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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한국영화 '빅4' 흥행 빨간불?…'디즈니 천하'가 시사하는 바

최종편집 : 2019-07-25 09:20:21

조회 :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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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전통적으로 여름은 한국 영화의 강세였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7~8월 여름시장 개장을 앞두고 만난 투자배급사 관계자 입에서 나온 이야기다. 이 결과는 올해도 이어질까.

2019년 상반기 극장가는 유례없는 관객 호황기를 맞았다. 지난 1월 개봉한 '극한직업'에 이어 4월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 5월에 개봉한 '알라딘', '기생충'까지 천만 영화만 4편이나 탄생했다. 그 결과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1억 932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6만 명(13.5%) 늘었다.

한국인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는 평균 4회(2018년 기준)다. 상반기 나온 천만 영화를 모두 본 관객이라면 평균은 채운 셈이 된다. 볼 영화가 넘쳤던 상반기만큼 하반기에도 재밌는 영화가 쏟아질까.

여름은 국내 투자배급사들이 텐트폴(기업의 한해 사업을 판가름할 대작) 영화를 내놓고 전사적인 역량을 쏟는 시즌이다. 적게는 100억, 많게는 200억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할 블록버스터 영화를 기획하며, 국내 최고의 톱스타들을 기용해 흥행 사냥에 나선다. 마케팅, 홍보 비용만 해도 50억 가까이 투자하는 빅마켓이다.

올해는 NEW를 제외하고 CJ 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 플러스엠이 100억 대의 대작 영화를 선보인다. 올여름도 어김없이 한국 영화의 완승으로 끝날까. 디즈니 천하가 장기화되고 있는 극장가에 여름 시장을 겨냥한 한국 영화에 대한 불안한 기운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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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작 실종?…끌리는 영화 없다

여름 시장 최대 성수기인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네 편의 한국 영화 대작이 연이어 개봉한다. 송강호 주연의 사극 '나랏말싸미'가 24일 포문을 열며 31일에는 조정석·윤아 주연의 와 박서준·안성기 주연의 '사자'가 개봉하고, 8월 7일에는 유해진·류준열 주연의 '봉오동 전투'가 선을 보인다.

라인업은 일찌감치 공개됐지만, 예열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개봉이 2주 안팎으로 다가왔지만 영화 네 편의 인지 선호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각사는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개봉 전부터 막대한 마케팅, 홍보비를 투입해 영화 알리기에 나섰다. 배우들 역시 발로 뛰는 흥행에 동참하며 장외 경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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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이 개봉 두 달이 넘도록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과 '라이온 킹'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연이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며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영화가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끌리는 한국 영화가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부산행'·'터널'·'덕혜옹주'·'인천상륙작전'을 선보였던 2016년 여름과 '택시운전사'·'군함도'·'청년경찰'을 내놓았던 2017년 여름, '신과함께-인과 연'·'공작'·'목격자'·'너의 결혼식'이 출격했던 지난해 여름까지 최근 3년 간 여름 성수기를 겨냥했던 국내 투자배급사들의 텐트폴 영화와 비교했을 때 올해 작품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게다가 여름 시장이 막을 열기 전 연평균 이상의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 많아 웬만한 작품에는 지갑을 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새롭거나, 다른 매력적인 콘텐츠 등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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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천하'는 괜히 온 게 아니다

2019년 상반기 극장가를 결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디즈니 영화의 극장 점령이다. 마블과 픽사, 루카스 필름 등을 거느린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히어로 무비 등 다양한 오락 영화로 사계절 내내 한국 관객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있다. 올해는 예견된 흥행작 '어벤져스:엔드게임', '토이스토리4', '라이온 킹' 외에도 '알라딘'의 깜짝 흥행으로 '디즈니 천하'를 만들었다.

