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1조 원의 건물주 박회장…1년에 670억 날리는 땅의 '진짜 주인'은 국가?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19.07.07 00:55 수정 2019.07.07 14:13 조회 12,677
기사 인쇄하기
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박 회장의 땅에 숨어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수 조원대 자산가 박 회장의 미스터리에 대해 추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남땅부자 박 회장에 대한 진실을 조명했다.

기본 평당 1억에서 3억까지 달하는 강남 번화가에 폐허처럼 비어있는 건물들. 이 건물들의 주인은 모두 박 회장 한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1년에 420억 원에서 7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음에도 건물을 비어두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수 조원대의 자산가 박 회장은 강남 3대 부자로 일컬어진다. 그리고 그는 1990년대 초 신문에 실린 종합토지세 순위 기사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보다 '종토세'(종합토지세) 순위가 높았던 사람이다.

박 회장의 건물에 대해 전문가는 "대기업 본사나 중소기업 본사가 들어올 정도로 좋은 땅이다. 이건 자기 돈을 하나도 안 들이고도 건물을 세울 수 있는 곳이다. 이 땅을 갖고 수십 년째 건물을 안 세우고 있다는 건 정상적인 사고로 이해가 안 된다"라고 밝혔다. 시장 논리나 시장의 일반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그의 땅에는 세금과 관련된 압류가 빼곡했다. 그러나 체납 금액은 자산가가 납부하지 못했다고는 믿기 어려운 정도로 극히 적은 금액. 하지만 그는 체납으로 인한 압류 상태로 건물을 방치했다.

제작진은 박 회장의 집을 찾았다. 그의 집 앞에는 CCTV가 잔뜩 달려 있었다. 이에 이웃은 "원래는 없었던 거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 CCTV가 박 회장에 대한 제보를 받기 시작하던 때부터 설치된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에 대해 지인들은 자산가 답지 않게 돈을 아꼈다고 증언했다. 그는 직원과 함께 식당에 방문해 칼국수 하나, 공깃밥 하나를 켜셔 나눠 먹을 정도였다고. 또한 그는 이삿짐센터에 이사를 맡기는 돈도 아까워 스스로 짐을 싸서 짐을 옮겼다고. 그리고 그는 돈 때문에 가족들과 다툼도 잦았다.

이에 강남 일대에는 그에 대해 "바지사장이다"라는 소문이 돌았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박지만이 지은 건물이다. 거기까지만 이야기하겠다"라고 했다. 이에 전문가도 "명의 신탁이 없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 상당 부분을 명의 신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라고 했다. 타인의 이름으로 땅을 사서 더 큰 금액의 차용증을 하나 써주면 명의자가 마음대로 토지를 거래할 수 없다는 것.

토지 문서 전문가는 박 회장의 건물 토지 문서를 분석했다. 그리고 "땅의 원 소유자가 나라다. 이게 옛날에 창덕궁이다"라며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 박 회장의 원래 땅의 소유자가 황실이라는 것. 물론 그 이후 개인이나 법인에 매매가 되어 국가의 소유 땅을 박 회장이 가지고 있는 것은 크게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방송은 그의 땅에 대한 기록을 더 꼼꼼히 파헤치기로 했다.

30대 후반 후반 거액을 들여 토지를 산 박 회장. 그는 과거 어떤 존재였을까?

이에 지인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박 회장에 대해 "박정희 운전기사였다. 안기부에 있었다. 부산지검에서 광주지검으로 이동했다. 청와대 누구 비서로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은 "높은 데서 근무한 것은 맞다. VIP를 만났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당시 광화문에서 사무실을 가지고 있던 박 회장. 그는 스스로를 광화문 박이라고 불렀다.

그곳에서 그는 무엇을 했던 걸까. 이에 지인들은 "사채업을 했다. 박 회장 돈을 안 쓴 건설회사가 없다", "도선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더라", "로또 맞아서 땅을 샀다고 했다" 등 그에 대한 증언은 모두 달랐다.

이에 제작진은 박 회장의 동생들을 찾았다. 며칠을 기다려 만나게 된 박 회장의 동생. 그는 박 회장의 과거에 대해 "돈이 하나도 없었다. 쉽게 말해 도둑놈이다. 사채업도 했다. 돈이 생기면서 정치 인하 고도 친했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정치인 이야기를 꺼내자 "친했던 정치인은 죽었다. 그만 이야기하자"라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또 다른 동생은 "내가 형을 40년 정도 모셨다. 비밀을 다 안다. 형은 돈으로 다 밀어버렸다"라며 그의 비밀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제보자는 "1970년대에 아무것도 없었다. 도둑놈이었다. 주로 땅문서를 위조했다. 그때 샀던 땅은 모두 이름을 고친 거다. 연도도 살짝살짝 고쳤다"라며 광화문에서 그가 했던 일이 그것이라 밝혔다.

제작진은 과거 토지 기록 전문가들을 수소문해 문서 검토를 부탁했다. 이에 전문가는 "이거를 딱 본 순간 장난을 쳤구나 싶었다"라며 "글씨체를 보면 한 사람이 썼는데 이 등기가 의심스럽다. 나라라고 쓰면 규정 위반이다. 등기 규칙 위반이다"라고 했다.

