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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러블리 '허니'의 악녀 변신…배우 강경헌의 두 얼굴

최종편집 : 2019-11-21 17:21:56

조회 :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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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은 한때 톱스타였던 분들이 나오는 거잖아요? 전 한 번도 톱스타였던 적이 없는 사람인데... 제가 나가도 될까, 걱정스러운 마음이었죠."

배우 강경헌(44)은 '톱스타였던 적이 없다'라고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 말대로 그녀가 톱스타였던 적은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강경헌은 1996년 KBS 슈퍼탤런트로 데뷔한 이래 지난 23년 동안 스타이기보다는 '배우'였다. 어느 장르든 어떤 역할이든, 수십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묵묵히 그 자리를 안정감 있는 연기로 채웠다.

그런 성실함의 결과일까. 강경헌이 데뷔 23년의 세월 중 가장 밝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SBS 의 매력쟁이 '허니허니'로,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유인식)의 빌런 중 하나인 오상미 역으로 드라마와 예능에서 모두 핫하다. 이런 관심과 인기, 강경헌 스스로도 처음이라 얼떨떨하다.

"절 보고 뛰어오셔서 '방송 잘 보고 있다'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식당에 가면 반찬이라도 하나 더 챙겨주려고 하시고요. 놀랍고,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럽기도, 감사하기도 해요. 이런 격한 반응은 저도 처음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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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기억이 '행복'으로 남을 작품

강경헌이 와 함께 한 시간은 1년 9개월 가량이다. 지난해 3월에 캐스팅돼 올해 5월까지 촬영했고, 이제 방송이 오는 23일 끝난다. 드라마 치고는 꽤 긴 시간 동안 달려온 작품. 강경헌은 "모든 게 좋았다"고 한다. 워낙 팬이었던 유인식 감독-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부름을 받은 것부터, 이승기X배수지를 비롯해 이경영 백윤식 문성근 등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따뜻했던 촬영장 분위기에, 방송 이후 시청자 반응까지 좋으니 무엇 하나 부족할 게 없었다. 강경헌은 "'배가본드'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이 행복했다"라고 힘줘 말했다.

강경헌이 연기한 극 중 오상미는 거액의 돈을 얻기 위해 남편의 비행기 테러를 돕고, 급기야 그 남편까지 배신하는 욕망 덩어리다. 의 밝은 이미지 때문에 이런 악인을 연기하는 강경헌이 낯설게 보였을 수도 있다.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인지 몰랐다는 시청자 의견도 있었다. 그런 반응마저 강경헌은 감사해했다.

"의 강경헌과 '배가본드'의 오상미가 같은 사람인지 몰랐다는 사람이 많았어요. 제 주변에서도 두 존재를 굉장히 낯설게 여기는 분들도 있었고요. 이렇게까지 매치를 못 시킨다는 게, 의외라고 생각되면서도 좋았어요. 강경헌이란 저 자체의 모습과 역할의 이미지가 혼돈되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드라마에 집중했다는 의미니까요. 제가 정말 드라마 안의 인물로 보였다는 칭찬이기도 하니,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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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미는 비행기 사고로 남편을 잃은 안타까운 유가족 행세를 하다가, 나중에 악인의 본색을 드러내는 반전 있는 캐릭터였다. 극 초반 오상미가 비밀을 숨기고 행동할 때의 연기와 발각된 이후의 연기에 차이를 두기 위해, 강경헌은 나름 작전을 세워야만 했다.

" 속 많은 캐릭터들이 반전이 있고,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계속 의심하게 만들어야 했죠. 오상미는 첫 시놉시스 때부터 반전 있는 캐릭터였어요. 그러다 보니 철저한 계산과 준비가 필요했죠. 매 회, 매 장면마다, 어느 정도까지 오상미의 정체를 들켜도 될 지에 대해 감독님과 많이 상의하면서 연기했어요. 이미 나쁜 사람인 게 들통난 다음에는 오상미 본연에 집중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요."

오랜 기간 마음에 품은 작품이기에 기억에 남는 부분도 많다. 원래 친하게 지내던 배우인 문정희(제시카리 역)와 맹렬하게 치고 박던 신, 모로코 바닷가에서 다른 유가족 배우들과 오열했던 신, 장혁진(남편 김우기 역)과 머리채를 잡고 싸우던 신 등 많은 장면들이 뇌리를 스친다. 특히 컨테이너에 갇혀 협박을 받던 신은, 여름에 본 촬영을 하고 겨울에 추가 촬영을 해서 더위와 추위를 모두 감내해야 했던 촬영으로 강경헌 개인에게 더 강렬한 기억이다.

"는 처음부터 제가 너무 같이 하고 싶었던 팀이었고, 너무 훌륭한 배우들이 모였고, 촬영해가는 과정 하나하나, 현장 분위기가 정말 즐거웠어요. 촬영을 다 끝내놓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방송을 보니, 그것마저 재밌었고요. 1년 반 넘게 '배가본드'란 한 작품을 해 왔는데, 그 긴 시간 동안 정말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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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착한 , 그리고 사람들

전국 각지를 누비며 소중한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언니, 오빠, 동생들인 멤버들도 강경헌의 '배가본드'를 보고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에서 저는 그냥 '경헌이', '경헌 누나', '경헌 언니'잖아요? 그렇게 그냥 강경헌으로 대하다가 '배가본드'를 보니 제 모습이 낯설고 이상한가 봐요. 제가 배우인 건 알았지만, 이제야 배우로 보인다고 하는 분도 있고요.(웃음) 다들 '너무 좋다', '멋있다'라며 응원 많이 해주고 있어요."

