 : 2019-06-20 10:19:43

조회 :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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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카멜레온 같은 배우'

배우라는 직업을 수식할 때 자주 쓰는 비유이다. 주변 환경에 따라 몸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맡는 캐릭터에 맞게 자유자재로 변신할 줄 아는 배우를 말한다. 물론 연기력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배우 김경남은 바로 그 카멜레온 같은 배우다. TV 속 김경남은 들어가는 작품마다 전혀 다른 색깔의 캐릭터를 맡아 '이게 동일 배우가 연기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탁월한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2년간의 작품 활동만 봐도 그렇다. 김경남은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귀여운 준돌이었고, MBC '이리와 안아줘'의 악인 윤현무였으며, SBS 의 반듯한 오대기였다가,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의 매력남 천덕구였다. 그는 비슷한 구석이란 게 전혀 없던 이 캐릭터들을 전부 매력적으로 그려냈고 하나하나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

캐릭터 소화력이 너무 좋아 작품 속 인물로만 보이다 보니, 진짜 '인간 김경남'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준돌이처럼 귀여울지, 윤현무처럼 시크할지, 오대기처럼 바른 남자일지, 천덕구처럼 허당스러울지, 역할을 벗고 나온 현실 속 김경남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하 '조장풍')을 끝낸 김경남을 만났다. 생애 첫 드라마 주연을 맡아 성공적으로 일정을 마무리한 그의 표정은 밝았다. 그리고 진중했다. 실제로 만난 김경남은 오대기와 천덕구, 그 사이 어디쯤의 매력적인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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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조장풍'이 첫 주연작이었는데, 인기리에 성공적으로 잘 끝냈어요.
김경남: 감사한 마음이 너무 크죠. 저 혼자서는 절대 못 할 일이었고, 감독님과 (김)동욱이 형을 중심으로 같이한 배우들이 함께 힘을 모아 잘 마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정말 즐겁게 촬영했던 현장이라, 배우들끼리 많이 친해졌어요. 드라마 끝나고 같이 MT도 다녀왔는데, 서로 고생했다고 다독여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죠. 기분 좋게, 시원하게 마무리하는 기분이에요. 저 스스로한테도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고요.

Q. 첫 주연이라 더 벅찬 마음이었을 거 같아요. 부담도 많이 되었을 거고요.
김경남: 처음 천덕구 캐릭터의 출연이 확정됐을 땐 너무 벅찼죠. 역할 설명과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재밌어서 정말 꼭 하고 싶었거든요. 이런 재밌는 드라마에 재밌는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것에 행복했죠. 근데 그 마음이 길지는 않았어요. 거기에 취해있으면 놓칠 거 같았어요.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죠. 막상 촬영이 시작된 후에는, 그런 부담감과 걱정은 내려놓으려고 했어요. 부족한 부분은 현장에서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이 채워줬고, 그렇게 차근차근 해 나가면 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Q. 천덕구 캐릭터가 단순하고 허당스러운, 그러면서도 선하고 의리 있는 친구였잖아요. 스스럼없이 사람들과도 어울리고요. 그런 덕구 캐릭터에 몰입은 어떻게 했나요?

김경남: 전 친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타입인데, 원래 성격대로 그러면 작품에 피해가 될 거 같았어요. 저 스스로 내려놓지 않으면 역할 몰입에 어려울 거라 생각했죠. 동욱이 형이 다가와 주는 만큼, 편한 동생으로 대하려 했어요. 백 부장 역 (유)수빈이랑 오대리 역 (김)시은이한테도 따뜻하고 재밌게 잘하려고 노력했고요.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덕구처럼 지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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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타이틀 롤이었던 조진갑 역 김동욱을 중심으로 뭉쳐 드라마 구성원들이 다 제 역할을 잘해준 느낌이었어요. 옆에서 본 김동욱은 어떤 배우던가요?
김경남: 동욱이 형은 조진갑 선생님 그 자체였어요. 실제와 캐릭터에 괴리가 별로 없었죠. 형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각자 역할에 충실했고, 현장에서 좋은 분위기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촬영이 쉬는 날에도 모여서 술 한 잔 기울이며 작품 얘기하고 그랬는데, 그런 좋은 팀워크가 빛을 발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작품을 잘 이끌어가도록, 현장 안에 감독님이 있었다면, 현장 밖에는 동욱이 형이 있었어요.

Q. 천덕구와 고말숙(설인아 분)의 개성 강했던 로맨스도 기억에 남아요. 설인아 배우와의 호흡은 좋았나요?
김경남: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났는데, 굉장히 진지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배우였어요. 저와 실제 나이 차가 8살 정도 나는데, 그런 나이 차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성숙한 친구더라고요. 함께 하는 연기가 재밌었고, 친해지면서 호흡도 더 잘 맞았던 거 같아요.