현재(7월 23일 기준) 박스오피스만 살펴보더라도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디즈니 영화다. 본격적인 여름 시장 개장을 앞둔 한국 영화계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디즈니라서 잘된 건 아니다. 우수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기획력, 기술력, 자본이 뒷받침된 재밌는 오락 영화를 내놨기 때문이다. 거듭된 흥행 신화는 브랜드 네임을 견고하게 했다. 국내의 많은 관객들에게 '디즈니 영화=믿고 본다'라는 인식을 자리매김시켰다. 게다가 최근에는 다문화, 다인종을 포용하는 기획 및 캐스팅에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영화의 흐름까지 선도하며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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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천하'가 장기간 이어지자 국내 몇몇 영화 관계자들은 성토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비 1천 억짜리 디즈니 영화든, 100억 짜리 한국 영화든 티켓값은 동일하다. 관객들은 더 재밌는 영화를 찾을 뿐이다.

스크린 수와 상영횟수 등 설자리 자체가 열악한 독립영화가 아닌 이상 불공정이나 독과점을 성토하는 건 '내로남불'식 불평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습은 매년 있던 일이다. 그럼에도 한국 영화가 여름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건 배급·마케팅 전쟁에서의 우위뿐만 아니라 2시간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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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의 눈은 냉정…흥행 안전빵은 없다

7말 8초에 선보이는 한국 영화 중 지금까지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작품은 '나랏말싸미', , '사자' 3편이다.

그 결과 인지 선호도 최하위를 기록했던 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CJ 기획 영화의 공식을 영리하게 변형한 '엑시트'는 웃음과 감동을 적절하게 버무린 오락 영화로 흥행 전망을 밝혔다. 청년 백수의 암울한 현실을 재난 상황에 대입해 웃음과 공감 지수도 끌어올렸다. 다만 주연 배우의 티켓 파워가 경쟁작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투자배급사는 입소문의 힘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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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는 세종의 한글 창제를 둘러싼 가설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로 근래 보기 드물었던 정통 사극을 표방한다.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등 명배우들이 뛰어난 연기를 펼치지만 평면적인 이야기와 느린 호흡 등이 여름용 오락 영화와는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컬트 무비인 '사자'는 10~20대 젊은 관객들을 겨냥한다. 캐스팅 역시 젊은 여성 관객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박서준, 우도환을 내세웠다. 그러나 공개된 영화는 장르의 컨셉과 분위기만 취할 뿐 캐릭터 디자인이 평이하고 이야기 전개가 허술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가장 마지막 주자인 '봉오동 전투'는 오는 2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는다. 1920년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렸다. 혐한(嫌韓) 분위기 속에서 일본도 주목하고 있는 영화다. 네 편의 한국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총 150억 원)가 투입된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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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세 영화 모두 장단이 뚜렷해 흥행을 낙관할 수는 없다. 언론, 평단, 관계자들이 각자 예상하는 흥행 전망이라는 것은 있겠지만 압도적인 영화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참신한 기획이나 과감한 도전보다는 관객의 취향과 안목을 하향 평균화한 듯한 결과물이다.

언론 시사 반응이 좋지 못했던 한 영화의 관계자는 "관객의 취향과 평가는 또 모르는 것이다. 결과는 개봉을 해봐야 알 수 있다"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관객의 눈은 무디지 않고, 여름 시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날개를 달고 순항 중인 '라이온 킹'과 흥행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스파이더맨: 홈커밍', '알라딘'까지 버티고 있는 극장가에서 신작이 개봉 초반 3위권 밖으로 밀려난다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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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장은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시기지만 그만큼 영화 간 경쟁이 치열해 초반 승기를 잡지 못하면 전체 경쟁에서 낙마하기 십상이다. 한국 영화 4편의 손익분기점은 모두 400만 명에 육박한다. 제작비 200억 원을 투입해 89만 명을 모으는데 그친 '인랑'(2018)의 참사가 재현되지 말란 법은 없다.

다행히 지난해 여름의 '미션 임파서블:폴 아웃'과 같은 강력한 할리우드 신작은 없다. '마이펫의 이중생활2',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동시기 개봉해 복병이 될 가능성은 있다.

2019년 여름도 매년 그랬던 것처럼 한국 영화에서 천만 흥행이 탄생할까. 올해 시장은 그야말로 안개 속이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