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세상에 이런일이' 고물을 쌓고 사는 어머니, "내게는 모두 보물"…2년 동안 무슨 일이?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19.10.31 22:03 수정 2019.11.01 17:14 조회 891
기사 인쇄하기
순간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고물을 쌓고 사는 어머니에게는 무슨 일이 있던 걸까?

31일 방송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고물을 쌓아놓고 사는 어머니에 대한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제보자는 "어머니가 고물을 쌓아놓고 있다고 해서 왔더니 정말 이렇게 돼있다"라고 말했다. 제보자의 어머니 집은 겉에서 보기에도 고물로 가득했다.

이에 주민들은 "방은 형편도 없었고 발을 디딜 틈도 없더라"라고 했다. 아들 또한 "들어갈 수 없게 한다. 늘 가라고 문전박대만 당했다. 저 혼자로는 어떻게 하지 못할 거 같아서 도움을 요청하려고 한다. 제발 저희 어머니를 좀 도와달라"라고 했다.

제작진은 어머니의 집에서 강아지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2년 전부터 강아지는 제대로 씻기지도 않고 돌보지도 않고 있다고. 잠시 후 돌아온 어머니가 보여준 강아지는 심한 악취는 물론 절룩이는 다리가 심각한 상태임을 감지하게 했다.

이어 어머니는 자신의 집을 공개했고, 공개된 그의 집은 말문이 막히는 상황이었다. 때가 잔뜩 끼어 제 역할을 잃은 식기와 제대로 문도 열 수 없는 냉장고, 그리고 몇 달이 묵어 썩어가는 음식들이 충격을 안겼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한껏 몸을 숙여 안으로 들어가면 방안 전체가 갖가지 고물로 쌓여있었다. 이에 어머니는 "내가 갖고 싶어서 모으게 됐다. 내가 보기에 예쁘다. 내 눈에는 보물이다"라며 고물을 보물 모으듯 했다. 그리고 한쪽에는 썩어가는 담금주들이 가득했다.

충격적인 상황에 쥐들도 함께 지내고 있는 흔적은 위생적으로 심각해 보였다. 뒤늦게 도착한 아들을 어머니의 집을 보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2년 만에 들어가 보는 어머니의 집에 아들은 "옛날에 이건 없었는데"라며 할 말을 잃어 안타까워했다. 사업 실패 후 자주 찾아뵙지 못한 어머니는 2년 동안 너무나 달라져있었던 것. 그리고 그는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어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착잡해했다.

어머니의 집에는 가스가 새어 나오는 부탄가스통, 휘발유 등 위험한 것들도 잔뜩 쌓여있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버리자는 아들의 말을 듣지 않고 다시 자신의 집 안에 고스란히 가져갔다.

이른 아침 어머니는 공중 화장실로 갔다. 집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어 공중화장실을 사용했던 것. 하지만 어머니는 불편하지도 않다며 동네 한 바퀴를 돌며 또 다른 고물을 주워 집으로 향했다. 어머니는 예쁜 것을 모으기 위해 쓰레기봉투를 뒤지고 아직 비어있는 자리들을 또 고물로 채운다고.

귀가 후 어머니는 반려견을 가장 먼저 챙겼다. 그리고 무엇하나 안전해 보이지 않는 주방에서 식사를 준비했다. 그리고 고물이 쌓인 위태로운 공간에서 하루 두 번 빈약하고 비위생적인 식사를 했다. 그리고 고물 성에서 웅크린 채 잠이 들었다.

23년 전 남편과 사별 후 홀로 40여 년을 가장 역할을 했던 어머니. 이에 아들은 "2년 만에 저렇게 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장사를 오래 하셨다. 40년 넘게 하셨는데 그때는 너무 깔끔하셨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주민들도 "노란 점퍼라고 유명했다. 하루도 화장을 하지 않은 모습을 못 봤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라고 했다. 이어 아들은 "어머니한테 택배를 보내드렸는데 우체국 직원이 어머니가 좀 이상하신 거 같다면서 했던 얘기를 또 하시고 그런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어머니의 이웃은 "긴 세월 본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눈물이 나올 정도다. 애틋해서 보는 게 힘들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제작진과의 대화에서도 상황에 맞지 않는 이야기만 했던 어머니. 이에 제작진은 더 이상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다. 제작진은 조금만 정리를 하면 친구들도 손주들도 다시 와서 볼 수 있지 않겠냐 라며 어머니를 설득했다.

그리고 다음날 어머니는 깨끗하게 단장을 하고 병원을 찾았다. 1시간에 걸쳐 진행된 치매 검사. 하지만 어머니는 가난한 것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이에 전문의는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일단 치매는 의심해야 한다. 현재 본인이 갖고 있던 강박증에 치매가 동반되면서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없어지면서 물건들을 모으는 그런 형태가 되었을 거 같다"라며 "좀 안정되시면 다시 한번 검사를 해서 정확한 검사를 해보시는 것이 좋다. 우선 치매는 있다 그렇게 보면 될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아들은 어머니의 치매 속도를 늦추는 약물 치료를 진행하도록 했다.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집안을 정리할 계획도 세웠다. 동네 분들과 자원봉사자 30여 명의 도움으로 어머니 집의 정리를 시작했다. 곳곳에 가려졌던 공간이 드러났다. 꼬박 하루가 걸려 5톤짜리 트럭 6대가 나가면서 모든 정리가 마무리되어갔다.

그리고 반려견 까미의 상태도 살펴보았다. 수의사는 "미용적으로 관리가 안 되어서 절뚝이게 된 거다. 질병도 없다. 미용을 하고 관리를 하면 괜찮아질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틀에 걸쳐 까미의 미용과 목욕시키기 성공, 까미는 그전과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2차 실내외 보수 작업을 거쳐 정리가 된 어머니 집이 공개. 어머니는 달라진 곳들을 하나씩 둘러보았다. 그리고 따뜻한 이부자리를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제작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 어머니는 긴 세월 함께 지낸 까미를 찾았다. 완전히 달라진 까미를 본 어머니는 "우리 까미 아니네? 맞나?"라며 바로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내 까미를 알아보고 꼭 끌어안았다.

어머니는 "예전 집보다 좋다"라며 달라진 집에서 꿀잠을 자는 모습이 공개되어 보는 이들을 안도하게 했다. 그리고 예전처럼 까미와 함께 산책도 하고 잊고 있던 일상을 하나씩 찾아갔다.

아들은 "제가 너무 소롤 했던 거 같다. 빨리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엄청 후회된다"라고 지난날을 반성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