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뮤직

데뷔 30주년 이승환, '무적 전설'은 계속된다(종합)

작성 2019.10.14 18:03 수정 2019.10.14 18:26 조회 408
기사 인쇄하기
이승환

[SBS연예뉴스 | 강수지 기자] 데뷔 30주년을 맞은 이승환의 음악은 여전히 질주 중이다. 그는 젊은 층을 겨냥한 신곡으로 전 세대에 손을 내밀고, 대규모의 공연 계획으로 무대에 대한 폭발적인 열정을 보여줬다.

이승환은 14일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정규 12집 'FALL TO FLY 後 (폴 투 플라이 후)' 발매 기념 음감회(음악감상회)를 개최했다.

본 일정 시작 전 이승환의 절친한 친구인 주진우 기자가 깜짝 등장해 "사회자는 아니지만 바람을 잡으러 왔다. 아닌 밤중에 주진우다"라면서 이승환을 지원 사격했다. MC로는 박혜진 전 MBC 아나운서가 나섰다.

이날 음감회는 약 2시간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신곡, 신곡 뮤직비디오 감상, 질의응답 등으로 진행됐다. 이승환은 "JTBC 손석희 사장님과 대화 나누는 것보다 기자회견이 더 힘들다.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며 "옅게나마 추억을 쌓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음감회의 문을 열었다.

이승환

새 앨범 타이틀곡 '나는 다 너야'는 익숙함에 속아 잃어버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소중한 감정을 그린 곡으로, 가을, 겨울 훈훈하게 즐길 수 있는 곡이다. 이승환이 직접 작사, 작곡했으며 황성제가 공동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뉴트로(New+Retro, Newtro) 경향을 띄며 70년대 모타운 사운드에서 착안했다. 리얼 사운드, 완벽한 사운드를 고집하는 이승환답게, 로즈, 월리쳐 등 빈티지 건반 악기들과 빈티지 기타 앰프 등만을 사용해 가요에서 듣기 힘든 음향을 만들어냈다. 쌓아가는 방식으로 녹음했으며, 여러 연주 가운데 가장 좋은 것 하나를 선택해 녹음을 진행했다.

이전 이승환이 내세운 타이틀곡과는 곡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이승환은 "그간 타이틀곡 선정에 헛발질을 했다"며 처음으로 20~40대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해 30~40대에게 1등을 차지한 곡으로 타이틀곡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20대분들은 저를 잘 모른다. 알려지는 게 필요하다. 그분들이 제 음악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이번 30주년을 통해 나이 든 가수임에도 트렌드를 놓지 않고 현재 진행형인 가수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선례가 돼서 모든 가수들의 생명력이 연장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이승환

1989년 1집 'B.C 603'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이승환은 지난 30년을 돌아보며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했던 30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스스로를 "철저하게 가요계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온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실제로 매니저, 제작자, PD, 기자 분들도 잘 모른다. 공연 위주로 활동해왔다. 아무도 하지 않은 단 한 가지, 아니 여러 가지를 한 30년이었다"고 설명했다.

30년 간 음악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경험으로는 1997년 '애원' 뮤직비디오 속 귀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을 때를 꼽았다. 그는 "그때는 어렸고 세상 풍파를 견디는 법에 대해 잘 몰랐다. 스스로 마모되지 않아서 뾰족해 있었고 굉장히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국내에서는) 제가 제작자로서 자신의 앨범을 제작한 최초의 가수였다. 매니지먼트까지 한건 제가 처음이었다"며 "어른들의 세계를 눈앞에서 맞닥뜨려야 했고, 당시 부조리함에 대한 저항과 반항심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음악인으로서의 소신,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바람도 표했다. 이승환은 "이방인으로 살고 있지만 내부 이야기를 밖에 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면서 조심스럽게 "세상이 많이 달라졌지만 음원 업계에 이상한 일들이 많다. 가수들이 공정하게 가져가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 저는 언제나 정직하게 음악을 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후배 음악인들에게 "음악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음악이 가진 힘이 굉장히 크다. 아마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거나 사로잡을 수 있는 무기가 아닐까"라면서 "어떠한 달변가도 3, 4분 안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일면식,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이어 "음악인은 세상의 아픔과 함께 해야 한다"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사는 사람인데 돈과 권력의 편에 서지 않고 사람의 편에 섰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승환

발라드부터 록까지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과 라이브 역량을 지닌 이승환은 해마다 다양한 브랜드 콘서트를 기획해 1000회가 넘는 공연을 개최, 창의적인 연출과 다채로운 퍼포먼스, 압도적인 가창력이 어우러진 무대로 '공연의 신'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뮤지션의 이름을 건 국내 최초 페스티벌이자 19년째 이어온 대규모 자선 콘서트 '19th 차카게살자-이승환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6월 '라스트 빠데이-괴물' 콘서트에서는 게스트 없이 93곡에 달하는 라이브 무대를 단독으로 소화하며 9시간 30분이라는 국내 최장 공연 시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는 11월부터는 데뷔 3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승환은 11월 30일, 12월 1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30주년 기념 콘서트 '무적전설'을 개최한다. 내년에는 국내 30개 도시, 해외 10개국 투어도 계획 중이다.

이승환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극한의 광경을 만들겠다"면서 "관객의 기대를 120% 뛰어넘는 공연을 만들겠다. 그것으로 보람을 삼으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10여 년 전 상의 탈의를 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계획 중"이라며 "55세이지만 노익장을 과시하겠다는 마음으로 운동과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승환의 열두 번째 정규 앨범 전곡 음원은 15일 낮 12시부터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드림팩토리 제공]

bijou_822@naver.com, joy822@partner.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