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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장기용의 결정적 순간들

최종편집 : 2019-09-20 10:16:43

조회 :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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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라이징 스타'를 거론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장.기.용.

TV 드라마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모든 영화인들이 탐내는 건 아니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매력이 영화 속에서도 빛을 발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계가 장기용을 탐내기 시작했다.

중저음의 목소리가 귀에 감긴다. 게다가 강렬한 눈매와 오뚝한 콧날, 날렵한 턱선까지 이목구비가 또렷한 미남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강력한 남성적 매력을 내뿜는다. 또,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멀 것 같더니 멜로드라마에서 여심을 사로잡는 달콤한 매력까지 발산했다.

얼마 전까지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장기용이 기세를 이어 스크린에도 신고식을 치렀다. 영화 '나쁜 녀석들:더 무비'(감독 손용호)다.

지금 막 떠오른 젊은 배우의 뜨거운 기운을 영화계가 놓칠 리 없다. '검블유'가 방송되기 전 촬영을 마친 '나쁜 녀석들' 제작진은 장기용 촬영 분량을 죄다 끌어 썼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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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용은 인터뷰 자리에서 차분하고 조근조근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동시에 배우로서의 원대한 포부도 밝혔다. 연기 데뷔 3년 차,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배우 장기용의 결정적 순간들에 대해 묻고 들었다.

"듣기로는 제작진이 드라마 '나의 아저씨'때의 거친 모습을 보고 캐스팅하셨데요. 그런데 시사회 때 손용호 감독님께서는 '고백부부' 때부터 저를 눈여겨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나쁜 녀석들'은 사상 초유의 호송차량 탈주 사건이 발생하고, 사라진 최악의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다시 한번 뭉친 나쁜 녀석들의 거침없는 활약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영화. 장기용은 전직 경찰 출신의 범죄자 고유성으로 분했다. 거칠지만 근성과 끈기를 가진 나쁜 녀석들 중 한 명이다.

"첫 장면부터 액션 신이었어요. 마동석 선배가 핑크색 장갑을 끼고 소동의 현장에 나타나면 제가 무리들과 싸우다가 숨을 헐떡이며 쳐다보는 장면인데 그 안에서 제 캐릭터가 드러나길 원했어요. 첫 등장이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죠. 고유성의 독기가 뿜어져 나와야 하는데 '내 안에 독기가 있나? 있었으면 언제 있었지?'라고 되뇌면서 제 과거를 돌이켜 봤어요. 가장 중요했던 건 영화의 제목처럼 고유성이 나쁜 녀석들의 일원처럼 보여야 한다는 거였어요. 게다가 마동석 선배나 김상중 선배처럼 드라마에 있었던 캐릭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진 캐릭터기 때문에 팀 안에서 잘 어우러지는 게 포인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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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용은 액션과 멜로 장르 모두 소화 가능하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는 배우다. 큰 키와 잘생긴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남성적 카리스마는 액션 장르와 만나면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 '나쁜 녀석들'에서도 그 매력은 두드러졌다. 꽤 성공적인 스크린 신고식이라고 볼 수 있다.

차승원, 강동원, 김우빈의 계보를 이을 모델 출신 스타 배우의 등장이다. 데뷔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고향인 울산에서 올라와 한 단계씩 성장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어릴 때부터 모델이 너무 하고 싶어서 20살이 되자마자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어요. 물론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어요. 특히 아버지께서 '너보다 잘 생긴 애들이 많을 텐데 뭘 할 수 있겠냐'고 하셨는데...지금은 혼자 올라와서 이렇게 자리 잡은 저를 자랑스러워 하세요. '나쁜 녀석들:더 무비' 시사회 때 처음으로 부모님을 초대했는데 영화가 끝난 후 저를 꼭 안으시면서 '그동안 많이 힘들었제? 되게 잘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울컥했어요."

물론 데뷔부터 지금까지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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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에이전시에 들어갔는데 당시엔 외모가 가꿔져 있는 것도 아니고 피부도 엉망인 데다 스타일도 촌스러워서 인지 관심을 받지 못했어요. 한 1년 정도 지나서 화보를 찍게 됐는데 제겐 너무나 소중한 기회였어요. '울산에서 갈고닦은 끼를 발산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는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됐어요."

장기용은 치아 교정기를 낀 개성파 모델로 통했다. 다양한 콘셉트의 화보에서 남다른 개성을 뽐냈고, 패션쇼 무대에서는 강렬한 모습으로 패션계에서 자리를 잡았다. 자연스레 연기로 활동 반경을 넓혀나갔다.

처음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아이유의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다. 2013년 '금요일에 만나요'와 '분홍신'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아이유 뮤비 속 남친'으로 주목받았다. 두 사람은 뮤직비디오에서 풋풋한 연인의 모습을 연출하며 화제를 모았다.

"뮤직비디오 감독님이랑 아이유 씨가 모델 출신 중에서 상대역을 고르셨다고 하셨어요. '분홍신'을 먼저 찍었는데 마음에 드셨는지 연작처럼 '금요일에 만나요'도 한번 더 찍자고 하시더라고요. 그 분과 몇 년 뒤에 한 드라마('나의 아저씨')에 나오게 될 줄은 그땐 몰랐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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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출신이라는 사실에 화들짝 놀랐다가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에서의 사투리 연기가 떠올랐다. 말투에 지방태를 드러내지 않다가 필요한 연기에 꺼내 쓰는 것도 능수능란해 보였다.

