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韓 영화 100년'X'글로벌 재도약' 제24회 BIFF, 태풍 뚫고 개막(종합)

김지혜 기자 작성 2019.10.03 17:48 수정 2019.10.03 18:09 조회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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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SBS연예뉴스 | 해운대(부산)=김지혜 기자] 올해도 태풍으로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축제의 막을 올리는 날인 3일 오전 미탁(제18호 태풍)은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가 금일 오후 7시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간의 영화 축제에 돌입한다.

개막식은 충무로의 대표 미남배우 정우성과 '극한직업'으로 천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쥔 이하늬의 사회로 진행된다.

안성기

레드카펫에는 임권택 감독, 안성기, '극한직업' 류승룡, 진선규, 이동휘, 공명, '기생충' 조여정, 박명훈, '유열의 음악앨범' 정해인, '엑시트' 조정석, 임윤아, '강변호텔' 권해효, 문성근, 손현주, 조진웅, 엄정화, 권율, 배정남, 천우희, 유태오 등이 올랐다.

개막작은 '말도둑들, 시간의 길'로 카자흐스탄의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와 일본의 리사 타케바 감독이 공동 연출한 작품. 카자흐스탄 버전의 서부극으로 가족을 지극히 사랑하는 남자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말을 팔기 위해 장터를 갔다가 말도둑들에게 봉변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올해는 총 85개국, 303편의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세계 최초 상영인 월드 프리미어의 수는 97편, 단편 23편, 총 120편이다.

부산

동시대 거장 감독들의 신작 및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화제작을 상영하는 섹션인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커밍 홈 어게인'(감독 웨인 왕), '글로리아 먼디'(감독 로베르 게디기앙), '더 킹: 헨리 5세'(감독 데이빗 미쇼), '파비엔느에 관한 진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상에는 후보작 14편이 선정돼 경쟁을 벌인다. 뉴 커런츠상 심사위원장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로 유명한 영국 감독 마이크 피기스가 맡았다.

새롭게 신설된 거장 감독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아이콘' 부문에서는 세계 3대 영화제 화제작들을 대거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기생충'(감독 봉준호)을 비롯해 경쟁 부문에 진출한 '마티아스와 막심'(감독 자비에 돌란) '어떤 손님'(감독 켄 로치) '와스프 네트워크'(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 '잔 다르크'(감독 브루노 뒤몽) 등이 상영을 앞두고 있다.

전양준

전양준 집행위원장과 이용관 이사장은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 100주년의 의미를 강조하고 부산국제영화제의 글로벌 재도약을 예고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정상화를 내세웠는데, 전국의 영화인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안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는 연초부터 대대적인 인사 개편, 프로그래밍 재개편을 통해 글로벌한 영화제로서 재도약하는 시기로 삼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정권 교체와 함께 영화제 정상화를 외친지도 3년 째다. 전양준 집행위원장, 이용관 이사장 체제도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잠시 흔들렸던 영화제가 정상 괘도에 올랐는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올해 영화제의 의미가 남다른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은 해이기 때문이다.

부산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 역사 100년을 기념하는 특별전도 마련했다. '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한국영화100주년 특별전과 '아시아 여성감독 3인전'이 부산을 찾는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정한석 프로그래머는 "100년의 역사 속에서 명실공히 한국영화 정전으로 손꼽혀야 할 영화들을 새로 정리하고 선정하여 알리는 것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중대한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며 이번 특별전의 취지를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겨레신문과 CJ문화재단이 함께한 '한국영화 100년, 한국영화 100선' 선정에 참여한 선정 위원들 중 37인에게 의뢰하여 집계를 거친 뒤 역대 한국영화 10선 목록을 새로 선정했다.

김기영 감독 '하녀'(1960)를 비롯해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75),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 등 한국 영화 걸작 10편이 다시 관객을 찾는다. 해당 선정작들의 감독들과 국내외 저명한 영화인들이 특별 게스트로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된다.

부산

또 다른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응시하기와 기억하기:아시아 여성감독 3인전'도 주목할 만하다. 인도의 디파 메타(Deepa MEHTA), 말레이시아의 야스민 아흐메드(Yasmin AHMAD), 베트남의 트린 민하(TRINH T. Minh-ha)가 올해 특별전의 주인공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인도 여성과 계급,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디파 메타의 3부작- '불'(1996), '흙'(1998), '물'(2005), 인종과 종교의 문제를 청소년들의 성과 사랑의 서사로 풋풋하게 풀어낸 야스민 아흐메드의 '묵신'(2006)과 '탈렌타임'(2009), 식민주의와 여성, 역사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현재화해 온 트린 민하의 '재집합'(1983), '그녀의 이름은 베트남'(1989), '베트남 잊기'(2016) 총 8작품을 상영한다.

또한 탈식민주의 페미니스트 영화학자이자 감독인 트린 민하가 영화제를 방문하여 포럼 비프에서 10월 9일부터 열리는 남/동남아시아 섹션 기조연설을 담당한다.

본 포럼에서는 국내외 영화 학자들이 참여하여 특별전 관련된 학술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트린 민하 감독은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은 정일성 촬영감독이다. 1950년대 후반 데뷔 이후 김기영, 유현목, 김수용, 하길종, 이두용, 임권택 감독까지 한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수많은 감독들과 작업해온 거장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정일성 감독의 촬영 미학과 철학을 대변하는 7편의 대표작을 상영한다. '화녀'(1971) '사람의 아들'(1980) '최후의 증인'(1980) '만다라'(1981) '만추'(1981) '황진이'(1986) '본투킬'(1996) 등이다.

부산

아시아필름마켓은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 TV 드라마를 대상으로 하는 '아시아콘텐츠어워즈'를 신설, 영역을 영화·영상물에서 드라마까지 넓혔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해운대 야외행사장인 비프 빌리지를 만나볼 수 없게 됐다. 지난 2016년 태풍 콩레이와 지난해 태풍 차바의 피해로 비프 빌리지 야외무대가 무너지거나 유명무실해지자 운영의 안정화를 위해 야외무대를 영화의 전당으로 옮겨와 치르기로 결정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3일부터 12일까지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롯데시네마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동서대 소향씨어터 등 6개 극장 40여 개 스크린에서 초청작을 상영한다.

폐막작은 김희애 주연의 '윤희에게'로 모녀의 애틋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ebada@sbs.co.kr

<사진 =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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