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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Y] '나랏말싸미', 역사 왜곡 논란 왜?…평점 테러까지 이중고

최종편집 : 2019-07-25 16:06:27

조회 : 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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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나랏말싸미'가 개봉과 동시에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는 개봉 첫날인 24일 전국 15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다. 그러나 일부 관객들은 영화의 내용을 문제시하며 역사 왜곡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야기에 대한 반감은 평점 테러로 이어지며 흥행의 암초로 부각되고 있다.

'나랏말싸미'는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역사 왜곡 논란이 빚어진 건 영화가 신미 스님을 한글 창제의 주역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관객들은 "가설을 정설처럼 묘사해 영화를 관람하는 어린이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영화는 박해일이 연기한 신미 스님을 한글 창제의 주역으로 내세웠다. 신미는 불경을 기록한 소리글자인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파스파 문자에 능통한 인물로 문자 창제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던 세종을 도와 문자 창제에 앞장선 것으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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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창제를 둘러싼 대표적인 가설은 ▲세종대왕의 단독 창제 ▲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의 협업 ▲ 제3의 인물 협력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집현전 학자들이 한글 창제에 참여했다는 기록은 없다. 문자(한자)가 권력인 시대였던 만큼 집현전 학자들은 한글 창제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영화에서도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제3의 인물이 협력했다는 기록도 없다. 실록에 따르면 세종이 신미를 만난 것은 한글 창제 이후인 1446년이다. 게다가 훈민정음 해례본이 나오면서 세종대왕의 단독 창제는 정설로 굳어졌으며, 초·중·고 교과서도 친제설을 반영해 기술했다.

물론 가설이나 야사를 소재로 만든 사극은 종전에도 있었다. 일부 관객들이 우려하는 것은 영화의 톤 앤 매너다. "가설을 소재로 하면서 진실이고 사실인 양 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독의 말도 논란이다. 영화를 만든 조철현 감독은 개봉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미스님의 존재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해인사 앞 대장경 테마파크의 '대장경 로드'와 정광 고려대 명예교수의 '한글의 발명'을 통해 신미스님의 한글 창제를 확신할 수 있었다"며 "영화 시작에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자막을 넣었지만 나로서는 넣고 싶지 않은 자막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조 감독은 불교방송의 한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신미스님이 한글 창제의 숨은 공신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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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에 대한 관객들의 반감은 '평점 테러'로 이어졌다. 포털 사이트 영화 평점란에는 1점을 준 기록이 즐비했다. 이 공간은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도 사용할 수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영화를 보지 말자는 보이콧 움직임도 일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나랏말싸미'와 관련한 강의 영상을 찍었던 유명 한국사 강사 이다지 씨는 관련 영상을 삭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영화는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저는 공신력 있는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강사로서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삭제 이유를 밝혔다.

'나랏말싸미' 측은 개봉 전 영화의 소재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의 저자 박해진과 출판사 나녹으로부터 상영금지가처분 소송을 당한 바 있다. 가처분 신청은 기각돼 정상 개봉했지만, 개봉 후에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