이어 제작진은 박 회장에 대해 조사를 하며 서울 도시 계획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손정목 교수의 책에서 박 회장의 이름을 발견했다. 책 속에서 발견된 그의 이름은 청와대의 지시로 서울시 땅을 사들였던 윤 과장의 차명이었다.

이에 전문가는 "당시 강남의 유망한 땅을 사들이고 그걸 되팔면서 차익을 경호실에 갖다 바쳤다. 그렇게 대선을 치른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알린 것이 윤 과장과 함께 해당 일을 했던 손정목 교수.

윤 과장 윤진우는 생전에 "농지개혁법에 걸려서 남한테 이름을 빌려야 했다. 그때 사용한 것이 박 씨 성을 가진 사람의 이름이다"라며 박 씨의 이름은 떠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손정목 교수가 밝힌 내용에 대해 모두 사실이라 수긍했다.

전문가들은 "영동개발계획 전후로 타깃을 해서 비자금이 맞춰진 거다. 누군가가 나서서 했다. 윤 과장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 당시 장관이었던 박경원이 박 회장과 땅 때문에 재판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윤 과장이 땅 투기로 정치 자금을 조성할 당시 배후에는 박경원 장관도 있었고, 윤 과장은 그의 심부름꾼이었던 박 회장 명의로 땅을 샀다. 그리고 비자금 조성 후 남은 땅은 박 회장 명의로 숨겨두었지만 90년대 부동산 실명제가 실행되면서 박 회장이 땅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리고 관련자들이 모두 사망하면서 끝까지 살아남은 박 회장이 혜택을 누리게 된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에 지인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해 신빙성에 무게를 실었다.

전문가는 "국민의 재산이다. 국민들을 위해 쓰여야 될 재산인데 어떤 개인이 소유를 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제작진은 박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가 최근 드나든다는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관계자는 박 회장을 만날 수는 없지만 질문지는 전달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정성스레 편지를 써서 전달했다. 그리고 이때 한 통의 제보 전화를 받았다. 박 회장이 현재 병원의 7층에 있다는 것. 이에 제작진은 박 회장이 있다는 병원의 7층 병실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박 회장을 만났다.

그리고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윤 과장의 도입 매입 시기와 박 회장의 토지 매입 시기가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병원에서 만난 박 회장은 자신의 정체를 부인했다. 그리고 그는 "박경원이랑 재판한 것 없고 내가 정식으로 돈을 주고 산 땅이다"라며 "난 SBS 주주다. 가라. 내 후배들이 거기 부장이고 임원이다. 공식적으로 공문을 띄우라"라며 제작진을 밖으로 내쫓았다.

그리고 그는 박정희, 윤 과장 등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서 위조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박 회장은 "건물을 비우는 이유는 세입자가 마땅치 않다. 그리고 세를 주면 나쁜 짓을 한다"라며 "답을 해줄 테니 공문을 보내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제작진은 박 회장의 과거 세입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갑자기 나가라고 했다"라며 일방적으로 쫓겨나거나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송을 생각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와 소송을 했던 세입자들은 박 회장을 이길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소송을 하고 남는 시간을 자기 건물을 돌아보는 것에 시간을 쏟았다. 또한 그는 사사건건 잔소리를 하고 시비를 걸며 갑질까지 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중개인은 박 회장의 건물에 대해 "매매 바로 전에 조건을 바꿔서 매매가 성립되지 않았다"라고 증언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양도세 때문일 것이다. 수익의 46%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매매를 안 하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세금을 내기 싫어서 압류에 걸리고 소송도 불사하는 박 회장. 이에 전문가들은 "세금이 많이 나가는 것을 자신이 노출된다고 생각해서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본다. 자기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차명 재산이 맞을 것이다. 이 사람은 차명 관리인이자 비합리적인 사람이다"라고 했다.

또한 "현행법으로 박 회장의 재산을 국가가 환수할 방법이 없다. 나라가 해도 괜찮은 문화를 만든 거다. 부정 재산이라 판단되면 그 재산에 대해 입증책임으로 전환해서 그것을 입증해야만 이 문제가 풀릴 수 있다"라고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박 회장은 제작진의 질문에 대해 "내 재산을 두고 불거진 의혹은 모두 악의적인 소문이다. 부동산은 필요에 의해 매입했고 그냥 가지고 있다 보니 값이 오른 것뿐이다. 이에 재산 형성 과정을 답변할 수 없어 안타깝다. 불투명한 재산 거래는 없었으며 국세청에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모두 납부하고 살아가는 일반 개인이다. 박경원 장관과 소송한 기억이 없고 윤 과장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문서 위조를 했다는 의혹은 답변할 가치가 없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제작진은 아직도 과거 형성된 부정한 재산에 대해 밝혀야 할 진실이 많다고 강조하며 보다 많은 이들이 그 땅을 엄중한 감시의 눈으로 주목하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기를 빌었다.

또한 박 회장의 그 땅에 기록된 과거는 개인이 마음대로 비우거나 은폐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역사임을 상기시켰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