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 몽타주 속 남자 찾았다…횟집 사장 이 씨는 진짜 범인?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19.07.14 00:41 수정 2019.07.15 08:54 조회 9,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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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목격자가 우연히 다시 만난 그 남자는 진짜 범인이 맞을까?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복면 속의 이웃 사람-대구 총포사 살인사건 그 후'라는 부제로 용의자에 대한 다양한 제보를 바탕으로 용의자에 대해 추적했다.

지난 5월 25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18년 간 장기미제사건인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에 대한 취재를 방송했다. 지난 2001년 대구 지역에서 발생한 총포사 살인 사건, 총기탈취, 은행강도, 차량 방화 등 14일간의 연쇄범죄의 범인. 그에 대해 당시 방송은 목격자의 제보를 통해 완성된 몽타주를 공개했다.

범인은 경상도 말씨에, 남성용 스킨 냄새가 나고, 칼과 총을 잘 다루는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특징까지 밝혀졌다.

방송 후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까지 몽타주의 주인공을 안다는 제보들이 쏟아졌다. 이에 방송은 어렵게 용기를 내준 제보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먼저 제작진은 고민 끝에 연락을 해 온 제보자를 만났다. 그리고 제보자는 한 남자의 사진을 건넸다. 실제로 제보자가 보여준 남자의 얼굴은 몽타주와 몹시 닮아 있었다.

이어 제보자는 "총을 잘 쓰고 총포사를 운영하고, 고향이 대구라는 것도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여러 정황상 범인은 총을 잘 다루는 사람일 것이라 예상되었던 것. 그리고 제작진은 제보를 받아한 총포사를 찾았다. 또한 그곳에서 제보자가 의심하는 한 인물을 만났다.

그는 총포사 사장이 아닌 총포사의 단골손님이자 사격 대표팀 감독이었던 인물. 그는 "아 참 기분 나쁘다. 내가 은행 강도를 할 정도로 못 살았나. 총포사까지 털어서 할 게 뭐가 있나"라며 해명했다. 실제로 제작진이 만난 그는 범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또한 제작진은 30년 넘게 사냥을 하고 있다는 한 인물에 대해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좀 어려웠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산을 샀다고 하더라"라며 "사건이 발생한 곳에 살고 있어서 그곳 사정에 훤화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은 몽타주를 닮은 정 씨를 직접 만났다. 그는 2002년 행적에 대해 "지금 이야기가 너무 당황스럽다"라며 "그때는 스킨스쿠버도 하고 말도 타고 다녔다. 생전에 듣지도 못한 은행 강도 이야기를 하니 기도 안 찬다"라며 기 막혀했다. 그는 당시 이미 수십억의 자산가였고 취미 생활 중 하나로 사냥을 했었다는 것. 정 씨도 범인과는 꽤 거리가 있어 보였다.

범인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던 그때 2001년 당시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의 얼굴을 유일하게 봤던 목격자에게 다시 연락을 받았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이야기를 제작진에게 전했다.

목격자는 2008년 무렵 우연히 회를 배달했다. 그리고 그때 만났던 남자의 얼굴을 보고 놀라 소스라치게 놀랐다는데. 회를 배달했던 남자는 그가 2001년 봤던 범인과 너무나 닮았던 것.

이에 제작진은 최면을 통해 목격자의 기억을 더욱 구체화했다. 목격자는 2001년 매그너스 차량을 봤던 당시에 대해 먼저 말했다. 목격자는 "배가 많이 나오고 살이 쪘다. 머리가 짧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면바지는 구겨져있다"라며 세세하게 말했고, 이 내용은 지난번 제작진에게 들려줬던 이야기와 같았다.

그리고 목격자는 2008년의 기억에 대해 설명했다. 목격자는 "혼자 TV를 보고 있고 걸어 나갔다. 문을 열었다"라고 하고 두려워했다. 이에 최면술사는 목격자를 안심시켰다. 이어 목격자는 "얼굴에 광이 난다. 얼굴이 무섭다. 검은 봉투를 받았다. 12000원을 줬다. 닮았다 둘이. 깨워달라. 깨워달라"라고 외쳤다.

