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로딩이미지
로딩중

[시네마Y] '날씨의 아이' 흥행 부진이 시국 탓?…공감 못 산 하소연

최종편집 : 2019-11-05 12:48:27

조회 : 831

>
이미지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날씨의 아이'를 수입한 수입사와 배급사가 흥행 부진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한 가운데 그 내용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 캐슬은 배급사 워터홀컴퍼니, 마케팅과 홀리가든, 포디엄과 함께 4일 오후 '안타까운 시대 속 영화 '날씨의 아이'를 개봉하기까지.'라는 제목의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반일 정서 속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개봉하기까지의 어려움과 개봉 이후의 성적 부진에 대한 아쉬움이 담겨있었다.

'날씨의 아이'는 지난 10월 30일 개봉해 일주일 간 전국 33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터미네이터:다크 페이트'와 '82년생 김지영'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영화 시장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일주일간 거둔 성적 치고는 높은 수치다. 그러나 이 영화의 관계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미지

제작사와 배급사는 입장문을 통해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입장문에는 "첫 주말 약 33만 7천 관람객, 감독의 전작 '너의 이름은.' 대비 –70% 하락과 더불어 최종 스코어 371만, 그 반의 반도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다"며 "오로지 영화 자체에 대한 불만족, 완성도에 대한 이슈만으로 이 차가운 현실을 만난 것이라면 최소한의 위로가 되겠지만 과정을 돌이켜 보았을 때 그렇지 않았다."며 흥행 부진의 이유를 외부적 요인에서 찾는 듯했다.

이어 "일반 관객과 접점이 있는 곳들과 마케팅 협업을 타진했지만 대부분 거절당했고, 외면받았다"며 "이 시국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콘텐츠와 엮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감독이 이 작품에 녹인 메시지와 그의 세계관, 작품의 완성도는 언급될 기회조차 없었다. '날씨의 아이'는 마치 철없는 어린 시절, 잘못도 없이 외모로 놀림받고, 말투로 놀림받아 나조차도 피하고 싶었던 대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로 마케팅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에서 본 작품으로 일본에 가는 이익은 없다. 이미 '날씨의 아이'는 일본을 포함, 전 세계에서 막대한 흥행력을 기록, 국내에서의 실패가 일본에 주는 피해도 없다. 그저 수십억 비용을 투자한 국내의 영화사만이 지금의 상황을 손실로 접어두게 됐다. 저희는 실패로 끝나겠지만 다른 유사 작품들에는 이제 편견을 거둬달라"고 당부했다.

이미지

'날씨의 아이'는 2017년 '너의 이름은.'으로 국내 37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다. 도시에 온 가출 소년 '호다카'가 하늘을 맑게 하는 소녀 '히나'를 운명처럼 만나 펼쳐지는 아름답고도 신비스러운 비밀 이야기를 그렸다.

수입사는 제2의 흥행 열풍을 기대했을지 모르겠지만 결과는 전작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을 반일 감정으로 인한 관객의 외면이라고 분석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다수의 관객은 이 입장문에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물론 영화를 선택하는 예비 관객이 일본 영화라는 이유로 외면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 때문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감독의 전작이 성공했다고 해서 신작도 전작에 버금가는 흥행 성적을 거두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 편의 영화가 흥행하는 데는 많은 요인이 작용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성과 재미다.

'날씨의 아이'의 경우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도 작품성과 재미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특유의 영상미와 음악 활용에 대해서는 호평이 많았지만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에 대한 지적도 적잖았다.

'날씨의 아이'는 비수기 개봉, 감독에 대한 높은 기대감 덕분에 개봉 첫날 760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됐고, 2주 차에도 500여 개가 넘는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다. 시국 탓을 하기엔 나쁘지 않은 상영 여건이었다. 오히려 관계자들의 흥행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컸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이미지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국내 영화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경우 국내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한 일본의 젊은 거장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언어의 정원'도 전국 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사랑받았다.

'너의 이름은.'의 신드롬은 역대급이라 할 만큼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는 영화의 힘으로 팬층을 확장시킨 결과였다.

'날씨의 아이'가 그에 버금가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한 원인을 시국 탓으로 돌리고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 관객에게 섭섭함을 토로하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당초 수입사가 반일 시국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개봉을 결정한 만큼 그에 따른 결과도 겸허히 수용할 줄 아는 태도가 아쉽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게다가 이제 영화는 상영 2주 차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지난 4일에도 전국 2만 4천여 명의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했다. '날씨의 아이'의 흥행 레이스는 현재진행형이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