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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나를 찾아줘' 이영애, 유독 반가운 얼굴

작성 2019.12.06 17:21 수정 2019.12.06 18:07 조회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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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SBS연예뉴스 | 강수지 기자] '산소 같은 여자', '우아함의 대명사' 등 화려한 수식어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 단순히 이미지로만은 불가능할 것이다. 배우라는 본업의 실력이 출중하기에 수식어가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 배우 이영애(48)가 14년 만의 영화 복귀작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로 깊은 울림을 선물했다.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SBS연예뉴스와 만난 이영애는 생글생글 밝은 얼굴이었다. "모처럼 오랜만에 하는 과정(인터뷰)이라서 재밌고, 감사하다"고 첫인사를 건넨 이영애는 "낯설기보다는 기대가 됐고, 재밌고, 힘들기보다는 즐겁고 좋았다"고 작품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같은 달 27일 개봉한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분)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내용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이번 작품에서 이영애는 정연 캐릭터로 분해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복합적인 심정을 깊이 있게 표현해냈다.

"캐릭터가 밀도가 있어 매력이 있었죠. 대본의 전체적인 주제나 구성도 잘 짜여있었기 때문에 한 편의 좋은 희곡 시나리오를 읽은 것 같았어요. 쉬지 않고 읽게 되더라고요. 등장인물들의 역할이 참 중요하겠구나 생각했고요. 여러 가지로 마음에 들어서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여럿이 있지만 첫 번째로 '따뜻함'을 꼽고 싶어요. 저는 시나리오를 대할 때 아직까지 '첫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첫 느낌이 잘 맞는 경우가 있어요. '대장금'도 그랬고요(웃음). 감을 믿는 편이에요. 영화가 따뜻하고 (사회) 부조리를 잘 전달하는 작품이지 않나 싶어요."

이영애

상업영화로써는 지난 2005년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 이후 14년 만의 작품이다. 이영애의 오랜만의 복귀 소식에 팬들의 "반갑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개설한 그는 친근한 사진을 잇따라 게재하며 팬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자녀들과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이후에는 그의 면면이 연일 화제에 올랐다.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재밌게, 즐겁게, 무엇을 특별히 가린다거나 하지 않고 했죠. 소통의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그 전에는 계획적으로 신비주의 콘셉트를 한 것이 아니에요(웃음). 광고 등에서 주는 이미지가 여러 타이틀을 줬던 것 같아요. 결혼 후에는 여유가 더 생겼고, '재밌고 자연스럽게 살자. 인생 뭐 있어'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이번 신작에서의 활약이다. 아들을 잃은 엄마의 참담한 심정, 극이 진행될수록 처절하고 참혹해지는 상황을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정연 캐릭터에 '모성애'로 접근하기보다는 '인간애'로 접근하고 싶다는 이영애다. 그는 "보편적인 사람들이 갖는 사람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확대시켜서 생각하고 싶다. 보시는 분들도 그렇게 보셨으면 좋겠다. 엄마만의 감성이 아니라 더 넓게 품어 안을 수 있는 거시적인 사랑으로 접근했다"고 소회를 표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죠. 연기에 절제가 필요했어요. 작품 속 상황이라면 매 순간 미쳐있어야 했고, 밥도 안 먹고, 사람이 아니어야 했죠. 어떻게 하면 고스란히 그 느낌을 관객들이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고요. 사실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면서 바닷물을 먹는 장면도 있었는데 삭제가 됐어요.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극한의 연기 몇 장면 중 하나였죠. 그런데 고통스럽게 연기했다고 해서 관객들에게 (캐릭터의 심정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제가 가진 감정을 덜어내는 작업이 많이 필요했어요."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죠. 촬영 당시 다섯, 여섯 가지 연기를 준비해 갔어요. 표정에 따라서 보는 분들에게 줄 수 있는 엔딩의 여운이 다르니까요. 정연의 현실은 언제나 각박하고 힘들고, 노력해도 잘 해결되지 않았죠. 실낱 같은 희망과 한줄기 빛을 보여주는 표정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영애

오랜만의 복귀에 "가정에 집중하다 보니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몰랐다"는 이영애는 "기회가 된다면 작품을 계속하고 싶다. 하지만 엄마, 아내 역할도 중요한 때이기에 조화롭게 해 나가는 것이 배우로서의 계획이다"고 밝혔다. 결혼 후 작품을 고르는 기준으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작품'에 무게를 두게 됐다는 그다. 반가운 이영애의 얼굴을 좋은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통해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아이들과 저녁에 기도를 해요. 첫 번째 기도제목이 '세계 평화'인데요. 좀 멀리간 듯 하지만 세계가 평화로워야 한반도가, 가정이 평화롭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를 낳고 나니 저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번 작품이 보기에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이 세상 곳곳에 고통스러운 것이 많잖아요. 사건 관련 전단지를 누군가가 한 번 더 보게 되기라도 한다면, 사회에 조금이라도 빛을 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었죠. 작품을 고를 때 아이들과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작품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됐습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굳피플]

bijou_822@naver.com, joy822@partn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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