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9일(화)

영화 스크린 현장

영화인들 "'겨울왕국2' 스크린독과점…'영화법' 개정하라"[전문]

작성 2019.11.22 11:38 수정 2019.11.22 14:26 조회 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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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과점영대위 스크린독과점 연합뉴스

[SBS연예뉴스 | 강수지 기자]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가 '영화법' 개정을 촉구했다.

반독과점영대위는 22일 오전 서울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스크린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인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반독과점영대위는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을 지적하며 '영화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반독과점영대위는 "'겨울왕국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겨울왕국2'가 올해 기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상영 점유율(63.0%)과 좌석점유율 (70.0%)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11월 발족한 이래 영화 향유권·다양성 증진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수차례 개최했고 국회·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를 향해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 및 바람직한 정책 수립·시행을 촉구해온 반독과점영대위는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특정 영화의 배급사와 극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따라서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영화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을 개정하고, 실질적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은 "'블랙머니' 스코어가 올라가는 상황인데도 지난 21일 날짜로 갑자기 극장수가 줄었다"고 호소하며 "'블랙머니' 제작진이 여기에 나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비난하는 댓글이 엄청나게 올라온다고 했다. 우리가 잘못한 게 있느냐. 우리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시장의 공정성을 호소하자고 하는 건데. 그 역풍이 잘못됐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 "'겨울왕국2'는 좋은 영화다"라면서 "좋은 영화를 오래, 길게 보면 안 되는가. 한 번에 (많은 관객을) 잡고 넘어가야 하나. 다른 영화에 피해를 안 주면서 공정하게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다음은 반독과점영대위의 입장문 전문이다.

"영화법 개정, 규제와 지원 정책 병행하라"

지난 11월2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가 '어벤져스: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독과점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상영점유율(63%)과 좌석점유율(70%)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처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빚은 올해의 작품은 '엔드게임' '겨울왕국2' '캡틴 마블' '극한직업' '기생충' 등이 대표적입니다. '엔드게임'의 경우 무려 80.9%(좌석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스크린독과점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는 2017년 11월에 발족한 이래 서울영상미디어센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회 등에서 영화 향유권·다양성 증진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수차례 개최하며 국회·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를 향해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 및 바람직한 정책 수립·시행을 촉구해 왔습니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합니다. 특정 영화의 배급사와 극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겨울왕국2' 등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배급사와 극장은 의당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영화법 개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에 해당하는 CNC(국립영화센터)는 영화법과 협약에 의거 강력한 규제·지원 정책을 영화산업 제 분야에 걸쳐 병행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15~27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한 영화가 점유할 수 있는 최다 스크린은 4개이며 11~23개 스크린에서는 각기 다른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CNC의 규제·지원 정책에 기인합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일부 특정 영화들이 나머지 대부분의 영화들을 압사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시각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승자독식·약육강식이 당연한 것이라면, 우리들의 삶과 우리네 세상만사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진정 그런 것일까요. 시장이 건강한 기능을 상실해갈 때 국회와 정부는 마땅히 개입해야만 합니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프랑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합니다.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을 개정하고, 실질적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합니다.

[사진=연합뉴스]

bijou_822@naver.com, joy822@partn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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