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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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랩]"지역 특산물 살리기 위해"…백종원 매직, '맛남의광장'서도 통할까

강선애 기자 작성 2019.12.05 15:32 수정 2019.12.05 19:51 조회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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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남의 광장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맛남의 광장' 제작발표회장에 들어서자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보통의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장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 조명 아래에서는 백종원, 양세형, 김동준이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김희철은 만들어진 음식을 기자들에게 나르며 "한 번 드셔 보세요"라고 권했다.

백종원 김동준
김희철

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41타워 르비제 오르세홀에서 열린 SBS '맛남의 광장' 제작발표회에는 본격 행사에 앞서 요리 시연회가 진행됐다. 실제 '맛남의 광장'을 통해 팔린 강원도 감자를 활용한 감자치즈볼, 장수 사과로 만든 사과즙이 취재진에게 제공됐다. 이는 백종원의 주도하에 진행된 깜짝 이벤트였다. 보통 제작발표회에선 사진 촬영과 간단한 인터뷰만 진행되지만, 백종원은 "우리가 좀 더 일찍 나가서, 이른 아침에 식사도 못하고 올 사람들을 위해 요리하자"라고 제안해 모두를 움직였다. 남을 배려하고, 특히 타인의 끼니 챙기기를 좋아하는 백종원의 성품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었다.

▲ 백종원의 선한 영향력, 이번엔 '지역 특산물' 부흥 프로젝트로

골목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전국을 누볐던 '골목식당' 백종원이 이번엔 지역 특산물의 부흥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맛남의 광장'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개발해 휴게소, 공항, 철도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만남의 장소에서 판매하는 과정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음식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지역 특산물의 소비 촉진과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종원은 "옛날에는 풍년이 되면 좋아했지만, 요즘에는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해 농가가 어렵다. 도울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지역 특산물을 다르게 먹는 방법을 알려드리면 좋겠다는 취지로 '맛남의 광장'을 시작하게 됐다"며 "방송을 떠나 사회공헌에 동참한다는 것이 뜻깊고 고맙다"라고 말했다.

백종원

'맛남의 광장'은 '백종원의 3대천왕'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백종원과 이관원 PD가 '푸드트럭', '골목식당'에 이어, 또다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총 12부작으로 방송되는 '맛남의 광장'이 지역 특산물 활성화에 선한 영향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관원 PD는 "백 대표님과 프로그램을 여러 개 했는데, 공익성을 따로 염두에 두고 만들기보단, 그저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도 좋게 봐주시는 거 같다"며 "'맛남의 광장'은 방송사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지자체, 농어민, 유통을 맡은 기업까지 다 같이 좋은 취지로 함께 해야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전국을 돌면서 선한 영향력을 곳곳에 뻗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저희 프로그램으로 붐이 일어날 정도로 농산물이 많이 팔리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백종원과 양세형 김희철 김동준, '농벤져스' 탄생

'맛남의 광장'에선 백종원을 필두로, 수제자 양세형, 위생 책임자 김희철, 열정 막내 김동준까지 네 남자가 모여 '농벤져스'를 결성했다. 이들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만들고 이를 손님에게 판매하는 모습, 그 과정에서 보여줄 브로맨스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양세형

양세형은 "백 선생님과는 예전 요리하는 프로그램으로 연이 되어 '맛남의 광장'도 함께 하게 됐다"며 "이 프로그램의 녹화가 끝나고 집에 돌아갈 때 내 직업이 개그맨이 맞나 하는 정체성 혼란이 온다"며 녹록지 않은 음식장사의 어려움을 전했다. 하지만 "요리를 배우러 왔지만, 요리보다도 지역 농산물이나 그런 거에 깨닫고 얻고 가는 게 많다. 좋은 프로그램을 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런 양세형에 대해 백종원은 "세형이는 음식면에서 믿음이 가는 든든한 응원군이다. 충분히 필요한 사람이라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었다"며 '백종원 수제자'로 양세형을 인정했다.

김희철

'미운 우리 새끼'에서 '흰철'이라 불리며 깔끔한 성격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희철은 "주변에서 너무 유난 떠는 거 아니냐고 질타 아닌 질타를 받았는데, '맛남의 광장' 찍으며 백종원 형님께 깔끔하다고 칭찬받는다. 여기선 마음껏 청소를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손님들이 안전하게 믿고 드실 수 있도록, 제 청결을 믿을 수 있다는 거 하나로 얻은 게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희철은 '맛남의 광장'이 "지금껏 찍은 예능 중에서 가장 힘들다"며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게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밝혔다. 그래도 김희철은 "오래 하고 싶다. 힘들지만, 내가 뭔가를 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힘든 만큼이나, 복인 거 같다"며 '맛남의 광장'이 주는 보람을 되짚었다.

