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화)

영화 스크린 현장

"진정한 따거는?"…주윤발vs성룡, 홍콩 국민스타의 상반된 행보

김지혜 기자 작성 2019.10.11 09:56 수정 2019.10.11 10:43 조회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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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발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주윤발(64)과 성룡(65)은 홍콩 영화계의 양대 거목이다.

한 살 차이인 두 사람은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라 1980~90년대 홍콩 영화의 중흥기를 이끈 최고의 스타라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 속에서는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영화 밖에서는 친대중적인 모습을 어필해 성별과 세대를 불문한 인기를 누렸다. 자국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도 진출해 괄목할만한 활동을 펼쳤다.

주윤발과 성룡은 홍콩 시위를 둘러싼 상반된 행보로 이목을 끌고 있다. 주윤발은 최근 한 장의 사진으로 SNS를 뜨겁게 했다. 홍콩 정부가 복면금지법을 발표한 지난 4일 마스크를 쓰고 거리로 나온 모습이 포착됐다. 그의 행봉은 복면금지법에 대한 항의로 해석됐다. 이날 거리로 나온 인파 속에서 주윤발은 팬의 사진 촬영에도 응했다.

주윤발은 정치적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왔다. 지난 2014년 중국의 내정 간섭에 반대해 열린 홍콩의 '우산 혁명' 때에도 주윤발은 "홍콩 학생들의 용기에 감동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중국 정부는 "중국 본토 활동을 금지하겠다"며 주윤발의 중국 시장 진출을 막고자 했다. 그때 주윤발은 "괜찮다. 돈을 좀 덜 벌면 된다"면서 개의치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주윤발

또한 주윤발은 자신의 전 재산인 56억 홍콩달러(한화 약 8,500억 원)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의 사회적 역할과 선행 활동에 대한 솔선수범을 보이고 있다. 홍콩 시민들에게 '따거'(맏형)라 불릴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반면 성룡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성룡은 지난 6월 대만에서 "홍콩 시위를 모른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2014년 홍콩 우산혁명 당시에는 "강성대국(중국) 없이 번영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시위로 인해 홍콩의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2009년 국제 포럼에서는 "자유를 갖는 것은 좋지 않다. 자유를 갖는다면 혼란스러운 대만이나 홍콩처럼 될 것"이라고 주장해 대만·홍콩 사람들의 빈축을 샀으며, 2010년 8월 필리핀에서 납치 후 살해된 8명의 홍콩인들을 두고는 "(필리핀 사람들은) 걱정 마라. 우리는 미워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나의 정치적 사안에 대해 두 사람은 극과 극 견해와 행보를 보였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가치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두 스타를 향한 민심이 다르게 작용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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