Q. 두 사람 사이에 굉장히 저돌적인 키스신도 있었잖아요. 키스신 촬영은 어땠나요?

김경남: 전 키스신 촬영이 아예 처음이었어요. 반면 인아는 키스신을 경험해본 선배라, 제가 인아한테 의지하려 했죠. 극 중에서도 말숙이 주도하에 이뤄지는 키스라, 전 맡기면 되는 거였어요. 인아가 편안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줬고, 재밌게 하는 키스신이라, 그런 케미가 자연스럽고 능청스럽게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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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덕구의 연애는 순수하면서도, 귀여운 허세와 허당기가 있었잖아요. 실제 김경남의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요?
김경남: 덕구는 겉으로는 자기 연애 잘한다고 하지만 알고 보면 허당기가 있는 인물이잖아요? 저도 그런 부분에서 능숙하지는 않아요. 전 오래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이에요. 상대방을 알아가는 시간도 오래 필요하고, 그렇게 만나 오랫동안 연애하는 타입인 거 같아요.

Q. 사랑에 있어서 진득한 스타일이군요. 성격 자체가 진중한 게, 에서 연기한 오대기랑 비슷한 거 같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정반대의 천덕구를 연기했네요?
김경남: '이리와 안아줘'와 '조장풍'의 촬영 감독님이 같은 분이신데, 이번에 절 보며 '뭐가 진짜 모습이냐', '왜 이렇게 돌변했냐'면서 놀라시더라고요.(웃음) 전 작품과 역할에 맞게 연기할 뿐이에요. 사람을 처음 만나거나 어색한 자리에서는 오대기의 모습이,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땐 천덕구의 모습이 나오는 거 같아요. 둘 다 제 안의 면들이고, 그게 작품 속 역할로 자연스럽게 발휘되는 거라 생각해요. 천덕구를 연기하면서도 스스로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때처럼 행동하자'라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Q. 내면의 어떤 한 부분을 극대화시켜 연기하는 거라 해도, 지난 2년간 맡은 역할들을 보면 너무나도 달랐어요. 극과 극으로 훅 바뀌다 보니, '이 배우가 저 배우가 맞나' 싶기도 했고요.

김경남: 한 작품을 끝내고 다른 작품에 들어갈 때 전과 다른 걸 하고 싶은 마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다른 캐릭터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비슷한 걸 피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하다 보니 저한테 계속 좋은 기회, 좋은 캐릭터가 온 거 같아요. '이리와 안아줘'를 하고 을 할 때 걱정됐던 게, 시청자들이 '이리와 안아줘' 윤현무에 대한 강한 인상 때문에 '여우각시별'의 오대기로 절 봐주실까 하는 거였어요. 다행히 제가 바로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해도 많은 분들이 그 캐릭터로 잘 받아들여 주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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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만큼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난 김경남 배우의 능력인 거겠죠. 다음 작품에서도 또 지금까지와는 다른 역할일까요?
김경남: 배우로서의 욕심은 계속 안 해본 걸 하고 싶어요. 안 해본 게 너무 많거든요. 덕구란 캐릭터가 재기발랄하고 단순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였다면, 다음엔 어느 정도 무게를 가지고 진중하게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만나고 싶어요. (김경남은 인터뷰 이후 김은숙 작가의 신작 '더킹:영원의 군주'에 강력반 형사 강신재 역할로 캐스팅이 확정됐다. 자신이 원한대로 이번엔 무게감 있는 역할이다.)

Q.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후 연극무대로 시작해 매체 연기에 진출, 단역, 조연을 거치면서 점차 연기력을 인정받아 주연까지 꿰찬 그 과정이, 배우로서 차근차근 정석대로 단계를 밟아나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경남: 의도적으로 기획해서 그렇게 움직인 건 아니고요, 그저 처음부터 욕심부리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게, 그때그때 만나는 작품과 사람들에게 열심히 했을 뿐이에요. 그러다 보니 좋은 인연과 기회가 계속 찾아오더라고요.

Q.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시작은 언제였어요?

김경남: 고3 때부터 연기를 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어렸을 때 막연한 꿈이었죠. 진로를 결정할 시기가 되어,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를 해나갔나를 찾아보니 연극영화과를 가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걸 시작으로 차근차근 하다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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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극단 극발전소301의 단원이기도 한데, 2012년 연극무대에 데뷔해 드라마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까지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어요. 길다면 긴 시간인데, 알려지지 않는 것에 대해 조급함은 없었나요?
김경남: 조급한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제가 연기를 5년, 10년 하고 그만둘 게 아니기에, 길게 봤을 땐 아직 제 연기 인생의 '초반' 시기라 생각했어요. 충분히 더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다고 여겼죠. 그때 경제적으로 여유는 없었지만,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알바를 병행하며 연극무대에 올라야 했지만, 그런 작업들이, 동료들과 함께한 그 시간들이 정말 재밌었어요. 지금도 무대는 너무 좋아요. 드라마, 영화를 하면서 틈틈이 연극공연도 계속할 생각이에요.

Q. 연기에 대한 소신과 태도가 올곧다는 느낌이네요. 배우이자 '인간' 김경남으로서도 그렇고요. 진부한 질문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경남: 전 오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현재에 충실한 스타일인데, 지금처럼 초심 잃지 않고 성실하고 충실하게 하다 보면 오랫동안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순재, 신구 선생님처럼 오래오래 연기하는 것, 그게 배우로서 제가 가진 큰 목표예요.

[사진제공=제이알이엔티]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