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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타짜3', 욕먹을 영화일까?…감독의 말 들어보니

최종편집 : 2019-09-30 09:12:11

조회 :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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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도대체 '타짜: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의 무엇이 관객을 화나게 했을까. 개봉 첫날인 9월 11일 일일 관객 23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시리즈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지만 이튿날 '나쁜 녀석들:더 무비'에 1위를 자리를 내주며 전세가 뒤집혔다.

"추석엔 타짜"라는 슬로건을 1,2편에 이어 이어가는 듯했지만 결과적으로 흥행 왕좌를 지키진 못했다.

동명 만화 원작을 현시대의 분위기에 맞춰 각색하고, 캐릭터의 매력을 살린 케이퍼 무비로 탈바꿈시켰다. 이러한 선택에 대한 관객들의 호불호는 갈렸다. 일부 관객은 조롱 섞인 악평까지 남기며 영화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타짜3'는 이렇게까지 욕먹을 영화일까. 영화를 연출한 권오광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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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뜯어말린 속편 연출, 수락한 이유는…"

권오광 감독은 중앙대학교 영화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대학원)를 졸업했다. 재학 시절 만든 단편 영화 '녹색물질'과 '질식'은 미쟝센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만든 창작 집단 '광화문 시네마'에서도 활동하며 '족구왕', '소공녀' 등의 제작에 기여했다.

장편 데뷔작은 '돌연변이'(2015)였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사회 풍자극이었다. 영화를 본 관객 수는 10만 명 남짓이지만 영화계에서는 신선한 시선을 갖춘 젊은 감독의 등장으로 주목받았다.

권오광 감독은 차기작으로 '타짜:원 아이드 잭'을 선택했다. 모두가 뜯어말린 선택이었다. 이제 막 자신의 영화 세계를 펼치기 시작한 젊은 감독이 선택하기에는 너무 많은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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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타짜' 시리즈에 대한 부담은 있었다. 그렇지만 그 제안을 피하거나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만들어보고 싶었고, 도전해보고 싶었다."

권오광 감독도 '타짜'의 팬이었다. 영상 세대인 그에게 '타짜' 시리즈는 만화보다는 영화로 각인돼있다. 그는 최동훈 감독의 '타짜1'가 스승이라고 말하며 "영화 공부를 할 때 '타짜'로 컷 분석을 했다. 상업영화의 교과서 같은 영화였다."고 부연했다.

'타짜3'을 준비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건 시나리오였다. 21세기에 맞는 타짜 이야기를 하자는 게 주된 목표였다. 동시대의 감성과 공감을 불어넣어야 지금의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도일출은 원작에서는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영화에서는 공시생이다. "금수저나 흙수저나 카드 7장 들고 치는 건 똑같은데... 카드가 더 공평한 거 아냐"라는 영화 속 일출의 대사는 내가 친구들과도 나눴던 이야기다. 그치만 영화에서는"그것뿐만은 아닌 것 같아"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매일 내 삶에서 의미를 찾는 게 진짜 타짜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 방향성이 정해지고 나니까 도박 영화로도 재밌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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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을 앞두고 원작자인 허영만 화백을 만나 양해를 구했다.

"허영만 선생님을 만났을 때 '주요 설명만 놓고 다 새로 쓸 겁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당연히 영화랑 만화랑은 다르니까 그래야지. 이건 다른 세대의 창작물이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대신 나도 지분이 있으니 영화 잘돼서 돈 벌게 해 줘'라고 말하며 웃으시더라."

권오광 감독은 도일출 역할로 박정민을 캐스팅했다. 배우의 연기에 대한 신뢰를 최우선으로 여긴 선택으로 보인다.

"오랜 팬이었다. 찾아보려고 한 게 아니라 독립영화를 오래 하다 보면 그의 영화를 안 볼 수가 없다. '저번 영화에선 이렇게 연기를 하더니 이번 영화에서는 이렇게 하네' 감탄하는 순간이 많았다. 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신뢰가 100% 있었다. '타짜3'라는 도전을 하는데 있어 이 정도의 신뢰가 없는 배우랑 하기는 어려웠다. 또 하나, 박정민이 가지고 있는 나쁘게 말하면 지질함, 좋게 얘기하면 서민적인 그런 특별한 매력이 있다. 내 주위에 있는 누군가가 타짜가 되는 이야기에 가장 부합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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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 모독? 세계관 계승과 오마주"

'타짜3'에 대한 일부 비판 중 "원작을 망쳤다"라는 평가는 가혹한 측면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권오광 감독은 그 어떤 관객보다 '타짜' 시리즈를 애정하고 그 재미를 잘 아는 감독이다.

"'타짜' 1편과 2편은 아마 백 번도 넘게 봤을 것이다. 타짜 퀴즈 대회가 열린다면 1등 할 자신도 있다. 시나리오를 쓸 때 잘 풀리지 않으면 1,2편을 틀어 놓고 봤다. 1편과 2편이 도박 장면을 이렇게 연출했으니 우리는 이렇게 풀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참고를 하되 어떤 부분은 다르게 가려고 하고.... 밸런스를 맞추면서도 나만의 개성과 포지션을 찾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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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과 3편의 연결고리는 짝귀다. '타짜:원 아이드 잭'은 짝귀의 아들 도일출의 성장 서사가 중심이다. 심지어 영화의 오프닝은 도일출의 아버지인 짝귀가 연다. 1,2편과 3편은 엄연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한 뿌리에서 시작된 이야기임을 영화는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다.

"시리즈의 연결성을 보여주면서 전작에 대한 오마주를 하고 싶었다. 전작들을 생각나게 하는 연출과 대사를 곳곳에 넣었다. 일례로 일출이 폐인이 돼 지방 다방에서 카드를 치는 장면이 있다. 마담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의 파란색 벽 무늬는 1편에서 짝귀의 장면에 나오는 그것과 흡사하다. '일출이 자기 아버지처럼 됐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또 까치의 '카드는 명절에 취미로만 할 거야'라는 대사는 2편에 대길이 미나에게 한 말과 같다. 까치가 대길이처럼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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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의 '타짜'와 강형철 감독의 '타짜:신의 손'을 생각한다면 '타짜:원 아이드 잭'의 카드 도박판은 생소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에서도 3편은 카드가 중심이다. 도박 영화 특유의 쪼는 맛이 적을 수밖에 없다.

"카드는 화투를 이용한 섰다나 고스톱처럼 스피디한 면이 좀 적다. 룰을 모르는 사람도 많아서 설명하려 들면 끝이 없겠더라. 카드를 멋있게 보여주려면 룰을 아는 사람이 많아야 하기에 일단 카드판을 직관적으로 짰다. 카드를 모르는 분도 누가 누구를 어떻게 속이고, 이기는지를 알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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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말미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타짜3'를 연출하겠나?"라는 질문에 권오광 감독은 주저 없이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4편을 연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로 어떤 감독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감독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 사람의 관객으로 봤을 때 다음 행보가 도저히 예측이 안 되는 감독들이 있다. '저 감독 다음에 어떤 영화를 만들까?', '이런 걸 만든다고? 뜻밖인데? 그래도 저 감독이 만드는 거면 기대돼'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 만들고 싶은 영화가 많지만 뭐가 됐던 도전적인 선택을 하고 싶다. 첫 번째, 두 번째 영화도 내겐 다 도전이었다."

권오광 감독은 이미 몇 개의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는 사회 풍자적인 성격인 띈 드라마다. 특유의 반골 기질이 드러나는 흥미로운 영화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