서둘러 최면에서 깨어난 목격자는 "99%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시에 목격한 장면에 대해 묘사하는 걸 보면 굉장히 구체적이고 시각이나 질감의 묘사도 특징적이다"라며 "이 사람의 기억은 오래되었지만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기억이라 더 많은 시간이 지나도 또렷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는 "기억이 정말 나서 진술을 했다기보다는 몽타주를 작성할 때 받았던 정보들을 그대로 묘사했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제작진은 2008년 당시 회 배달을 했던 곳을 찾아 몽타주 주인공의 흔적을 찾았다. 이웃들은 당시 회 배달을 했던 식당에 대해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들은 "사장이 직접 배달을 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몽타주 사진을 건네자 "닮았다. 멀리서 봐도 닮았다. 잘 생겼다. 이렇게 꾸미기를 좋아했다. 남자답고 어깨도 넓었다"라며 횟집 사장 이 씨에 대해 증언했다.

경상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횟집 사장 '이 씨'. 그에 대해 이웃들은 "그 집은 겁난다. 친구들도 다 그 사람은 겁을 냈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술버릇이 안 좋고 남들과 시비가 붙으면 칼도 휘둘렀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리고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횟집 사장 이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직접 만난 이 씨는 20여 년 전 멧돼지 사냥을 즐겼고, 총을 다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 씨에게 직접 그를 찾아온 이유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제작진의 이야기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황당하다거나 그런 일이 없다고 해명하던 이들과는 달리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이어 이 씨는 20여 년 전의 행적에 대해 되짚어갔다. 그러나 그는 2002년 즈음의 행적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의 행적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밝혀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에 전문가는 "눈에 띄게 보이는 것이 회피 반응이다. 대구 사건과 2002년의 행적에 대해 밝히지 않으려는 모습이다"라며 "상대방이 나에게 묻고자 하는 것을 판단하면서 대답을 하려고 하는데 불필요한 정보들을 계속 제공하는 것 보면 상대방의 의도를 벗어나려는 심리가 엿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 씨의 지인들은 "도박을 하면서 돈을 많이 잃었다. 몇 억을 잃었다고 봐야 한다"라고 했고, 실제로 2001년 당시 그가 도박빚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씨의 지인으로부터 뜻밖의 제보를 받았다. 이 씨의 지인은 "전화가 왔는데 사람을 죽였다고 하더라. 어디냐고 하니까 산에 숨어 있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원룸에서 사람을 살해한 뒤 산으로 달아나고 있었다고 했다는 것. 이 소문은 순식간에 마을에 퍼졌고 이 내용은 경찰에 신고까지 되었다.

당시 경찰은 "산으로 올라가서 이 사람을 찾았다. 그런데 확인하니까 술 먹고 헛소리를 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때 종결이 된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지인은 "미친놈이 아닌 이상 그런 걸 장난으로 하겠냐"라고 했다.

그리고 그때 이 씨가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난 그런 거 모른다. 당시에 대구 간 적도 없다"라며 취재를 멈추라고 했다. 또한 지인에게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던 것에 대해서는 "살인한 적 없다. 괴로워서 그냥 그런 이야기를 한 거다"라고 믿기 힘든 이야기를 했다.

제작진은 이 씨와 처음 만났을 때 몽타주를 보여줬다. 이때 이 씨는 몽타주 속 남자의 생김새 대신 '흔적 없는 살인'에 대해 강조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총포사 사장의 가족은 지금도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아들은 "범인이 다시 와서 해코지를 할까 봐 너무 무섭다"라며 "어머니는 범인이 잡히는 걸 더 무서워한다. 잡아도 증거가 없으면 또 풀려나올 수 있고, 그러면 우리는 원망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전문가는 "범인이라고 지칭되는 자의 자백, 그 속에서 범인만이 아는 사실이 있다. 충분히 객관적이고 확인될 수 있는 증거 속에서 범인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미제 사건 담당 경찰은 "방송 이후에 30여 건의 제보가 있었다. 취재 내용과 저희 수사 내용을 종합해서 수사를 할 거다. 끝나지 않은 사건은 없다. 진행 중인 사건일 뿐이다. 작은 것이라도 제보를 주시면 경찰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수사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검거되지 않은 범인은 자신의 완전 범죄를 확신하며 안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사건의 종결을 바라며 그의 얼굴을 또렷하게 기억한 목격자가 있고 그의 기억 끝에서 몽타주 속 범인을 닮은 한 남자를 만났다.

이에 경찰은 이 씨뿐만 아니라 제보에 대해서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범인은 엽총을 능숙하게 다루고 대구 성서 공단 일대의 지리감이 있고 2001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다가 갑자기 부채를 탕감하거나 큰돈이 생긴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몽타주 속 범인의 추가적인 제보를 부탁했다. 또한 "잡히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 이 사건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라며 범인의 자수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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