지난해 봄, 에 강경헌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틀 동안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할 만큼 시청자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20여 년의 활동기간을 전복시킬 만큼의 화제성이었다. 예능에 좀 더 빨리 나갈걸, 하는 일말의 후회가 왔을 수도 있다. 이런 질문에 강경헌은 손사래를 쳤다.

"이라서 가능했던 출연이죠. 다른 출연자분들이 워낙에 편하게 대해주고, 제작진도 그 어떤 부담, 압박을 주는 게 전혀 없어요. 완전 리얼예능인데도, 정말 착한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막내 축이라 다들 예뻐해 주시고 잘해주셔서, 저도 편하게 더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어요. 다른 예능처럼 경쟁하고 웃기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하는 거였다면, 전 그 자리에 얼어서 아무것도 못 했을 거예요. '불타는 청춘'이기에 제가 계속 출연할 수 있는 거고, 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제가 사랑받을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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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강경헌은 '허니허니'라고 불린다. 그 만큼 그녀에게서는 나이에서 오는 세월의 그늘을 찾아볼 수 없다. 밝고 긍정적이고 그래서 사랑스럽다. 강경헌은 이런 자신이 "철이 안 들었다"면서도 "남을 미워하지 않으려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남들보다 젊어 보이는 이유는, 그만큼 철이 안 들어서 인 거 같아요. 또 속상한 일이 생기면 그걸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누구를 미워하거나 분노를 쌓아두려고 하지 않는 마음가짐도 영향을 받는 거 같아요. 누군가를 미워하면 확실히 몸에서 안 좋은 에너지가 나와요. 얼굴에 주름도 생기고요. 분노를 폭발시킨다고 해서 그게 없어지지는 않아요. 받은 만큼 돌려준다고 해서, 딱히 시원하지도 않고요. 물론 제가 부처도 아니고, 바로 '괜찮다' 할 수는 없죠. 상처는 받겠지만,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 무슨 이유가 있을까'를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연기할 때 배역을 이해하려고 열심히 분석하듯, 평상시에도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이해가 되고 나면, 그 후에는 마음이 풀리고 편해지고, 나아가 행복해져요. 남을 미워하면 자기만 힘들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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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연기.. 나이 듦에 대하여

강경헌은 출연진과 모이면 결혼에 대해 대화를 나눌 때가 많지만, 정작 못해본 사람들끼리의 수다라 "답이 안 나온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예쁘고 매력적인데 아직도 싱글인 그녀에게 "결혼을 안 한 건가, 못 한 건가?"라고 물었다.

"안 한 건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거 같지도 않더라고요. 결혼에 대해서는 계속 열린 마음이에요. 굳이 막 하려고 노력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막 멀리할 것도 아니고. 편안하게 생각하고 불안해하지 않으려고요. 혼자 살든, 결혼을 하든,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요. 남들은 '아직도 편안하면 안 돼!'라고 하지만요.(웃음)"

강경헌의 탤런트 데뷔는 1996년이지만, 연기에 대한 꿈은 훨씬 어렸을 때부터 시작됐다. 초등학생 때 극단 활동을 하며 연극 '부자유친' 무대에 올랐고, 그때부터 그녀의 꿈은 오로지 '배우' 한 길이었다.

"탤런트가 된 후에도 별 생각이 없었어요. '내 갈길 가는 것일 뿐'이라는, 어떻게 보면 자만심이었죠. 현실에 부딪치고 나이가 들어가며 생각이 달라졌어요. 내가 생각보다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었구나, 세상에는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 내가 이 길을 계속 가는 게 과연 맞는 건가, 그런 고민들을 했죠. 그러다 다시 힘을 얻어 일어나고, 또 고민에 빠졌다가 또다시 일어나고. 그런 과정의 연속이었던 거 같아요. 이제는 많이 내려놓았어요. 잘해야 한다, 인정받아야 한다, 그런 생각에서 자유로워졌어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거 하나만으로도 감사하고, 촬영장에 가는 거 자체가 좋아요. 전보다 나이를 더 먹으니, 연기에 대해 조금은 알아가는 거 같아요."

초등학생 때부터 연기를 했으니 강경헌의 실제 연기 경력은 30년을 훌쩍 넘긴다. 그럼에도 그의 배우로서 목표는 "체력이 되는 한, 불러주는 한, 끝까지 연기하는 것"이다. '스타'라는 수식어보다 '배우'라는 말이 그녀에게 더 잘 어울리는 이유다.

"남들한테 폐가 되지 않는 한, 계속 배우로 살고 싶어요. 훗날 새로운 세대들이 '그때 그런 배우가 있었지. 참 좋은 배우였어'라고 기억해 준다면, 그게 바로 제가 꿈을 이루는 순간이 될 겁니다."

[사진=이티엠 제공, '배가본드' 스틸컷,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