백종원은 이런 김희철을 보며 첫날 장사 직전까지 "저걸 어디다 써아햐지" 싶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하지만 "진짜 반전이 청소였다. 청소는 장사할 때 정말 필요한 거다. 김희철은 어마어마하다"며 김희철의 청소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 김희철의 타고난 손님 접객 능력도 칭찬했다. 백종원은 "제가 장사를 한 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권할 정도다. 음식 솜씨는 없지만, 손님과 수다도 잘 떨고 너무 깔끔하다"며 "제가 '골목식당'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여기서 풀 정도다. 김희철을 '골목식당'에 데려가고 싶다"라고 극찬했다.

김동준

막내 김동준은 "감독님과 사전 미팅을 했을 때, '제가 많이 안 웃기다'라고 했더니, '일은 열심히 할 수 있지 않냐'라고 하더라. 일만 열심히 해주면 우리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니 함께 하자고 해서 하게 됐다"며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에 '맛남의 광장' 합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합류한 '맛남의 광장'에 대해 김동준은 "촬영하면서 느낀 건, 우리를 통해 우리 농수산업 축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고, 여러 요리법으로 다 같이 행복해질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좋다"라고 의젓한 생각을 전했다.

이런 김동준에 대해 백종원은 "동준이는 (잘생긴) 얼굴로 다할 거 같아서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의외의 모습이 우리 홍보 담당이었다. 말을 진짜 잘한다. 현장에서 장사를 하다 보면 준비가 늦어지거나 대기를 오래 해야 해서 손님이 화를 낼 수도 있는데, 잘생긴 동준이가 가서 말을 너무 잘해준다. 또 지역 특산물의 의의를 얘기해야 하는데, 장사에 집중하다 보면 까먹는데 그걸 그때그때 얘기해주는 역할을 한다. 스스로 특산물의 효능에 대해 공부도 해온다. 처음에는 약간 걱정했는데, 너무 완벽하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맛남의 광장

▲ 휴게소 이벤트로 끝나지 않아..우리 식탁까지 이어지는 지역 특산물

'맛남의 광장'은 지난 추석 파일럿 방송 당시, 영동 특산물을 활용한 레시피를 공개하며 화제성과 공익성을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다. 이번 출연진은 이미 강원도 강릉 옥계휴게소, 전북 장수군 덕유산휴게소, 경북 영천휴게소에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 성황리에 장사를 마쳤다.

문제는 이렇게 방송을 통해 지역 특산물의 활용법을 알려주고 새로운 신메뉴를 선보인다고 해도, 이를 휴게소 넘어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따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강릉의 양미리를 사러 직접 강릉까지 갈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맛남의 광장'과 '이마트'라는 대형유통 업체를 이끌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의 연결이었다. '맛남의 광장'에서 선보인 지역 특산물은 방송과 함께 근처 이마트에 유통되고, 소비자는 손쉽게 마트에서 해당 식재료를 구입해 방송에서 배운 음식을 따라 조리할 수 있다.

이관원 PD는 "파일럿 방송을 보고 (정 부회장이) 너무 좋은 취지라며 선뜻 발 벗고 나서 주셨다"며 "휴게소에서 음식을 판매한 이후,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농민분들한테 도움이 될까 고민하던 찰나에 유통을 담당하는 기업이 저희 프로그램을 도와주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백종원은 "이 식재료로 이렇게 해 먹으면 맛있다,라고 설명하고 시청자가 방송을 보고 농민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도, 그게 금방 지역 농산물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양미리는 11월에서 1월까지 짧게 나오는데, 방송을 본 뒤에 그걸 사고자 강원도까지 갈 수는 없지 않나"라면서 그 해결책으로 "큰 유통업체가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면 좋겠다 싶어, 정 부회장님과 즉흥적으로 전화연결을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백종원은 "(취지를 들은 정 부회장이) 흔쾌히 돕겠다고 하더라. 녹화 이후에 제가 직접 만나 다시 설명을 드렸다. 그 물건을 마트에서 유통해주고 프로그램 제작지원을 해주겠다고 하셨다"라고 정 부회장으로부터 프로그램 제작지원을 약속받은 과정을 덧붙였다.

'맛남의 광장'은 바로 오늘, 5일 밤 10시 첫 방송을 시작해 매주 목요일 방송된다.

[사진=백승철 기자]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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