"남자의 경우 경상도 사투리를 고치기 어렵다고 하던데 저는 서울 친구들이랑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고쳤어요. 드라마에서 쓸 일이 생겨서 오랜만에 다시 쓰기는 했지만요. 고향 친구들이랑 있을 때요? 그땐 영락없는 경상도 남자죠(웃음)"

장기용은 2~3년 사이에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하나의 이미지에 고착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폭넓은 연기폭을 보여줬다. 스스로도 이미지의 다양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배우로서 얼굴을 알린 '고백부부'(2017)에서 깨끗한 이미지의 대학 선배 역할이었기 때문에 차기작에선 좀 거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나의 아저씨'(2018)를 선택한 건 저로서도 모험이었어요. 그런데 궁금했어요. 제가 이광일이라는 캐릭터를 맡았을 때 어떻게 바뀔지 가요. 마찬가지로 '검블유'도 도전이었어요. 제대로 된 멜로를 처음 해본 거였거든요. 제가 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우로서 도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검블유'는 너무 좋은 작품이었고 제 캐릭터 박모건도 사랑 앞에 직진하는 근사한 남자였어요. 제가 표현에 서툰 경상도 사나이다 보니 처음에 연기하는데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감독님, 작가님, 임수정 선배랑 상의하면서 이겨나갔던 것 같아요. 저에겐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작품을 선택할 때는 궁금함에서 오는 설렘 때문에 도전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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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용에게도 무명시절이 있었다. 그는 "모델 활동만 하다가 연기를 시작할 때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거의 다 안됐어요. 오디션용 카메라가 설치돼있고 조감독님이 앉아있고 대본을 들고 연기해야 하는 그 공간의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낯설었던 것 같아요. 늘 긴장해서 실력 발휘도 못한 채 집에 돌아와야 했던 속상했던 경험도 많아요."

배우라면 신인 시절, 오디션을 망치고 와 후회의 밤을 보냈던 기억은 대부분 있을 것이다. 장기용은 숱한 거절의 순간들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절에 들어가야 하나'라고 자책하기도 했죠. 그럼에도 결국엔 '나에게 기회가 안 온 거다', '타이밍이 아니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어요. '조금만 더 집중하자!'라고 제 자신을 다독이기도 했고요."

모델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기회가 찾아오길 기다렸다. 장기용은 변곡점이 된 작품으로 '고백부부'를 꼽았다. 그 이유에 대해 "그전까지는 제가 연기한 느낌이었다면 '고백부부'를 기점으로 캐릭터를 소화한 느낌이었어요. '이렇게 힘을 빼고 연기하면 되는구나'라는 걸 처음 느꼈던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캐스팅 비하인드도 흥미로웠다.

"감독님이 주말에 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아이유 뮤직비디오가 나오더래요. '3년 전 뮤비인데 저 배우는 지금 뭐할까?' 이런 생각이 들었고 저를 수소문하셨데요. '고백부부' 오디션 제안을 받았는데 그때 전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첫 해외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여러 달 전에 계약한 거라 일정을 뺄 수 없었어요. 돌아와서도 그 오디션을 본 못 것에 대해 한참 속상해했어요. 그러던 찰나에 또 연락이 왔어요. '이건 운명이다'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제게 한번 더 기회를 주셨으니까요. 오디션까지 이틀 정도밖에 시간이 없었는데 대본을 달달 외워서 갔어요. 그때도 긴장은 했지만 감독님께서 예쁘게 봐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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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를 모았던 '검블유'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 드라마를 통해 장기용은 여성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박모건이라는 캐릭터가 원체 여성 저격 캐릭터니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 것 같아요. 나중에 강아지나 고양이를 꼭 키울 예정인데 이름을 모건이라고 짓고 싶어요. 그만큼 애정을 가진 캐릭터에요. 현실에는 그런 사람이 있을까 싶어요. 실제의 저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하는 스타일이에요. 감정 표현을 좀 부끄러워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웃음)"

데뷔 3년, 짧다면 짧은 수 있는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이뤄낸 시간들이다. 이 시간에 대해 자평해달라고 하자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연기자 데뷔 후 한 번도 안 쉬고 쭉 일을 해왔던 건 일하면서 내는 에너지가 훨씬 좋기 때문이었어요. 사실 매 작품 들어갈 때마다 두렵고 무섭지만 그 캐릭터를 만날 때 제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설렘이 더 좋아요. 앞으로도 그럴 거 같아요. 조급해하거나 급한 건 아녜요. 다만 캐릭터에 욕심을 내고 싶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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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목소리에 비해 발음이 조금 아쉽다는 지적을 하자 "맞아요. 톤도 좀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받기도 해서 보이스 트레이닝도 꾸준하게 받고 있어요. 발음도 개선해 나가야죠."라고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화에 관한 취향도 궁금했다. 의외로 멜로 영화들을 언급했다.

"예전에는 액션이나 스릴러 같은 잔인하고 센 영화들을 좋아했는데 '검블유'를 준비하면서 멜로 영화들을 많이 찾아봤어요. 이병헌, 수애 선배님이 나오셨던 '그해 여름'과 故 히스 레저의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를 좋아해요. 멜로 안에서도 슬픈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들이 좋아요. 또 청춘 멜로도 좋아하고요. 한편으로는 저만 할 수 있고 제 색깔이 확실히 들어가 있는 장르 영화도 욕심이 나요. '존 윅'이나 '분노의 질주' 같은 시리즈 액션 영화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나만의 브랜드가 확실히 생겨서 '이건 장기용이 하면 어울릴 것 같다'는 소리도 듣고 싶어요."

장기용은 차기작으로 이계벽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새콤달콤'을 검토하고 있다. '새로움이 주는 설렘'이 활동의 동력이라고 거듭 말했던 이 배우가 채워나갈 필모그래피가 기대된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