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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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마흔파이브' 박영진의 뜻밖의 고백

강경윤 기자 작성 2019.11.26 15:38 수정 2019.11.26 15:53 조회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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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파이브'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그룹 마흔파이브는 나이와 KBS 개그맨 동기라는 공통점 외에는 외모부터 성격, 개그 스타일까지 모든 게 다른 남자 다섯이 뭉친 프로젝트 그룹이다. 김원효가 리더십 강한 스타일이라면 허경환은 남자답고 뚝심이 있고, 김지호는 보기와는 달리 섬세하고 귀여운 성격이다. 박성광이 위트 있고 붙임성이 좋은 게 장점이라면 박영진은 과묵하고 진중하다.

이들은 내년 마흔 살을 앞두고 지난 24일 첫 싱글 '두 번째 스무 살'을 발매했다. 무대에 선 박영진이 귀여운 안무를 추고 김지호가 앙증맞은 표정연기를 선보이고 김원효과 의외의 가창력을 뽐내는 모습이 어딘가 생경하긴 하지만, 이들이 왜 마흔파이브에 도전을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부르기 충분하다.

마흔파이브'

마흔파이브의 구심점 역할은 김원효가 톡톡히 하고 있다. 서글서글한 반면 리더의 자질이 강한 김원효는 아내 심진화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마흔파이브의 나머지 4명의 멤버들을 한데 모았다. 노래와 춤이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 없다는 박영진을 설득해 '다섯 번째 드래곤볼'처럼 팀에 합류시킨 뒤 이들은 마흔파이브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마흔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다섯 명이 모이면 두려움보다는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 것처럼 즐거워요. 어떤 농담을 해도 깔깔깔 다 받아주잖아요. 마흔에 대한 두려움을 기쁜 설렘으로 바꿔서 그런지 우울증이 올 틈이 없어요. 그게 우리가 모인 이유예요."(허경환)

"같이 있으면 재밌잖아요."라는 단순한 대답이야 말로, 이들이 세계적인 밴드 '마룬파이브'에서 영감을 얻어 마흔파이브라는 그룹을 결성한 이유다.

마흔파이브'

다섯명의 소속사도 제각각이고, 성격도 제각각인만큼 준비과정은 쉽지 않았다. 다섯 명 가운데 가장 진지하게 마흔파이브를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한 게 바로 김원효였다. 마흔파이브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큰 만큼, 준비 과정에서 속상함을 숨기지 못한 것도 김원효였다고 네 명은 입을 모았다.

"면전을 마주하고 다툴 수가 없으니까 단톡방이라는 문화를 통해서 김원효가 섭섭함을 내보인다. 한 번은 김원효가 단톡방에서 술 마시고 섭섭한 점을 쭉 적더니 '나가기'를 했다. 이 때문에 '김원효 술 먹고 장문 금지'라는 규칙이 생겼다."(허경환)

서로 다른 다섯 명이 모였지만 이들에게는 끈끈함이 있었다. 개그맨의 꿈을 가지고 20대를 보냈던 이들이 사업가로, 예능인으로 치열하게 30대를 불태웠던 터라 이들에게는 '우정'을 넘어서는 '전우애' 같은 뜨거운 유대감이 있었다.

박영진은 "누가 뭐래도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은 다섯 명의 시너지다. 다른 성격과 유머감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함께 모였을 때의 시너지가 굉장히 크다. 이번에 '해피투게더'에 허경환이 혼자 나가서 많이 당하고 왔더라. 다섯 명이 함께 나가서 복수를 해주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김원효 역시 "겉으로는 위태위태 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굉장히 건강하다."고 자랑했다.

뜨거운 열정 보다는 삶에 대한 책임감이 더 무거워지는 40대를 앞둔 이들 다섯명은 마흔파이브라는 도전을 함께 하면서 행복을 얻은 듯했다.

마흔파이브'

김지호는 "누군가는 '돈 벌려고 하냐', '남들을 따라하냐'고 하지만 우리는 함께 추억을 만들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행복한 마흔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박성광 역시 "신인가수로 돌아갔기 때문에 행사 페이가 안 맞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활동하는 게 즐겁다."고 연신 웃음을 지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가 진행되던 중 박영진은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동기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공개 코메디 무대를 고집했던 박영진에게 마흔파이브는 더 큰 용기가 필요했을 터. 박영진이 새로운 발걸음을 디딜 때 용기를 북돋아준 게 바로 네 명이었다.

"네 명에게 다 고맙다. 사실 공개 코미디만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시기였다. 여러 가지 환경에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마흔을 앞두고 불안감이 확 밀려오던 시기였는데, 이 친구들이 함께 하자고 해줘서 참 고마웠다. 춤과 노래는 내 팔자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피해왔다. 어찌 보면 개그맨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었지 않나. 네 명 모두에게 고맙다."

대한민국 진지 개그의 일인자이면서도, 박영진은 "행사 페이로 보면 내가 제일 마지막"이라며 셀프 디스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 박영진에게 네 명은 "그런 말 하지 말라."며 보듬었다. 다섯 명의 전우애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마흔파이브를 둘러싸고 "또 개그맨 가수냐"며 불편한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들은 누군가의 '아류'로 봐주는 것이 아닌, 마흔을 앞둔 개그맨들의 도전으로 봐주길 기대하고 있었다.

"30~40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는 게 우리의 목표다. 누군가 우리의 노래를 듣고 '나도 뭐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우리로서는 행복할 것 같다. 해외 공연도 해보고 싶고, 함께 예능프로그램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김원효)

"우리가 팬클럽 이름도 지어놨다. 방탄소년단의 아미가 있다면 우리는 마미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의 단독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 그리고 유닛이든, 유튜브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싶다."(박영진)

마흔파이브'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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